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데이라는 사람들이 너무나 친절해 여행하기가 더더욱 좋았다. 왠지 관광객이 많으면 주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에 왠지모를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마데이라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나마 잘 살 수 있는 이유가 관광 수입 때문이라며 관광객들에게 친절하다고 한다.


파파의 말에 따르면 주민들이 가는 음식점/술집과 관광객이 가는 곳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주민들이 가는 곳에 관광객이 실수로 잘못 들어가면 괜한 텃세가 느껴지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마데이라에서 이런 술집에 들어가 술을 마시던 그집 단골들에게 술을 얻어마신적도 두번이나 있다. ㅎㅎㅎ 미모의 당신 부인 덕분이 아니겠냐고 내가 농담을 하긴 했는데 서스럼 없이 관광객들에게 친절한 마데이라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마데이라에 너무나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슈퍼마켓에서도 이런 경우를 여러번 겪었다.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그나라 말을 못하면 괜히 불친절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마데이라에서는 오히려 자기들이 영어를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들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기네 말을 못하는 것은 우리인데 왜 당신들이... 마데이라의 젊은이들은 왠지 독일이나 프랑스의 젊은이들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포르투갈의 TV는 영어 방송을 더빙 없이 자막으로 틀어 주기에 포르투갈의 젊은이들은 영어를 꽤 잘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불꽃놀이를 구경하다가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 남자의 말에 의하면 마데이라의 젊은이들은 연봉이나 일자리 조건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한다. 평균 월급이 600유로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관광객 때문에 집값이 많이 올라 푼샬에서 살기가 넉넉하지만은 않다고. 그래도 날씨 좋고 평화로운 마데이라에서의 삶은 나쁘지 않아 자신도 런던에서 일을 하다가 다시 마데이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런던에서 1년가량 살았는데 길가다가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삶이 풍요로운 인생인데 말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잠시나마 ‘우리도 여기 집이나 한채 살까’하는 생각을 했던 우리 자신을 반성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이렇게 순박한 여기 주민들의 삶이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 집주인 아저씨만 봐도 참 부러운 삶을 살고 계신게 아닌가 싶더라. 집주인 아저씨는 레몬농장과 양봉업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농장에 딸린 오두막집을 빌려주는 부업으로 아마 돈을 더 많이 버시는게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뭘 하던 항상 ‘오우~ 노 프라블럼’이라며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셨는데 왜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더 큰 연봉을 받으면서도 저렇게 매사에 여유롭고 너그러울 수 없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ㅠㅡㅠ 가난해도 이런 마음의 여유가 있는 마데이라 사람들이 OECD 행복지수가 높다는 노르웨이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대체 행복이란 무엇인가.


여담이지만 마데이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바로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다. 푼샬의 공항은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내리자마자 아는 형님의 얼굴이 있어 깜짝 놀랐다 ㅋㅋㅋ 이런 시골에서 저렇게 유명한 사람이 나오다니 ㅎㅎㅎ 만난 사람들마다 하는 말이 마데이라에서 호날두는 거의 ‘신’이라고 하더라. 마데이라에서 나고 자란것 말고도 그는 마데이라에 이런저런 기부도 많이 해서 인기가 매우 많다고 한다. 푼샬에는 심지어는 CR7 (그의 이름 이니셜과 등판번호를 따 그를 CR7이라고 부른다) 박물관도 있고 그 옆에는 CR7 호텔도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직도 마데이라에 사는데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 그의 어머니 생일이 있어 매년 고향을 찾아온다고 한다. 가끔 CR7호텔 발코니에서 어머니와 함께 불꽃놀이를 관람하는 호날두를 볼수도 있다고. ㅎㅎㅎ 아니...세상에...형님 만날뻔... 예전에는 왠지 비호감이었던 호날두였는데 마데이라에서 미담을 하도 많이 듣고보니 왠지 아는 사람이 된것 같아 TV에서 만나면 반갑다 ㅎㅎㅎ

분명 안티가 만든게 틀림 없는 형님의 흉상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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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2주 반동안 머물은 곳은 마데이라 북부지방의 작은 시골 사오 비셴트 (Sao Vicent) 이다. 마데이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관광지는 아무래도 마데이라의 수도인 푼샬이다. 푼샬은 공항도 있고 크루즈선이 왔다가 가는데다가 그나마 도시 모양이 나는 곳인지라 관광객이 많았고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시골에서 지내다가 마데이라를 떠나기 전 사흘정도만을 푼샬에 머물다가 가기로 했다.


마데이라에 도착한 첫날 새벽 여섯시도 안된 아침에 엄청나게 큰 대포소리와 불꽃놀이에 잠이 깼다. 이 시골 새벽에 대체 이게 뭔 일인가. 이게 새벽마다 계속되어 대체 뭔일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 갔을 때 안내원에게 물어봤더니 크리스마스 전 교회에서 예배를 보러 오라고 울리는 대포라더라 ㅎㅎㅎ 그런데 그 사람이 우리더러 마데이라의 신년맞이 불꽃놀이에 대해 들어봤냐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새해를 맞으며 보신각 종소리를 듣듯 유럽에서는 주로 새해 맞이 불꽃놀이를 하는데 마데이라의 불꽃놀이는 너무 유명해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다고 하더라. 불꽃놀이가 뭐 그리 대단한가 싶었는데 그는 우리더러 마데이라에 왔으면 이 불꽃놀이를 꼭 봐야한다며 불꽃놀이를 보려면 푼샬에 가야한다고 했다. 자기는 항상 가족들과 한 오후 다섯시쯤 푼샬에 가서 저녁도 먹고 산책도 하다가 언덕에 올라가 불꽃놀이를 보며 한해를 시작한다고 하며 우리더러 이때 마데이라에 있을거라면 꼭 푼샬에 가라고 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하며 인터넷에서 알아봤더니 정말로 놓칠 수 없는 광경이라며 꼭 가야한다고 하여 우리도 새해 전야를 푼샬에서 보내기로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이때 숙소를 푼샬로 할걸...참 계획성 없는 우리의 여행이었다 ㅎㅎ 이왕 갈거면 저녁도 좀 근사한데서 먹을까나 하고 봤더니 유명하다는 레스토랑은 다들 이미 예약이 마감되어있었고 ㅋㅋㅋ 불꽃놀이 하나 보겠다고 40분 넘게 차를 몰고 가서 사람 바글거리는데 껴서 밤을 보낸다는 생각만으로도 왠지 피곤해졌지만 그래도 한번 가보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봤더니 누군가는 바닷가가 가장 뷰가 좋다고 하고 누군가는 언덕위가 가장 좋다고 하고 불꽃놀이를 잘 볼 수 있는 장소를 놓고 설왕설래를 하고 있더라. 우리는 일찌감치 언덕위로 가서 높은 곳에 차를 주차하고 (이정도 멀리 주차를 하면 나중에 빠져나가기 좋겠지 하는 마음에) 시내를 구경했다. 별로 근사하지는 않았지만 맛은 좋았던 작은 레스토랑에서 저녁도 먹고 올드타운도 걸으며 맥주도 한잔 하고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다 밤이 다 되어 주차를 해놓은 언덕으로 돌아왔다. 돌아왔더니 우리가 떠날때와는 아주 딴판이 벌어져있었다. 주차는 23중으로 되어있었고 (결국 빠져나가는데는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ㅋㅋㅋ) 마을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여기저기 앉아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고 술을 마시며 즐기고 있는게 아닌가. 관광객들이 뷰가 좋은 비싼 호텔을 빌려 루프탑에서 불꽃놀이 구경을 하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페키지 저녁식사를 하는 것과 달리 마데이라의 주민들은 이렇게 언덕 위에서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여 자기가 가져온 음식과 술을 마시는거라고 한다. 우리는 마데이라 주민들 사이에 껴서 왠지 그곳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우리 옆자리에 있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에 낀 동양인 여자가 신기했는지 (마데이라에는 좀처럼 동양인 관광객을 보기 힘들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런저런 음식도 나누어주고 집에서 담근 술도 나눠주고 새해를 맞이하는 포르투갈의 전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다. 몇가지가 있었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으로는 건포도 12알을 손에 쥐고 있다가 불꽃놀이가 시작되면 ‘펠리즈 아노 노보! (Felix Ano Novo, Happy New Year)’라고 외치며 건포도 12알을 몽땅 입에 털어놓고 씹어 먹어야 한다는 것과 새해 아침에 일어나면 오른쪽 발로 바닥을 먼저 짚어야 한해 운수가 좋다는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새해 아침에는 항상 그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왼발로 바닥을 짚었는지 오른발로 짚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는 말도 함께 덧붙여. ㅎㅎㅎ


그러는 사이 멀리 보이는 전광판에는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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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18년 새해가 시작되며 그 유명하다는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여지껏 많은 불꽃놀이를 봤지만 마데이라의 불꽃놀이는 정말 멋졌다. 폭죽의 디자인이 멋지다기보다는 그 방대함이 아름다움의 포인트였다고나 할까. 말만 들었을 때는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마데이라의 불꽃놀이는 정말 큰 볼거리다. 폭죽이 도시 곳곳 거의 20군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 우리가 서있던 곳에서 10미터도 채 안되는 곳에서도 터졌고 해변에서도 세곳, 올드타운에서도, 반대편 언덕에서도...이 광경을 직접 보면 왜 마데이라의 불꽃놀이가 기네스북에 올랐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시내 어디에 있었어도 뷰가 좋았을 것이다. 이런 불꽃놀이가 12분이상 지속되었는데 우리 옆자리 사람들에 의하면 예전에 예산이 더 많았을 때에는 20분 넘게 지속된 적도 있고 해마다 불꽃놀이가 몇분 진행되는지가 큰 뉴스거리라고 하더라.


불꽃놀이가 끝나고 한참을 사람들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운전을 해 집에 오니 두시가 다 되어있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마데이라의 불꽃놀이는 너무나 유명해서 해마다 유튜브에 공식 영상이 올라온다고 하더라. 심지어는 포르투갈 본토에서도 마데이라의 불꽃놀이를 생중계한다고.



이렇게 또 한 해가 시작되고...글을 쓰는 지금은 벌써 올해가 반 넘게 다 간 7월 말이지만 그때의 기억을 끄집어 내니 또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때 우리는 함께 이렇게 멋진 새해를 맞았었구나...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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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는 해변이 없어 리조트 관광객이 거의 없다. 시끄럽고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우리에게 이것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카나리 군도와 마데이라는 관광 시즌이 조금 다른데 여름엔 마데이라가 카나리 군도보다 시원해서 관광객이 더 많고 겨울에는 카나리 군도가 마데이라보다 따뜻해서 관광객이 더 많다고 한다. 0도 안팍의 베르겐 겨울에 비하면 15-20도였던 마데이라의 겨울은 정말 따뜻했던데다 사람이 많이 없어 한적한 것이 정말 최고였다.


마데이라는 크기에 비해 비가 많이 오는 우림과 사막성 고산지역을 두루 가지고 있어 식생이 굉장히 다양하고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산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하이킹의 천국이었다. 하루에 2000미터 가까이를 올라가야하는 가파른 산길도 있는 반면 어린 아이들과 노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등산로도 정말 많았다. 작은 섬에서 3주동안 할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우리는 3주 내내 하루에 한곳씩 하이킹을 했는데도 하이킹 책에 나온 곳의 1/4도 다 가보지 못한것 같다. 마데이라에 도착해서 산 이 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데이라에서 매우 유명한 할거리중 하나는 바로 Levada라고 불리는 관개수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레바다는 16세기부터 만들어진 관개수로인데 비가 많이 오는 마데이라 섬 북부쪽의 물을 비가 많이 안오는 남부쪽으로 끌어다가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은 마데이라 섬 곳곳에 2000킬로미터가 넘는 레바다가 있다고 한다. 레바다는 수로여서 높은 곳에 있더라도 평지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하이킹 트레일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마데이라의 관광 명물이 되었다. 짧은 것은 2-3km인 곳도 있지만 긴 것은 30km가 넘는 곳도 있고 절벽을 따라가야 하는 곳, 폭포를 지나는 곳, 엄청 긴 동굴을 지나야 하는 곳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는 마데이라에 있는 내내 여러 레바다에 하이킹을 갔다. 별 준비 없이 마데이라에 온지라 손전등이나 헤드램프 같은 것을 가지고 오지 않아 동굴을 지나갈 때 조금 무서웠다. 한번은 더스티와 동굴을 걸어가다가 더스티가 자꾸만 딴짓을 하느라 물에 풍덩빠지고 말았다. ㅎㅎ 레바다는 얕은 곳은 깊이가 10cm정도인 곳도 있고 깊어도 1m가 채 되지 않기에 물에 빠져도 위험하지는 않다. 아마 더스티는 물 속에 뭐가 있나 보다가 빠진 모양이다. 내가 그리도 조심하라고 잔소리를 했건만...ㅎㅎㅎ 무섭기도 했지만 너무 웃겼는데 파파는 앞서 가다가 신경질적으로 ‘더스티!’라고 소리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내가 물에 빠졌는줄 알았다고 하더라. ㅋㅋㅋ 우리는 마데이라에 있는 내내 이 이야기를 하며 더스티를 놀려댔다. 우리 셋중 물을 제일 싫어하는건 더스티인데 당연히 빠지는 것도 더스티가 아니겠나. ㅎㅎ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걸맞게 정말 많은 꽃이 피어있었다. 등산로에 자연적으로 피어있는 극락조화 하며...마데이라가 원산지인 꽃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 꽃으로 (원래는 꽃이 아니고 꽃받침이지만) 잘 알려져있는 포인세티아이다. 대체 이런 꽃이 크리스마스 때 피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가 항상 궁금했는데 마데이라에서는 포인세티아가 엄청 큰 관목처럼 자라고 있었다.






한번은 농촌 마을을 가로질러 하이킹을 갔는데 마을의 개들이 자꾸만 더스티를 따라왔다. 집 잃어버릴까 몰라 계속 집에 가라고 쫓아냈는데도 계속 따라오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엔가 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아쉬운 눈으로 더스티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중에 보니 각자 개들이 자기 영역이 있더라. 쫄래쫄래 따라오다가도 그 영역의 끝에 도달하면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온동네 개들의 에스코트를 받은 더스티였다.



마데이라 섬의 중부지방은 가파르고 높은 산이 많아 마음 먹고 8시간짜리 하이킹을 한 날도 있고, 그냥 설렁설렁 한두시간을 걷다가 돌아온 날도 있다. 해변가를 따라 해안 절벽을 바라보는 하이킹도 정말 좋았다. 물론 하이킹이 끝난 뒤에는 작은 카페에 앉아 시원한 마데이라 맥주 Coral을 한잔 마시는 것도 잊지 않았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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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결혼한지는 3년정도가 되었지만 신혼여행을 이제야 다녀왔다. 결혼식은 조촐하게 베르겐에서 했는데 한국과 독일에서 가족들이 오시는 바람에 결혼식을 한 다음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고 그 뒤로는 너무 바빠서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게다가 결혼 한 뒤 한참 뒤에 신혼여행을 가게 되다보니 ‘신혼여행인데 평범한 여행은 안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여행을 찾다 보니 이제야 가게 된 것이다.


신혼여행지라는 것이 참 결정하기가 어렵더라. 어딘가 결정을 하고 나면 ‘아냐 거긴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또 다른 곳을 결정하고 나면 ‘아냐 거긴 요즘 정세가 안좋아서...’ 또 다른 후보지들은 ‘아냐 거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랑 갔던데라...’ 또 다른 곳들은 ‘거긴 너무 평범하니 그냥 휴가때 가도 되지 않나...’ 이러다 보니 정말 갈만한 곳이 없었다. 게다가 우리 부부는 둘 다 너무 구두쇠라 신혼여행인데도 돈을 너무 많이 써야 하는 곳에는 또 가기가 싫었던 것이다. ㅋㅋㅋ


원래 계획은 12월 말에 연말을 끼고 3주정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이왕 가는 김에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어 결정하게 된 곳이 바로 포르투갈령의 섬 마데이라(Madeira, 포르투갈어로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이다. 마데이라는 카나리 군도 북부에 있는 섬으로 사막 기후인 카나리 군도와 달리 비가 많이 와 섬의 대부분이 울창한 정글이어서 유럽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하와이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섬이라 삐죽삐죽하게 가파른 산이 숲으로 울창하게 덮여있는 모습이 하와이와 거의 비슷하더라. 1, 2월 겨울철에는 평균 10도정도 기온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던 12월 말에만 해도 아직 진정한 겨울이 아니었던지라 20-25도 정도 기온이라 정말 좋았다.










이번 여행은 신혼여행이었던지라 우리는 빈둥빈둥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데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사실 우리의 거의 모든 여행이 쉬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말이다. 신혼여행이었지만 3주는 좀 너무 긴 시간이라 더스티도 함께 오게 되었다. ㅎㅎㅎ 그래서 마데이라에서도 가장 한적하면서 관광객이 많이 없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정한 곳은 마데이라 섬 북부에 있는 사오 비졘트 (São Vicente)라는 작은 마을. 농장에 딸려있는 작은 오두막집을 빌렸는데 진짜 엄청나게 한적한 곳으로 찾아기가도 엄청 힘들었다. 정말로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는지 가격도 엄청 쌌다 (방 두개짜리 집을 하루에 30유로주고 빌림 ㅎㅎㅎ) 파파는 딱 자기가 원하던 그런 곳이라고 엄청 좋아했는데 엄청나게 조촐한 곳이어서 신혼여행까지 가서 이렇게 구두쇠짓을 하는 내자신이 싫었다 ㅠㅡㅠ 한번 가는 신혼여행인데 몇십만원 아껴서 뭐 할거라고 ㅋㅋㅋ


전형적인 농장 집을 빌렸다. 주인 아저씨는 농부로 양봉업과 레몬 농장을 하고 계시는데 아마도 에어비앤비로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농장을 빌려주는 사업으로 돈을 더 많이 벌으실 듯 하다


더스티는 하루의 대부분을 마당 앞 돌담에서 도마뱀을 사냥하며 보냈다 ㅎㅎ 한마리도 잡지는 못했지만 어찌나 바쁜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반대편 산에 하이킹을 갔다가 찍은 우리 집


이렇게 이국적인 마데이라의 숲속에서 우리는 3주간을 잠 많이 자고, 티비도 보고, 산책도 가고, 바베큐도 하고 (전통적인 포르투갈식 농가는 집안에 그릴이 있더라), 하이킹도 가며 보냈다. 비록 다른사람들처럼 멋들어지게 해변에 누워 작은 우산이 달린 칵테일을 마시며 보낸 그런 신혼여행은 아니었더라도 마데이라는 특별한 기억을 남기기에 매우 좋은 곳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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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냐 거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랑 갔던데라..." 여기서 빵 터졌어요 ㅎㅎ
    산 속 작은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 더스티가 정말 신나 보이는걸요!


    • ㅎㅎㅎ 저는 한번은 지인앞에서 예전에 남편이랑 같이 갔던 어디어디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제 남편이 거긴 나랑 같이간데가 아닌거 같은데 라고 해서 생각해봤더니 딴남자랑 갔던데라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나네요

알가르브에서의 마지막 이틀 밤은 Faro공항과 가까운 작은 마을에서 보내기로 했다. Fuzeta라는 작은 어촌마을에 숙소를 잡았는데 알가르브는 참 많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부의 해변 리조트, 서부의 황량한 절벽 바닷가, 내륙의 산골 마을들, 그리고 이런 작은 어촌까지…


푸제타에서는 별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았고 그냥 마을을 걸어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너무 작은 마을이라 별로 할게 없긴 했는데 마을에 염전이 있어서 구경을 갔다. 근처 갯벌에서 조개와 굴을 캐는 어부를 볼수도 있다. 미로같은 염전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걸어야했지만 소금 산 근처에서 야생의 플라밍고를 보는 행운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이 딱 한가지 있었는데 카타플라나(Cataplana)라는 요리를 먹어보는 것이었다. 카타플라나는 우리나라 해물찜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같은 이름의 둥근 솥에 해물과 채소를 넣고 쪄서 만든 요리이다. 포르투갈은 식문화가 많이 발달해 있지 않은듯 딱히 그렇다할 요리랄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카타플라나는 알가르브의 특산요리라고 하더라. 알가르브식 카타플라나를 시키면 새우, 조개, 생선과 함께 돼지고기와 소세지를 넣은 카타플라나가 나온다. 호박과 감자 등을 함께 넣고 만들기도 하지만 밥을 넣고 만들기도 한다고 ㅎㅎ 근처 마을 Ohlao라는 곳에까지 가서 매우 유명하다는 맛집에 가서 먹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짰고 양이 매우 많았다 (마치 4인분 같은 2인분이 나옴 ㅋㅋ).




무분별한 관광개발과 북부유럽인들 (독일, 네덜란드인, 영국인)에게 점령당한듯한 관광지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그렇다고 이번 여행에서 좋은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잘 알지 못했던 포르투갈에 대해 관심이 생긴 것도 큰 수확이다. 한번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포르투갈 산 올리브유나 자주 접할 기회가 없었던 포르투갈 와인은 정말 맛좋았다. 다음번에 포르투갈에 또 오게 되면 알가르브에 다시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관광객이 너무 많이 가지 않는 포르투갈의 다른 지방 (특히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알렌테조 지방이나 두오로 지방)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 여행을 마쳤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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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가르브는 해변만 유명한줄 알았는데 하이킹 코스가 정말 많더라. 국가 차원에서 하이킹 코스를 개발해 트레일 마킹도 엄청 잘 되어있다. 구글에서 Algarve hiking trail이라고 치면 정말 많은 코스가 나오고 리뷰도 많아 실망스러운 와중에도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이킹이 잘 되어있다보니 해변에 한번도 발을 딛지 않고 리조트 근처에 가지 않더라도 열흘동안 알가르브에서 할게 나름 많았다. 우리는 몬쉬크에 숙소를 잡았다보니 주로 산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알가르브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베네길 동굴 해변에는 정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알가르브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킹 코스라는 Seven hanging valleys라는 트레일을 하루 가보기로 했다.



이 코스는 알가르브 남부의 아름다운 해안 절벽을 따라 걸어가는 코스로 왕복 12km정도인데 알가르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네곳이나 지나간다. 이곳 해변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명성 그대로 정말 아름답다. 이 코스의 이름이 일곱개의 떠있는 계곡인 이유는 시작점부터 끝까지 일곱번의 계곡을 지나가는데 이 계곡이 사실은 파도에 의해 부식되어 동굴처럼 되어 있는지라 사실은 아랫부분이 비어있다고 한다.


이곳의 하이킹은 정말 아름다웠고 알가르브의 자연경관에 대해 알기에 정말 좋은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끝지점까지 왔을 때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봤던 거긴 대체 어디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사진에 나온 동굴 해변은 걸어서는 갈 수 없고 배를 타고 투어를 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ㅠㅡㅠ 아...징짜...배신감이 매우 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하이킹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여간 이렇게 나의 알가르브 여행은 말 그대로 산으로 간 여행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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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휴양지를 떠나 산속 몬쉬크(Monchique)에 와서 우리는 진정한 휴가를 맛볼 수 있었다. 나는 바닷가보다 산이 더 춥지 않을까 했는데 산속은 날씨도 너무 좋아서 10월 말인데도 기온이 30도정도였다. 알고보니 우리가 엄청 운이 좋았던 것으로 원래 알가르브의 1011월은 우기여서 비가 오고 기온은 15도 안팍인데 올 10월은 이상기온으로 여름 같다는 것이다.


몬쉬크의 숙소는 그야말로 산속에 있는 숙소였다. 우리는 매일 밤 벌레 소리를 들으며 별똥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갔던 Agroturismo (농장숙소)와 비슷하게 포르투갈의 시골에는 Turismo Rural이라는 것이 있더라. 시골 체험 비슷한 것이다. 몇달을 보내며 찾은 숙소에 비교했을 때 단 30분을 투자하여 찾은 이 숙소는 얼마나 좋았는지 ㅎㅎㅎ 그동안 정말 너무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숙소 수영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 매우 무더운 여름에 왔다면 아마 수영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 같다. 가을 저녁은 수영장에 들어가기엔 조금 추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된 것은 우리는 정말이지 바닷가 휴양지 체질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도 파파도 사람이 많은 것은 정말 질색이다.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유명하니 너도나도 다 가보고싶은것인데 가보면 사람이 너무 많아 그 감동이 반감되는... 그렇다고 유명하지 않은곳엘 가면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유명한 관광지에 가서 많은 사진을 건지고 오는 것보다 조용한 곳에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은 우리는 몬쉬크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서서히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알아가는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가르브는 멋진 바닷가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나 몬쉬크의 산속에는 등산로도 많았고 굉장히 특별한 곳이었다. 알가르브는 관광을 제외하면 유명한 것이 올리브, 와인, 그리고 코르크라고 한다. 나는 알가르브의 산속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코르크 나무를 봤다. 하이킹을 하던 산속 여기저기에 코르크 생산지가 있었는데 코르크 나무는 몇년을 주기로 나무 껍질을 수확하는 것이라 나무에 번호가 메겨져 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주인은 근처 마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의 레스토랑에 두번이나 갔다. 메뉴는 딱 한가지. 피리피리 치킨(piri-piri chicken)이라는 그릴 치킨이다. 알가르브는 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여러가지로 아프리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아프리카에서 피리피리라는 이름의 매운 고추소스가 들어와 그 소스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곳의 치킨은 작은 닭을 가슴쪽으로 갈라 평평하게 만든 뒤 그릴에서 굽는 것인데 매콤한 고추 소스를 발라 바삭하게 구워낸 닭은 정말 일품이다. 숙소 주인아저씨의 레스토랑이다보니 별 걱정 없이 그냥 아저씨가 주시는 대로 먹고 돈을 냈다. 우리 지금 관광지 와서 바가지 쓰는거 아니야? 하는 걱정 없이 믿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정말 너무 맛있는 닭고기여서 두번이나 가서 먹었는데 한번은 옆 테이블에 앉은 아주머니가 우리더러 여기 처음 와봤냐고 하더니 자기는 영국인인데 20년 전에 우연히 여기에 한번 와 본 뒤로 20년째 매년 이곳에 와서 피리피리 치킨을 먹는다고 하더라. ㅠㅡㅠ 또 먹고싶다 피리피리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이 나는 그런 잊을 수 없는 맛이니 20년째 와서 먹는다는 그 아주머니가 이해가 될 정도이다)


숙소 근처에는 Caldas de Monchique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이곳은 약수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바닷가 마을 카라파테이라는 물이 정말 맛이 없었는데 산골마을 몬쉬크는 물이 정말 맛좋았다. 실제로 포르투갈 전역 슈퍼마켓에 몬쉬크의 물을 팔고 있을 정도로 몬쉬크는 물이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칼다스 데 몬쉬크에서 유명한 것이 한가지 있는데 fountain of love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의 약수터에 가서 물을 마시면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ㅎㅎㅎ 그렇게 우리는 그곳에 가서 물을 마셨고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파파는 몬쉬크의 약수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불평을 덜하는 착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ㅋㅋㅋ


사랑의 분수대라는 이름이 붙은 전설의 약수터인데 막상 가보니 이렇게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꽤 유명한 곳이어서 사람들이 진짜로 물통을 들고 와서 물을 떠간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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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전통적으로 농사를 짓던 나라여서 가을 수확기간에는 학생들도 일주일간 집안의 수확을 도와주던 가을방학이 있다고 한다. 요즘은 그 가을방학이 그저 일주일간 놀러가는 기간으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지방마다 가을방학의 기간이 다르기는 하나 베르겐은 10월 두째주가 가을방학이다. 우리는 아이가 없기에 남들이 다들 놀러가는 이 가을방학 기간에는 일을 하지만 서머타임이 끝나는 주말을 기점으로 휴가를 가기로 했다. 서머타임이 끝나서 시간을 한시간 돌리고 나면 갑자기 엄청 어두워져서 네시만 되면 깜깜해지기에 그 전에 어딘가 가서 좀 쉬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원래는 주위 사람들이 하도 크로아티아 노래를 불러대서 크로아티아에 한번 가볼까 했었는데 아무래도 겨울을 준비해야하니 햇살이 좋은 곳으로 가는게 좋겠다 싶더라.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된 곳이 바로 포르투갈이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럽에서도 포르투갈은 조금 덜 알려진 곳인것 같아 좀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원래는 리스본에 가려고 했는데 파파가 워낙에 도시에 여행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어느날 보게 된 이 사진 한장에 완전 꽂히고 말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다니...그렇게 우리의 가을 휴가는 포르투갈의 남부지방 알가르브가 되었다.


Algarve에서 가장 유명한 Benagil 동굴 해변이라고 한다


어찌저찌하여 열흘간 알가르브에 가게 되었는데 여행 준비를 하다 알게 된 것이 사실 알가르브는 유럽인들에게 (특히 영국인들에게) 매우 유명한 휴양지이고 너무 영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진짜 모습이 많이 망가진 곳이라는게 아닌가 ㅠㅡㅠ 곳곳에 골프장과 아이리쉬 펍이 있다고들 하더라. ....대체 왜 ㅠㅡㅠ 왜 멀리까지 여행을 가서까지 집에서 하던것과 같은걸 하고 놀아야 하는건가. 태국이나 필리핀 같이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에 가면 한국어로 된 간판도 많고 한국 음식점 한국 노래방 같은것도 있다고들 하던데 한국사람들만 그런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알가르브의 남부는 지중해와 비슷하게 바다가 잔잔하고 모래가 고와서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여 수많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반대로 대서양쪽 서부 바다는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서세어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하더라. 그래서 고르고 고르다가 결정한 곳이 바로 알가르브 서부에 있는 작은 마을 카라파테이라 (Carapateira)라는 마을이다. 그곳으로 가기로 정한 이유중 하나는 숙소 때문이다. 아름다운 에코투어 숙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모든것을 환경생태 친화적으로 만들었다는 숙소는 너무 아름답고 멋져보였다.



직접 손으로 만든듯한 집 안의 모든 장식이 실제로도 이렇게 아름다웠다.


그렇게 잔뜩 기대를 하고 도착한 알가르브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정말 진정한 그곳의 모습이 많이 사라져있었고 골프장과 리조트가 곳곳에 있었다. 그런데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바로 숙소였다. 너무나 멋진 사진과는 달리 숙소는 큰 길 바로 옆에 있었고 차가 다들 엄청 빠르게 달리는 곳이어서 조용하게 쉴 수 없는 곳이었다. 이상과 현실은 이렇게 다르더라. 게다가 너무 멋질것 같았던 카라파테이라라는 마을은 작은 어업 마을이 아니었고 독일인들이 점령한 서핑타운이었다. 마을에 음식점이 몇군데 있었는데 서퍼들이 좋아할만한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별것 아닌 음식에 로컬 비건 푸드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놓고 비싼 값을 받는) 그런곳이라 더더욱 실망스러웠다. 카라파테이라는 나름 작은 마을이었는데 그럼 유명한 관광지인 라고쉬(Lagos)나 파로(Faro)같은 곳은 대체 어떨까 싶더라.








알가르브 남서부 바다의 모습은 이렇게 황량하고 멋진 절벽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관광객은 거의 대부분 남부 바닷가에 있기에 서부쪽은 한가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딱 이틀을 그곳에 있었는데 너무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내가 원하던 것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숙소 주인에게 예정보다 먼저 체크아웃을 하면 안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매우 기분나빠했지만 주인은 내가 인터넷에 나쁜 후기를 올릴것을 걱정했는지 그러라고 했다. 여행지에서 이상과 현실이 엄청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쉬러 온 곳이 이렇게 마음에 안들면 어쩌라는 건가...그래도 다른곳으로 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오늘 밤 묵을 숙소를 다시 찾아야한다는 것이 참 말도 안되는게 아닌가. 지금 찾은 숙소는 몇달을 걸쳐 고심해 찾아낸 숙소인데도 이렇게 마음에 안드는데 말이다. ㅠㅡㅠ 바닷가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 마음에 안드니 그럼 산으로 한번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몬쉬크 (Monchique)라는 산속 마을에 있는 숙소였다. 그렇게 우리는 알가르브의 휴양지를 떠나 산으로 향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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