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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8 [노르웨이생활/노르웨이사람] 노르웨이의 이웃사촌 by Dusty Boots

노르웨이는 인구가 적다보니 ‘마을’의 개념이 아직도 강한것 같다. 오슬로야 대도시이니 별로 그렇지 않겠지만 베르겐만해도 이웃사촌의 느낌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 같다.


이웃사촌의 개념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전통이 바로 ‘dugnad’라는 것이다. 공동체안에서 힘을 합쳐 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이것을 ‘공동체의 의무’라는 이름하에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흔한 것이면 노르웨이어를 배우는 교과서에도 종종 등장하곤한다. 예를들면 아파트 단지 내에 쌓인 낙엽을 치워야 한다던지 할때 dugnad라는 이름으로 한 날 함께 일을 하고 이날 안온 사람은 돈을 낸다던지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동체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이 좋은것 같은데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좋은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기는 하지만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항상 dugnad라는 이름하게 하게 만들다보니 사람들이 싫어하는 단어가 되었다고 하더라. ㅎㅎ


노르웨이에 살며 정말 이웃이 좁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던 적은 바로 같은 동네에 사는 파파의 동료분 생일잔치에 갔을 때였다. 초대받아 온 여러 사람들중 어떤 무리는 학교때 친구들, 어떤 무리는 회사 동료들, 그리고 한 무리는 이웃들이었다. 회사 동료분들은 이미 아는 사람들인지라 그들과 어울리다가 우연히 이웃들 무리에 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소개를 하면서 우리도 사실 이동네에 산다고 했더니 그분들 말이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이 아랫길에 빨간 집이죠?’하는 것이었다. @_@ 우리는 한번도 얼굴도 본적이 없는분들이었는데 그분들은 우리를 이미 알고 있었고 알고보니 우리집 주위에 살고 계신분들이었던 것이다. 우리야 연고도 없는 외국인이니 기껏해야 우리 옆집 사람들이나 알고 지냈는데 주위의 다른 이웃들은 이미 우리에 대해 다 알고 있었던 것이 참 놀라웠다.


그러다가 작년 집을 사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예전에 살던 곳과 같은 동네이기는 하나 지금 사는 곳은 막다른 골목에 있는 곳이라 이곳은 정말 서로를 다 아는 그런 곳이더라. 더군다나 더스티를 산책시키다가 개가 있는 다른 이웃들과 함께 산책을 하게되는 경우도 있어 이웃들을 꽤 여러명 알게 되었다. 여름엔 이웃집 사람들과 바베큐 파티를 한적도 몇번 있고 심지어는 자신의 오두막에 우리를 초대한 분들도 둘이나 있다 (노르웨이 사람이 오라고 하면 진짜로 오라는 것이라고 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체통 주변 나무 가지치기를 하라는 우체부의 통보가 있어 우리가 직접 나서서 봉사를 한적도 있다.


몇달전에는 옆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옆집이지만 잘 아는분이 아니어서 고민하다가 그분의 장례식에 갔는데 할아버지가 얼마나 놀라고 좋아하셨는지 모르겠다. 다른 이웃분들도 몇분 오셨는데 자신들이야 십수년동안 알고지내던 사이지만 우리는 이사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장례식에 왔다며 칭찬을 하셔서 우리도 진정한 이웃이 된듯하더라.


이렇게 이웃간에 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노르웨이이기는 하나 정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 이웃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누구는 누구와 사이가 안좋고 그런 이야기들도 듣게된다. ㅎㅎ 예를들면 우리 옆집 사람들은 우리 윗집에 사는 사람들과 인사도 안하는 사이인데 그 이유가 우리 윗집사람들의 차고 일부분이 우리 옆집 사람 땅에 지어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ㅋㅋㅋ 처음 이사온뒤 그것을 알게된 옆집 사람이 (직접 가서 왜 그렇냐고 물어봤으면 될것을) 시청에 민원을 넣었고 그것이 윗집 사람 귀에 들어가게 되서 그런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고 왜 자기 눈에 보이는 곳에 자기가 싫어하는 나무를 심냐 등등으로도 서로 욕을 하고 싸우고 그런다는 것이었다. ㅎㅎ 순박하고 착한 노르웨이 사람들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이웃들의 가십을 듣고있자하니 참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 다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대체 왜때문에...


하여간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고 이웃은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안되는 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ㅎㅎ 막역하지만 막연한 사이. 이웃사촌.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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