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센-스위스 국립공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어딘가에서 우연히 보게된 사진 한장 때문이다. 어디에서 봤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도 유네스코 자연 문화 유산에 대해 찾아보다가 본것 같다. (기억으로는 이러한데 작센-스위스는 유네스코 등재지역이 아닌듯… ㅡ,.) 하여간 독일에도 이렇게 멋진곳이 있냐며 놀라워하는 나에게 파파가 ‘맞아. 여기 멋진데...우리 언제 한번 같이 가보자’라고 했기 때문이다. 자신은 이미 어린시절에 여러번 가봤다고 한다. 국립공원이 있는 드레스덴 근처에는 파파의 친척분들도 몇분 계시기에 가서 인사도 하자 하던 것이 이번 휴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작센-스위스 국립공원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나오는 장소는 바로 바스타이Bastei라고 불리는 곳이다.


지질학적으로 형성된 사암 기둥무리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의 자연경관은 화가의 길이라는 하이킹 루트가 만들어질 만큼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이 되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독일의 카스퍼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라는 화가의 Der Wanderer über dem Nebelmeer (안개 위의 등반가 쯤으로 번역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는 작품이다.



작센-스위스 국립공원에서 휴가를 보낸 닷새동안 많은곳에 가봤는데 한날은 가장 유명하다는 사진속의 그곳 바스타이에 꼭 가봐야 했다. 네시간 정도의 하이킹 코스로 바스타이에 갔는데 조금 실망을 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크게 붐비지 않았는데 바스타이에 가까워질수록 정말 사람이 많았다. 한적하던 그 이전의 하이킹과 정말 달리 온갖 종류의 관광객이 다 있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바스타이는 워낙에 유명한 관광지이다보니 드레스덴이나 베를린에서 하루짜리 관광상품으로 작센-스위스 국립공원 상품을 파는데 그들이 관광버스로 다들 바스타이에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것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바스타이는 아름다운 사진만큼 실제로 그렇게 많이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아름다운 장관은 고생끝에 나타나야 더 감동적인 것일까. 나는 사실 바스타이 다리를 건너고 난 뒤에야 파파가 말을 해줘서 그곳이 바스타이 다리인줄 알았을 정도였고 파파 역시 자신이 기억했던 바스타이 다리보다 짧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간김에 바스타이에 있던 경치가 매우 좋은 식당에서 맥주한잔을 하고 인터넷에서 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에 가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이게 다야?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짧았던 바스타이 다리



더스티 바스타이 인증샷 ㅎㅎ


엘베강이 내려다보이는 경치


물론 사진은 매우 아름답게 잘 나왔다. 그런데 그 유명한 곳이 정말 내 기억속에 인상적으로 남았는가 하면 그건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남는건 사진밖에 없더라’라는 말을 하곤한다. 그래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여러 유명한 곳들에 가서 ‘인증 사진’들을 찍고 돌아오면 진정 그곳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사진만 잘나오는 곳은 우리가 좋아하는 여행지가 아니구나 싶더라. 딱히 어디 유명한 곳에 가서 뭘 봤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더라도 오솔길을 걸으며 산을 오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우리가 좋아하는 여행지라는 것을 알게 된 여행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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