알가르브에서의 마지막 이틀 밤은 Faro공항과 가까운 작은 마을에서 보내기로 했다. Fuzeta라는 작은 어촌마을에 숙소를 잡았는데 알가르브는 참 많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부의 해변 리조트, 서부의 황량한 절벽 바닷가, 내륙의 산골 마을들, 그리고 이런 작은 어촌까지…


푸제타에서는 별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았고 그냥 마을을 걸어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너무 작은 마을이라 별로 할게 없긴 했는데 마을에 염전이 있어서 구경을 갔다. 근처 갯벌에서 조개와 굴을 캐는 어부를 볼수도 있다. 미로같은 염전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걸어야했지만 소금 산 근처에서 야생의 플라밍고를 보는 행운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이 딱 한가지 있었는데 카타플라나(Cataplana)라는 요리를 먹어보는 것이었다. 카타플라나는 우리나라 해물찜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같은 이름의 둥근 솥에 해물과 채소를 넣고 쪄서 만든 요리이다. 포르투갈은 식문화가 많이 발달해 있지 않은듯 딱히 그렇다할 요리랄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카타플라나는 알가르브의 특산요리라고 하더라. 알가르브식 카타플라나를 시키면 새우, 조개, 생선과 함께 돼지고기와 소세지를 넣은 카타플라나가 나온다. 호박과 감자 등을 함께 넣고 만들기도 하지만 밥을 넣고 만들기도 한다고 ㅎㅎ 근처 마을 Ohlao라는 곳에까지 가서 매우 유명하다는 맛집에 가서 먹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짰고 양이 매우 많았다 (마치 4인분 같은 2인분이 나옴 ㅋㅋ).




무분별한 관광개발과 북부유럽인들 (독일, 네덜란드인, 영국인)에게 점령당한듯한 관광지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이번 여행에서 좋은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잘 알지 못했던 포르투갈에 대해 관심이 생긴 것도 큰 수확이다.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포르투갈 산 올리브유나 자주 접할 기회가 없었던 포르투갈 와인은 정말 맛좋았다. 다음번에 포르투갈에 또 오게 되면 알가르브에 다시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관광객이 너무 많이 가지 않는 포르투갈의 다른 지방 (특히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알렌테조 지방이나 두오로 지방)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 여행을 마쳤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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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가르브는 해변만 유명한줄 알았는데 하이킹 코스가 정말 많더라. 국가 차원에서 하이킹 코스를 개발해 트레일 마킹도 엄청 잘 되어있다. 구글에서 Algarve hiking trail이라고 치면 정말 많은 코스가 나오고 리뷰도 많아 실망스러운 와중에도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이킹이 잘 되어있다보니 해변에 한번도 발을 딛지 않고 리조트 근처에 가지 않더라도 열흘동안 알가르브에서 할게 나름 많았다. 우리는 몬쉬크에 숙소를 잡았다보니 주로 산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알가르브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베네길 동굴 해변에는 정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알가르브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킹 코스라는 Seven hanging valleys라는 트레일을 하루 가보기로 했다.



이 코스는 알가르브 남부의 아름다운 해안 절벽을 따라 걸어가는 코스로 왕복 12km정도인데 알가르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네곳이나 지나간다. 이곳 해변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명성 그대로 정말 아름답다. 이 코스의 이름이 일곱개의 떠있는 계곡인 이유는 시작점부터 끝까지 일곱번의 계곡을 지나가는데 이 계곡이 사실은 파도에 의해 부식되어 동굴처럼 되어 있는지라 사실은 아랫부분이 비어있다고 한다.


이곳의 하이킹은 정말 아름다웠고 알가르브의 자연경관에 대해 알기에 정말 좋은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끝지점까지 왔을 때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봤던 거긴 대체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사진에 나온 동굴 해변은 걸어서는 갈 수 없고 배를 타고 투어를 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ㅠㅡㅠ 아...징짜...배신감이 매우 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하이킹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여간 이렇게 나의 알가르브 여행은 말 그대로 산으로 간 여행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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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휴양지를 떠나 산속 몬쉬크(Monchique)에 와서 우리는 진정한 휴가를 맛볼 수 있었다. 나는 바닷가보다 산이 더 춥지 않을까 했는데 산속은 날씨도 너무 좋아서 10월 말인데도 기온이 30도정도였다. 알고보니 우리가 엄청 운이 좋았던 것으로 원래 알가르브의 1011월은 우기여서 비가 오고 기온은 15도 안팍인데 올 10월은 이상기온으로 여름 같다는 것이다.


몬쉬크의 숙소는 그야말로 산속에 있는 숙소였다. 우리는 매일 밤 벌레 소리를 들으며 별똥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갔던 Agroturismo (농장숙소)와 비슷하게 포르투갈의 시골에는 Turismo Rural이라는 것이 있더라. 시골 체험 비슷한 것이다. 몇달을 보내며 찾은 숙소에 비교했을 때 단 30분을 투자하여 찾은 이 숙소는 얼마나 좋았는지 ㅎㅎㅎ 그동안 정말 너무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숙소 수영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 매우 무더운 여름에 왔다면 아마 수영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 같다. 가을 저녁은 수영장에 들어가기엔 조금 추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된 것은 우리는 정말이지 바닷가 휴양지 체질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도 파파도 사람이 많은 것은 정말 질색이다.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유명하니 너도나도 다 가보고싶은것인데 가보면 사람이 너무 많아 그 감동이 반감되는... 그렇다고 유명하지 않은곳엘 가면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유명한 관광지에 가서 많은 사진을 건지고 오는 것보다 조용한 곳에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은 우리는 몬쉬크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서서히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알아가는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가르브는 멋진 바닷가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나 몬쉬크의 산속에는 등산로도 많았고 굉장히 특별한 곳이었다. 알가르브는 관광을 제외하면 유명한 것이 올리브, 와인, 그리고 코르크라고 한다. 나는 알가르브의 산속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코르크 나무를 봤다. 하이킹을 하던 산속 여기저기에 코르크 생산지가 있었는데 코르크 나무는 몇년을 주기로 나무 껍질을 수확하는 것이라 나무에 번호가 메겨져 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주인은 근처 마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의 레스토랑에 두번이나 갔다. 메뉴는 딱 한가지. 피리피리 치킨(piri-piri chicken)이라는 그릴 치킨이다. 알가르브는 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여러가지로 아프리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아프리카에서 피리피리라는 이름의 매운 고추소스가 들어와 그 소스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곳의 치킨은 작은 닭을 가슴쪽으로 갈라 평평하게 만든 뒤 그릴에서 굽는 것인데 매콤한 고추 소스를 발라 바삭하게 구워낸 닭은 정말 일품이다. 숙소 주인아저씨의 레스토랑이다보니 별 걱정 없이 그냥 아저씨가 주시는 대로 먹고 돈을 냈다. 우리 지금 관광지 와서 바가지 쓰는거 아니야? 하는 걱정 없이 믿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정말 너무 맛있는 닭고기여서 두번이나 가서 먹었는데 한번은 옆 테이블에 앉은 아주머니가 우리더러 여기 처음 와봤냐고 하더니 자기는 영국인인데 20년 전에 우연히 여기에 한번 와 본 뒤로 20년째 매년 이곳에 와서 피리피리 치킨을 먹는다고 하더라. ㅠㅡㅠ 또 먹고싶다 피리피리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이 나는 그런 잊을 수 없는 맛이니 20년째 와서 먹는다는 그 아주머니가 이해가 될 정도이다)


숙소 근처에는 Caldas de Monchique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이곳은 약수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바닷가 마을 카라파테이라는 물이 정말 맛이 없었는데 산골마을 몬쉬크는 물이 정말 맛좋았다. 실제로 포르투갈 전역 슈퍼마켓에 몬쉬크의 물을 팔고 있을 정도로 몬쉬크는 물이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칼다스 데 몬쉬크에서 유명한 것이 한가지 있는데 fountain of love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의 약수터에 가서 물을 마시면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ㅎㅎㅎ 그렇게 우리는 그곳에 가서 물을 마셨고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파파는 몬쉬크의 약수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불평을 덜하는 착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ㅋㅋㅋ


사랑의 분수대라는 이름이 붙은 전설의 약수터인데 막상 가보니 이렇게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꽤 유명한 곳이어서 사람들이 진짜로 물통을 들고 와서 물을 떠간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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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전통적으로 농사를 짓던 나라여서 가을 수확기간에는 학생들도 일주일간 집안의 수확을 도와주던 가을방학이 있다고 한다. 요즘은 그 가을방학이 그저 일주일간 놀러가는 기간으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지방마다 가을방학의 기간이 다르기는 하나 베르겐은 10월 두째주가 가을방학이다. 우리는 아이가 없기에 남들이 다들 놀러가는 이 가을방학 기간에는 일을 하지만 서머타임이 끝나는 주말을 기점으로 휴가를 가기로 했다. 서머타임이 끝나서 시간을 한시간 돌리고 나면 갑자기 엄청 어두워져서 네시만 되면 깜깜해지기에 그 전에 어딘가 가서 좀 쉬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원래는 주위 사람들이 하도 크로아티아 노래를 불러대서 크로아티아에 한번 가볼까 했었는데 아무래도 겨울을 준비해야하니 햇살이 좋은 곳으로 가는게 좋겠다 싶더라.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된 곳이 바로 포르투갈이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럽에서도 포르투갈은 조금 덜 알려진 곳인것 같아 좀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원래는 리스본에 가려고 했는데 파파가 워낙에 도시에 여행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어느날 보게 된 이 사진 한장에 완전 꽂히고 말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다니...그렇게 우리의 가을 휴가는 포르투갈의 남부지방 알가르브가 되었다.


Algarve에서 가장 유명한 Benagil 동굴 해변이라고 한다


어찌저찌하여 열흘간 알가르브에 가게 되었는데 여행 준비를 하다 알게 된 것이 사실 알가르브는 유럽인들에게 (특히 영국인들에게) 매우 유명한 휴양지이고 너무 영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진짜 모습이 많이 망가진 곳이라는게 아닌가 ㅠㅡㅠ 곳곳에 골프장과 아이리쉬 펍이 있다고들 하더라. ....대체 왜 ㅠㅡㅠ 왜 멀리까지 여행을 가서까지 집에서 하던것과 같은걸 하고 놀아야 하는건가. 태국이나 필리핀 같이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에 가면 한국어로 된 간판도 많고 한국 음식점 한국 노래방 같은것도 있다고들 하던데 한국사람들만 그런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알가르브의 남부는 지중해와 비슷하게 바다가 잔잔하고 모래가 고와서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여 수많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대서양쪽 서부 바다는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서세어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하더라. 그래서 고르고 고르다가 결정한 곳이 바로 알가르브 서부에 있는 작은 마을 카라파테이라 (Carapateira)라는 마을이다. 그곳으로 가기로 정한 이유중 하나는 숙소 때문이다. 아름다운 에코투어 숙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모든것을 환경생태 친화적으로 만들었다는 숙소는 너무 아름답고 멋져보였다.



직접 손으로 만든듯한 집 안의 모든 장식이 실제로도 이렇게 아름다웠다.


그렇게 잔뜩 기대를 하고 도착한 알가르브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정말 진정한 그곳의 모습이 많이 사라져있었고 골프장과 리조트가 곳곳에 있었다. 그런데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바로 숙소였다. 너무나 멋진 사진과는 달리 숙소는 큰 길 바로 옆에 있었고 차가 다들 엄청 빠르게 달리는 곳이어서 조용하게 쉴 수 없는 곳이었다. 이상과 현실은 이렇게 다르더라. 게다가 너무 멋질것 같았던 카라파테이라라는 마을은 작은 어업 마을이 아니었고 독일인들이 점령한 서핑타운이었다. 마을에 음식점이 몇군데 있었는데 서퍼들이 좋아할만한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별것 아닌 음식에 로컬 비건 푸드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놓고 비싼 값을 받는) 그런곳이라 더더욱 실망스러웠다. 카라파테이라는 나름 작은 마을이었는데 그럼 유명한 관광지인 라고쉬(Lagos)나 파로(Faro)같은 곳은 대체 어떨까 싶더라.








알가르브 남서부 바다의 모습은 이렇게 황량하고 멋진 절벽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관광객은 거의 대부분 남부 바닷가에 있기에 서부쪽은 한가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딱 이틀을 그곳에 있었는데 너무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내가 원하던 것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숙소 주인에게 예정보다 먼저 체크아웃을 하면 안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매우 기분나빠했지만 주인은 내가 인터넷에 나쁜 후기를 올릴것을 걱정했는지 그러라고 했다. 여행지에서 이상과 현실이 엄청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쉬러 온 곳이 이렇게 마음에 안들면 어쩌라는 건가...그래도 다른곳으로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오늘 밤 묵을 숙소를 다시 찾아야한다는 것이 참 말도 안되는게 아닌가. 지금 찾은 숙소는 몇달을 걸쳐 고심해 찾아낸 숙소인데도 이렇게 마음에 안드는데 말이다. ㅠㅡㅠ 바닷가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 마음에 안드니 그럼 산으로 한번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몬쉬크 (Monchique)라는 산속 마을에 있는 숙소였다. 그렇게 우리는 알가르브의 휴양지를 떠나 산으로 향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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