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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31 [노르웨이생활/노르웨이문화] 노르웨이의 세금은 정말 엄청날까? (2) by Dusty Boots
어렸을적 외국에서 살다오신 친척분께서 유럽에서는 봉급의 절반정도를 세금으로 내야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어찌나 충격적이었던지 유럽에서 절대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난다. ㅎㅎㅎ 물론 그때는 세금이란게 뭔지 잘 모르는 어린 나이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기는 한데 나는 한국에서 직장을 다녀본적이 없는지라 한국의 소득세가 어떻게 되는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복지국가인 노르웨이는 당연히 세금을 꽤 많이 낸다. 노르웨이의 소득세가 어느정도인고 하니 노르웨이에서 평균적인 소득을 얻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35% 정도의 세금을 낸다. 여기에서 2017년 기준으로 연봉이 580,650 NOK 이상이 되면 9%를 더 내고 (44%), 연봉이 934,050 NOK 이상이 되면 3%를 더 내서 47%를 내게 되어있으니 세금이 연봉의 절반 이상인 경우는 없는가보다. 사실 내 주위에 연봉이 580,650 NOK 넘는 사람은 몇 있어 그정도 연봉을 받으면 세금을 44% 낸다는 것은 직접 들은적이 있는데 934,050 NOK 이상인 사람은 본적이 없는지라 진짜로 세금이 47%인지 그보다 더 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베르겐 평균 연봉은 475,000 NOK 정도라고 하며 그정도 받으면 한사람 꽤 넉넉하게 살 수 있는지라 누진세가 적용되는 580,650 NOK 이하의 연봉을 받아도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다.


하여간 노르웨이에서는 소득세를 많이 내는 것은 사실인데 여기에서 살다보니 그 세금이 정말 많은지는 딱히 잘 모르겠다. 노르웨이의 소득세를 자세히 살펴 보면 이중 진짜 세금은 사실 26%가 조금 넘고 나머지는 국민건강의료보험이다. 그리고 이 세금 안에 국민 연금도 포함되어있다. 8.5%정도가 국민건강의료보험인지라 의료보험이 공짜라고 말하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말은 그들이 세금제도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거짓말이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노르웨이의 의료보험은 공짜가 아니며 이렇게 따지면 싸지도 않다. ㅎㅎㅎ 하지만 비싼것도 아니어서 파파의 말에 의하면 독일은 국민건강보험이 세금의 15%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 연금과 의료보험이 포함 된 세금이 총 35%라고 말하면 다들 ‘어? 세금 얼마 안되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미국에 살적 냈던 세금을 생각해보면 미국은 의료보험이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지라 이런 자잘한 연금과 보험 등등을 합치면 세금과 함께 연봉에서 나가는 돈이 30%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한국 분들도 이런게 다 포함되어있는 세금이라면 35%가 높은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던데 아마도 다들 노르웨이의 세금이 높다고만 생각했지 세금에 이러저러한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노르웨이에서 몇년 살고나니 세금을 많이 내도 별로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낸 세금으로 모든 국민에게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학생들에게 교육이 무료이고 (노르웨이는 대학교육이 무료이다.) 사회적 빈민층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누군가는 ‘나는 아파서 병원에 가는 일이 일년에 한번도 되지 않으며 아이가 없으니 남의 자식들 대학 교육이 무상인 것이 왜 내 세금에서 나가야하고 또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쓸데 없이 난민들에게 돈을 주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무상으로 대학교육이 제공되며 은퇴후에는 국민연금이 꼬박꼬박 잘 나와서 노후 걱정을 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면 십중팔구는 다들 그런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렇게 함으로 인해 당신 세금이 10% 더 높아진다면 괜찮겠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싫다고 한다는 것이다.


...다 같이 조금씩 더 내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싫은것인가...?!?!? 나는 노르웨이에서 이런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세금을 조금씩 더 내고 서로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 싫다는 사람들이 참 이해가 안간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냥 나 하나만 잘살면 되겠거니 그렇게들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국민 모두가 조금씩 나누어 모두가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그에 따른 장점이 내 세금으로 내는 돈보다 훨씬 많다. 가난한 사람이 사라진 사회에는 범죄도 매우 적어진다. 내가 먹고 살만한데 왜 궂이 힘들여 다른 사람의 것을 뺏고 괴롭히겠는가. 노르웨이의 범죄율이 낮은 이유는 이런것 말고도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노르웨이에 살면서 밤길을 걸어가다가 뒤에 어느 색깔의 어느 크기의 사람이 따라와도 무섭지 않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걱정 하나를 덜어낸 노르웨이 사람들은 당연히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것이 아니겠나. 하지만 이런것들이 내가 조금 더 낸 세금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나의 비약적 사고인지는 몰라도 연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노르웨이가 이렇게 될 수 있는 이유는 세금 제도가 매우 투명하게 되어 있으며 탈세를 매우 큰 범죄로 생각하는 사회적인 구조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르웨이는 대부분의 국민 세금이 국민을 위해 쓰이고 있으며 이런것들이 매우 투명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국민의식 자체가 ‘우리 모두는 공평하게 세금을 내고 있으며 내가 낸 세금은 결국은 나를 위해 쓰이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노르웨이의 소득 누진세를 보면서 노르웨이 역시 돈을 진짜 많이 버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프랑스 영화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 때문에 만천하에 공개된 프랑스의 소득누진세는 연봉이 백만유로가 넘으면 그 이상의 돈에는 99%의 세금이 붙는다지 않나. 좀 심하다 싶기는 한데 그 많은 돈이 정말 다 필요하기는 할까 싶기도 하고 또 제 아무리 요트가 다섯척이고 별장이 전세계 여섯곳에 있은들 인생은 다들 공평하게 24시간 365일로 그 많은 것들을 다 소유해도 그것을 쓸수 있는 시간은 똑같이 정해져 있지 않나. ㅎㅎㅎ 물론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벌은 돈의 대부분이 게으르고 의욕 없는 사람들을 먹여살리는데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 배가 아프기도 하겠지만 사회라는 것이 나 혼자 담쌓고 산다고 잘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는가. 내가 아무리 잘살아도 내가 사는 곳이 범죄가 너무 심해서 담을 높게 쌓고 살아야만 하며 밖에 나갈때엔 경호원을 동원해야한다면 그건 정말 행복한 삶일까.


그러니 돈을 더 많이 벌수록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기회가 높아지는 그런 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인지...재벌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 정말 국가적 기여를 장려하는 것인지...한번 생각해볼만 한 것 같다. 노르웨이에 몇년 살다보니 그런지 아니면 소득격차가 너무나 심해져버린 미국같은 나라에 살다가 노르웨이로 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부의 분배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된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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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의 세금제도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능력이 탁월한 사람조차 고립된 사회에서 혼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북유럽 뿐 아니라 독일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구요...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요즘 생겨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경제성장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에 따른 부의 분배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요.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