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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1 (베를린) 전쟁을 기억하는 도시 by Dusty Boots

당연히 베를린 하면 떠오르는 것은 베를린 장벽일거다. 


실제로 보면 이렇게 얇아서 겨우 이런걸 부수지 못해서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걸 넘으려다가 죽었단 말이야? 이런 생각이 들정도. 그런데 동베를린 사람들은 경비가 삼엄해 아예 벽근처에도 갈 수 없었다고함.


뉴스에서 항상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졌다는 표현을 쓰고 또 얼마전 25주년 기념때 뉴스에서 앙겔라 메르켈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앙겔라 메르켈 역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때 군중에 의해서 동에서 서로 밀려왔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하고... 그래서 나는 막연하게 뭔가 군중들이 커다란 도구를 가지고 장벽을 무너뜨린걸거라고 상상을 하곤했는데. 파파의 말에 의하면 아주 처음엔 그런게 아니었다고 한다. 


자기 자신도 장벽이 허물어진것이 윗선에서 결정되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통신장애때문에 일어난 실수였는지 잘 모른다고 함. 어느날 뉴스에서 갑자기 이제 동독 사람들이 자유롭게 서독으로 갈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와서 국경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여권을 들고 줄지어 서쪽으로 가려고 했고 국경선을 지키던 기관에서 대치를 하면서 여기저기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잘 안되고 뉴스에 나왔다고하니 맞나보다 하고 통과를 시켜줬는데 그걸 들은 주위 동독 사람들이 떼거지로 나타나서 국경을 넘고 그러다보니 어쩔수없이 통일이 되었다는...그리고 물리적으로 벽이 허물어진것은 통일이 되고 조금 있다가였다고. 그래서 파파네 가족 역시 그 소식을 듣고 이틀 뒤 베를린에 갔었다고 한다. 아무튼 믿기힘든 이 이야기 역시 그저 통일에 대한 파파의 해석 아닌가 싶다. 


파파의 아버지쪽 가족들은 베를린 출신이라 파파는 베를린에 여러번 와봤다고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갈때마다 여기는 과거 동독이었던곳 여기는 서독이었던곳 여기는 어렸을때 와봤는데 아직도 똑같네...이런 이야기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나라 개성공단이 이런 개념인데 베를린과는 아마도 느낌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베를린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쟁을 기억하고자하는 그곳 사람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었다. 예를들면 그 흉한 베를린 장벽을 그대로 보호해서 전쟁 기념관 같은것을 만들어놓은 것은 물론이고 장벽 옆 Topography of Terror (Topographie des Terrors)라는 박물관이 있는데 여기엔 나치의 만행을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상설전이 아닌 전시관인듯. 여기에 가면 나치의 만행은 물론 나치에 가담하여 만행을 저지른 사람들의 사진과 이름, 그들이 저지른 만행이 요목조목 나열되어있다. 정말 대단한 박물관이다. 



또 다른 한곳은 쿠담거리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Kaiser Wilhelm Memorial Church. 멀쩡하게 멋진 교회인데 위를 보면 건물이 완성되지 않은것처럼 보인다. 이게 원래 베를린 중심지에 있는 큰 교회였는데 전쟁때 윗부분이 망가진것을 전쟁을 잊지말자는 의미에서 아예 그대로 전시하는것이라고한다. 지금은 그 옆에 교회를 따로 하나 더 지어 실질적인 교회 활동은 새로 지은곳에서 한다고. 



교회 벽면에는 총탄을 맞아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다.


독일인 동료 한명의 말에 의하면 독일인들은 아주 최근까지 국민적 자긍심을 갖지 못하도록 교육받았다고 한다. 나치라는 것이 삐뚤린 국민적 자긍심에서 나온것이기 때문. 최근에는 이게 많이 사라졌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독일인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이럴때 아니면 집에 자기나라 국기를 걸어놓거나 하지 않았다고. 자기들의 선조가 저지른 만행을 기억하면서 사죄하고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상당히 감동적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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