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7.28 [포르투갈 마데이라 여행] 하이킹 천국 마데이라 by Dusty Boots
  2. 2018.07.27 [포르투갈 마데이라 여행] 마데이라: 뒤늦은 신혼여행 (2) by Dusty Boots

마데이라는 해변이 없어 리조트 관광객이 거의 없다. 시끄럽고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우리에게 이것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카나리 군도와 마데이라는 관광 시즌이 조금 다른데 여름엔 마데이라가 카나리 군도보다 시원해서 관광객이 더 많고 겨울에는 카나리 군도가 마데이라보다 따뜻해서 관광객이 더 많다고 한다. 0도 안팍의 베르겐 겨울에 비하면 15-20도였던 마데이라의 겨울은 정말 따뜻했던데다 사람이 많이 없어 한적한 것이 정말 최고였다.


마데이라는 크기에 비해 비가 많이 오는 우림과 사막성 고산지역을 두루 가지고 있어 식생이 굉장히 다양하고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산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하이킹의 천국이었다. 하루에 2000미터 가까이를 올라가야하는 가파른 산길도 있는 반면 어린 아이들과 노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등산로도 정말 많았다. 작은 섬에서 3주동안 할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우리는 3주 내내 하루에 한곳씩 하이킹을 했는데도 하이킹 책에 나온 곳의 1/4도 다 가보지 못한것 같다. 마데이라에 도착해서 산 이 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데이라에서 매우 유명한 할거리중 하나는 바로 Levada라고 불리는 관개수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레바다는 16세기부터 만들어진 관개수로인데 비가 많이 오는 마데이라 섬 북부쪽의 물을 비가 많이 안오는 남부쪽으로 끌어다가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은 마데이라 섬 곳곳에 2000킬로미터가 넘는 레바다가 있다고 한다. 레바다는 수로여서 높은 곳에 있더라도 평지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하이킹 트레일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마데이라의 관광 명물이 되었다. 짧은 것은 2-3km인 곳도 있지만 긴 것은 30km가 넘는 곳도 있고 절벽을 따라가야 하는 곳, 폭포를 지나는 곳, 엄청 긴 동굴을 지나야 하는 곳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는 마데이라에 있는 내내 여러 레바다에 하이킹을 갔다. 별 준비 없이 마데이라에 온지라 손전등이나 헤드램프 같은 것을 가지고 오지 않아 동굴을 지나갈 때 조금 무서웠다. 한번은 더스티와 동굴을 걸어가다가 더스티가 자꾸만 딴짓을 하느라 물에 풍덩빠지고 말았다. ㅎㅎ 레바다는 얕은 곳은 깊이가 10cm정도인 곳도 있고 깊어도 1m가 채 되지 않기에 물에 빠져도 위험하지는 않다. 아마 더스티는 물 속에 뭐가 있나 보다가 빠진 모양이다. 내가 그리도 조심하라고 잔소리를 했건만...ㅎㅎㅎ 무섭기도 했지만 너무 웃겼는데 파파는 앞서 가다가 신경질적으로 ‘더스티!’라고 소리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내가 물에 빠졌는줄 알았다고 하더라. ㅋㅋㅋ 우리는 마데이라에 있는 내내 이 이야기를 하며 더스티를 놀려댔다. 우리 셋중 물을 제일 싫어하는건 더스티인데 당연히 빠지는 것도 더스티가 아니겠나. ㅎㅎ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걸맞게 정말 많은 꽃이 피어있었다. 등산로에 자연적으로 피어있는 극락조화 하며...마데이라가 원산지인 꽃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 꽃으로 (원래는 꽃이 아니고 꽃받침이지만) 잘 알려져있는 포인세티아이다. 대체 이런 꽃이 크리스마스 때 피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가 항상 궁금했는데 마데이라에서는 포인세티아가 엄청 큰 관목처럼 자라고 있었다.






한번은 농촌 마을을 가로질러 하이킹을 갔는데 마을의 개들이 자꾸만 더스티를 따라왔다. 집 잃어버릴까 몰라 계속 집에 가라고 쫓아냈는데도 계속 따라오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엔가 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아쉬운 눈으로 더스티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중에 보니 각자 개들이 자기 영역이 있더라. 쫄래쫄래 따라오다가도 그 영역의 끝에 도달하면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온동네 개들의 에스코트를 받은 더스티였다.



마데이라 섬의 중부지방은 가파르고 높은 산이 많아 마음 먹고 8시간짜리 하이킹을 한 날도 있고, 그냥 설렁설렁 한두시간을 걷다가 돌아온 날도 있다. 해변가를 따라 해안 절벽을 바라보는 하이킹도 정말 좋았다. 물론 하이킹이 끝난 뒤에는 작은 카페에 앉아 시원한 마데이라 맥주 Coral을 한잔 마시는 것도 잊지 않았다.






Posted by Dusty Boot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리 부부는 결혼한지는 3년정도가 되었지만 신혼여행을 이제야 다녀왔다. 결혼식은 조촐하게 베르겐에서 했는데 한국과 독일에서 가족들이 오시는 바람에 결혼식을 한 다음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고 그 뒤로는 너무 바빠서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게다가 결혼 한 뒤 한참 뒤에 신혼여행을 가게 되다보니 ‘신혼여행인데 평범한 여행은 안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여행을 찾다 보니 이제야 가게 된 것이다.


신혼여행지라는 것이 참 결정하기가 어렵더라. 어딘가 결정을 하고 나면 ‘아냐 거긴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또 다른 곳을 결정하고 나면 ‘아냐 거긴 요즘 정세가 안좋아서...’ 또 다른 후보지들은 ‘아냐 거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랑 갔던데라...’ 또 다른 곳들은 ‘거긴 너무 평범하니 그냥 휴가때 가도 되지 않나...’ 이러다 보니 정말 갈만한 곳이 없었다. 게다가 우리 부부는 둘 다 너무 구두쇠라 신혼여행인데도 돈을 너무 많이 써야 하는 곳에는 또 가기가 싫었던 것이다. ㅋㅋㅋ


원래 계획은 12월 말에 연말을 끼고 3주정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이왕 가는 김에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어 결정하게 된 곳이 바로 포르투갈령의 섬 마데이라(Madeira, 포르투갈어로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이다. 마데이라는 카나리 군도 북부에 있는 섬으로 사막 기후인 카나리 군도와 달리 비가 많이 와 섬의 대부분이 울창한 정글이어서 유럽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하와이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섬이라 삐죽삐죽하게 가파른 산이 숲으로 울창하게 덮여있는 모습이 하와이와 거의 비슷하더라. 1, 2월 겨울철에는 평균 10도정도 기온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던 12월 말에만 해도 아직 진정한 겨울이 아니었던지라 20-25도 정도 기온이라 정말 좋았다.










이번 여행은 신혼여행이었던지라 우리는 빈둥빈둥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데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사실 우리의 거의 모든 여행이 쉬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말이다. 신혼여행이었지만 3주는 좀 너무 긴 시간이라 더스티도 함께 오게 되었다. ㅎㅎㅎ 그래서 마데이라에서도 가장 한적하면서 관광객이 많이 없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정한 곳은 마데이라 섬 북부에 있는 사오 비졘트 (São Vicente)라는 작은 마을. 농장에 딸려있는 작은 오두막집을 빌렸는데 진짜 엄청나게 한적한 곳으로 찾아기가도 엄청 힘들었다. 정말로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는지 가격도 엄청 쌌다 (방 두개짜리 집을 하루에 30유로주고 빌림 ㅎㅎㅎ) 파파는 딱 자기가 원하던 그런 곳이라고 엄청 좋아했는데 엄청나게 조촐한 곳이어서 신혼여행까지 가서 이렇게 구두쇠짓을 하는 내자신이 싫었다 ㅠㅡㅠ 한번 가는 신혼여행인데 몇십만원 아껴서 뭐 할거라고 ㅋㅋㅋ


전형적인 농장 집을 빌렸다. 주인 아저씨는 농부로 양봉업과 레몬 농장을 하고 계시는데 아마도 에어비앤비로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농장을 빌려주는 사업으로 돈을 더 많이 벌으실 듯 하다


더스티는 하루의 대부분을 마당 앞 돌담에서 도마뱀을 사냥하며 보냈다 ㅎㅎ 한마리도 잡지는 못했지만 어찌나 바쁜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반대편 산에 하이킹을 갔다가 찍은 우리 집


이렇게 이국적인 마데이라의 숲속에서 우리는 3주간을 잠 많이 자고, 티비도 보고, 산책도 가고, 바베큐도 하고 (전통적인 포르투갈식 농가는 집안에 그릴이 있더라), 하이킹도 가며 보냈다. 비록 다른사람들처럼 멋들어지게 해변에 누워 작은 우산이 달린 칵테일을 마시며 보낸 그런 신혼여행은 아니었더라도 마데이라는 특별한 기억을 남기기에 매우 좋은 곳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아냐 거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랑 갔던데라..." 여기서 빵 터졌어요 ㅎㅎ
    산 속 작은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 더스티가 정말 신나 보이는걸요!


    • ㅎㅎㅎ 저는 한번은 지인앞에서 예전에 남편이랑 같이 갔던 어디어디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제 남편이 거긴 나랑 같이간데가 아닌거 같은데 라고 해서 생각해봤더니 딴남자랑 갔던데라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