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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24 [노르웨이생활/노르웨이문화] 비경쟁사회 스칸디나비아 by Dusty Boots

내가 한국에 살면서 정말 참을  없었던 것은 바로 한국 사회와 문화에 만연해 있는 소모적인 경쟁의식이다. 적당한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키고 개인의 능력을 최대화시켜주지만 본인들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무조건 모든 것에서 일등을 해야하고 남보다 나아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고 무능력자 취급 받는 것이 정말 너무 싫었다. 이런 경쟁의식이 가져다준 것이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닌가 싶다. 심지어는 내가  모르는 엄마 친구 딸이랑도 비교되며 경쟁을 해야하는게 너무나 말이 안되지 않는가. 이런 극심한 경쟁 때문에 능력 소모, 감정소모가 너무 심한곳이 한국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한국을 떠나보니 이런 경쟁의식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 일본은 물론 미국이나 독일에도 이런 경쟁의식이 있다. 은근 없는듯 경쟁이 존재하는 곳이 미국이다. 게다가 너무나 싫었지만  역시 어쩔수 없는 한국 사람으로  미국에서도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이런 경쟁의식이 은연중에 남아 있더라. 경쟁과 비교를 부끄럽게 여기는 노르웨이 사회에 와서 살다보니 이곳 사람들에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나는 매우 경쟁적인 사람이 되어있었다.  어찌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비경쟁적인 이유는 이들 문화는 얀테의 법칙 (Janteloven)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얀테의 법칙이란 모두가 보통이 되어야한다는 법칙으로 스칸디나비아 어린이들은 어렸을때부터 부모님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다고 예전에 책에서 읽은적이 있는데 동료들의 말에 의하면 진짜로 그렇다고 한다.


얀테의 법칙 (Janteloven)

1.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think you're anything special.)
2. 네가 남들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think you're as much as us.)
3. 네가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think you're wiser than us.)
4. 네가 남들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convince yourself that you're better than us.)
5. 네가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think you know more than us.)
6. 네가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think you are more than us.)
7. 네가 모든 것에 능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Don't think you are good at anything.)
8. 남들을 비웃지 말라. (Don't laugh at us.)
9. 아무도 너를 신경쓰지 않는다. (Don't think anyone cares about you.)
10.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하지 말라. (Don't think you can teach us anything.)
11. 너에 대해서 우리가 모른다고 생각치 말라. (Don't think there's anything we don't know about you.)

 

지금 50 되신  동료분이 예전 자신이 어렸을적 이야기를 하시면서 얀테의 법칙 때문에 심지어는 학교에서 스키 대회를 하면 전교생이  경기를   평균을 내서  평균치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상을 탔다고 한다. 그분 말씀에 의하면 다들 이게 바보같다고 생각했지만 다들 그냥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지만 정말 충격적이다. 일등도 꼴지도 아닌 중간이 가장 훌륭한 것이었다니.

 

오늘은  노르웨이 동료분과 어떤 대회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동양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하는것 같다며 그렇게 열심히들 하니 이렇게 대회에서 상도타고 하는게 다행이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그와 함께 하시는 말씀이 자신은 노르웨이 사람이라 이렇게 항상 너무 열심히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동양의 젊은이들이 조금 안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러시며 열심히  결과로 상도 타고 하니 다행이지만 자신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으시단다.  자기 아들이 교환학생으로 지금 중국에 일년간 가있는데 아들이 약간 걱정된다며 아들이 중국에서 너무 이렇게 많이 경쟁하는 삶을 배워오면 어떡하나 그게 걱정이라는게 아닌가.  놀랍다. ㅎㅎㅎ 자기 아들 열심히 공부해서 일등하는걸 무척이나 바라는 한국의 엄마들과 달리 아들이 경쟁 안하고 그냥 보통으로 살기를 원하는 노르웨이 엄마들이라니...

 

스웨덴 출신 동료분 말씀에 의하면 스웨덴 아이들은 능력이 뛰어나면 학교에서 튀기 싫어 일부러 실수도 하고 그런다고 한다.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에이 설마 이랬는데 주위에 있던 스웨덴 대학생들이 다들 맞아요 맞아 우리 어렸을땐 그랬어요 이러면서 박수를 치며 웃어대기에 너무 놀랐다. 진심이었던 것이다 (,.) 이쯤되니 나처럼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되었다. ㅎㅎㅎ

 

동료들 말에 의하면 스웨덴에서는 여전히 사회전반적으로 얀테의 법칙을 따르고 있는 반면 노르웨이는 70년대 이후 갑작스럽게 부유한 국가가 되는 바람에 대도시에 사는 노르웨이 젊은이들의 삶은 내가 도망쳐온 한국의 경쟁 비교사회와 다를바가 없다고 한다. 오슬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친구 말에 의하면 자기는 요즘 오슬로의 젊은이들처럼 살지 않아도 되서 정말 다행이라며 그들은 성적, 외모, 옷차림 모든것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고 한다.  친구 말에 의하면 베르겐만해도 시골이라 이런게 조금 덜하다고 하지만 베르겐에서 라이프코칭과 상담을 하시는 지인분 역시 하시는 말씀이 요즘 노르웨이의 젊은 여자들은 완벽주의 강박관념에 빠진 이들이 많아 놀랍게도 자신의 상담소에는 20 중반의 젊은 여성들이 끊임없이 온다고 하니 이런 경쟁 비교문화는 산업의 발전과 부의 축적과 많은 관련이 있는  같아  안타깝다. 농업과 어업으로 먹고살던 떼에는 내것 네것 없이 서로 도와주었지만 산업사회에서는 나만 잘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유토피아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번 사는 사람의 인생에서 우리 능력의 최고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적당한 경쟁도 필요하다. 그냥 적당히 중간만하며 조용하게 살다가 가기엔 너무 아까운 한번의 인생이 아닌가. 그리고 이렇게 경쟁 없이 안주하다보니 여러가지 상황에서 빨리빨리에 익숙한 사회에 살아온 나에게는 너무나 답답한 경우도 많다. 반나적만에 뚝딱 고쳐질것 같은 건물 계단을 고치는데 겨우’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말이다. 참고로 나는 빨리빨리 우리나라에서 나온 말인줄 알았는데 파파가 나를 비웃으며 하는 말이 빨리빨리’Schnell! Schnell!’ 2차대전 이후 독일에서 가장 먼저 쓰기 시작한 말이라고 한다. ㅎㅎㅎ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 나쁜게 우리나라가 원조가 아니라는게 ㅋㅋㅋ

 

이렇게 극과극의 사회에 살다보니   모르겠다. 경쟁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경쟁을 잘못된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역시 아주 좋지는 않으니 말이다. 이런것 역시 적당한게 좋은거구나 싶다. 그런데 과연 그런 사회가 있기는 할까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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