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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19 노르웨이 서부지방 특별 파티: 양머리 파티 (Smalahovefest) (2) by Dusty Boots

노르웨이는 산하나 건너, 피요르드하나 건너, 방언도 많이 다르고  지방 특색도 많이 다르다. 그렇다고 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노르웨이 사람들이고 노르웨이 문화인데 자기들은 엄청 다르다고 다들 발끈들 하더라. ㅎㅎㅎ

 

베르겐이 있는 서부지방은 오슬로가 있는 동부지방에 비해 특히나 문화가 독특하다고들 한다. 그중 특이한 음식문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스말라후베(Smalahove)라고 불리는 양머리 요리이다.

 

스말라후베는 양의 머리를 반으로 잘라 소금에 절여 훈제를   처마밑에 걸어 말린 것을 물에 하루이틀 불려 삶거나 그릴에 구운 요리이다.  특이한 음식은 평소때 아무때나 먹는 그런 음식은 아니다. 주로 늦가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주로 먹는 음식인데 특이한 것은 노르웨이 사람들은 연말에 최상의 음식을 먹지 않고 평소때 버릴만한 그런 부위의 고기를 크리스마스때 먹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그래왔던 것이 전통이 되어 지금은 풍요롭게 사는 그들이지만 가난하던 시절을 잊지 않고 현재의 부유함을 감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이런 모습들이 나온다. 


스말라후베는 노르웨이 사람들도 서부지방 사람들이 아니면 접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른지방에서도 양머리를 먹는  같기는 한데 서부지방처럼 말렸다가 불렸다가 삶았다가 구웠다가 하는 그런 복잡한 것은 안먹는 모양이다. 아니면 목소리  서부지방 사람들이 괜히 자기네들 것이라고 우기며 동부쪽에선 이런 진귀한 것은 안먹는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딘가에서 들은바에 의하면 베르겐 근교 Voss라는 곳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다른 서부지방 사람들 (특히나 베르겐 사람들) 말이 서부에서 다들 먹는 것인데 보스 사람들이 특히나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것이라고 하더라.  우스운 서부지방 사람들의 지방색이란... ㅎㅎㅎ 정말로 늦가을 베르겐 정육점엔 양머리가 빼곡히 천장에 매달려있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곤 한다. 그만큼 많이들 사간다는 뜻일거다.

 

나는 작년 동료들을 따라 베르겐 대학 지구물리학과에서 열리는 양머리 파티에 참석했다. 동료들이 초대해줘서 가게  것인데 이학과 사람들은 거의 30여년간 양머리 파티를 열고 있다고 한다.  전통이 학부생들이 주가되어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하며  학과에 다니는 학부생들, 대학원생들, 졸업생들, 교수님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한다고 한다. 작년 내가 참석했을 때엔 참가자가 거의 100명정도 되었는데 파티가 거의 네시간정도 계속되었다. 아니...내가 네시간만에 일이 있어 집에 가야 했기에 모르는데  이후 몇시간이나 계속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양머리 파티는 Smalahovefest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양머리를 먹는 파티가 특별한 파티가 되었는가 하면  양머리 요리를 먹는데는 정해진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양머리만을 먹는 것은 아니고 양머리과 함께 으깬 콜라비, 삶은감자, 소세지 같은 것이 반찬으로 나온다. 파티는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주로 여러가지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가사들이 양머리를 어떻게 먹는지를 설명해주고  이후에는 양머리를 함께 먹은 전우애를 찬양하는 그런 내용들이 있다. ㅋㅋㅋ 내가 갔던 파티에는 A4용지 다섯장정도 빼곡히 메운 노래가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양머리는 순서를 따라 먹지 않으면 맛이 없고 생김새가 매우 그로테스크하여 입맛이 떨어질수도 있기 때문에 파티를 열어 노래를 부르며 먹는 방법을 배우고  같이 먹는 것이라고 한다. 실재로 파티에 참석한 학생들 중에는 다른지방에서 와서 그런지 양머리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도  많더라.


  

어떤 사람 말에 의하면 순서대로 먹으면 엄청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엄청 맛있는 그런 음식은 아니고 그렇다고  그렇게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맛이 있기는 있으나 진짜 엄청 맛이 있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신기함과 분위기와 즐거움이 가미된 맛이라고 하는게 맞다. 아마도 어릴적부터 이걸 먹으며 자라왔다면 스말라후베를 먹는다는 것이 연말의 들뜬 분위기를 연상하게 하기 때문에 이게 엄청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매우 즐거운 파티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에 오느라 가지 못했는데 그런 나를 위해 동료들이 사진을 보내주었다.

 


내가 참석했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파파가 출장중이어서 함께 가지 못했는데 나는 매우 운좋게도 수년전 지구물리학과 학회장을 지냈다는 남자들  옆에 앉게 되어 스말라후베 개인교습을 받을  있었다.

 

스말라후베는 먼저 눈알을 먹고, 그다음 코와 귀를 먹고, 얼굴 껍질을 먹고, 뺨쪽 안에 있는 살을 먹고나면 남는 것은 . 마지막으로 혀를 먹는다. 그리고 중간중간 노르웨이산 독주인 아쿠아빗을 홀짝홀짝 들이켜주면 된다.  옆에 앉은 남자가 나한테  가르쳐주겠다며 자기를 따라하라더니 가장 먼저 포크를 눈에  찌르더니 눈알을 ~ 하고 뽑아내 (정말 만화같이 그런 소리가 나더라 ㅎㅎㅎ) 그걸 잘라 먹는게 아닌가 ㅋㅋㅋ 나는  남자가 나를 놀리려고 이러는건지 진짜 이게 먹는게 맞는건지 그가 눈알을  먹을때까지 지켜본  나도 눈알을 먹기 시작했다. 말로만 하니 완전 무슨 인디아나존스 영화의 한장면 같지만 실재로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 ㅎㅎㅎ



다 먹고나면 이런 모습이 된다.


사실 이중 한명은  부위를 먹을 때마다 이게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하는 바람에 대체 어디가 가장 맛있는 부위인지 객관적으로 알수가 없었으나 (아마도 양머리를 먹으며 계속 들이키는 아쿠아빗에 취해 나중엔  먹어도 가장 맛있는 부위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양머리 파티를 마치고 나면 남는 부위는 눈안에 있는 검은 눈동자부분과 뼈와 이빨밖에 없다. 내가 뇌도 먹는거냐고  흥분해서 물어봤더니 뇌는 원래 안먹는 부위라서 말리기 전에 버린다고 한다. ~ 아무리 그래도 뇌를 먹고 좀비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ㅋㅋㅋ

 

나는 용감한 한국사람 답게 모든 부위를  먹어치워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해삼, 먹게, 개불, 산낙지도 먹는 부산여자가 못먹는게 어디 있으랴 ㅎㅎㅎ 양머리따위...야심차게 먹어주었다. ㅋㅋㅋ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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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르웨이의 특별한 음식이네요, 양머리를 먹는 것은 처음봐요.
    마지막 사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_@
    맛이 어떤 고기랑 비슷하나요? 족발 같나요?

  2. ㅎㅎ
    고기 맛은 훈제된 어린 소고기같아요. 누린내는 거의 안나고요. 족발이랑은 조금 질감이 달라요. 쫄깃하기보단 오래 삶아 나오는거라 부드럽고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