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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1 먹고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에 대하여 (2) by Dusty Boots
  2. 2015.04.15 (코펜하겐) 물가: 생각보다 많이 쌌다 by Dusty Boots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중국인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드는 생각이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 먹고 사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가장 크게 들때가 노르웨이 생활과 그 전에 살던 곳의 생활을 비교하는 대화를 할 때이다. 이때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노르웨이는 식료품이 너무 비싸.’로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사실 매우 맞는 말이다. 노르웨이는 먹고 사는게 어찌나 비싼지...아마도 절대적으로 본다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곳이 아닌가 싶다. 이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기에 별로 놀라운 내용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독 한국사람들이나 중국사람들은 이런식으로 그 다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예전에 살던 곳은 어찌나 살기가 좋았는지... 먹고 사는게 얼마나 쌌는지 알아?’라는 식이다. 그런데 먹고사는 것은 정말 싸지만 미국이란 나라나 중국이란 나라는 정말 살기가 좋은 곳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먹고사는 것이 싸기만 하면 정말 살기가 좋은 나라인가...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할것이 분명한데 무의식중에 우리들의 마음속엔 먹고 살기 싼 나라는 좋은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져 있는게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먹고사는 것이 우리 생활에서 정말 중요하고 큰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중국인 친구가 하는 말 중 자기는 노르웨이로 이사오기 전에 오클라호에 살았는데 오클라호마가 너무 살기 좋았고 그곳이 너무 그립다는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 10년정도를 살았지만 오클라호마가 너무나 살기 좋았다는 사람은 정말 처음 봤다. 오클라호마에 대한 대체적인 인식은 매우 시골이며, 날씨가 정말 안좋으며 (토네이도를 동반한 흙먼지 바람이 항상 불어댄다고 한다), 매우 보수적이어서 인종차별도 심하고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진화론과 창조론을 동시에 가르치는 (,.) 그런 곳이다. 그런데 내 친구가 좋아하는 부분은 오클라호마는 물가가 너무 싸서 슈퍼마켓에서는 마음껏 물건을 살 수 있고 마음껏 외식을 할 수 있었으며 큰 집에 살면서 큰 차를 몰았는데 노르웨이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친구는 약간 극단적인 예여서 좀 놀라웠는데 꼭 오클라호마가 아니어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많은 경우 ‘식료품이 너무 싸고 외식을 자주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들이 생각하는 삶의 질을 간음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 조금 슬퍼진다. 과연 우리 삶에서 먹고 사는 것만이 가장 중요한 것인가.


노르웨이에서는 식료품이 매우 비싸고 외식하는 것이 매우 비싼것은 정말 사실이다. 다른 주변국가(덴마크, 스웨덴)와 비교해봐도 노르웨이는 이런것이 월등히 비싸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 식료품가격과 외식하는 것이 비싼 이유중 하나는 이런것에 세금이 많이 붙는데다가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연봉을 받으며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들도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동료분들께 들은 말에 의하면 노르웨이는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농업인들을 지원해준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고기값이 정말 비싼데 축산업을 하는 사람들은 국가에서 오히려 돈을 더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행복한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조금 더 질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먹는 것이 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농사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게 싸다는 것은 결국은 그것을 생산한 사람들이 많은 돈을 받지 못한다는게 아닌가? 값싼 채소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어디에선가는 남아메리카에서 온 불법 체류자들이 노예처럼 일하고 있을 것이며 슈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역시 최저시급만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2킬로그램이나 되는 닭을 슈퍼에서 한마리에 5-6달러에 살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그럼 그 닭을 생산한 사람은 대체 닭 한마리당 얼마를 받는건가. 그 농가의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살까. 그렇게 생산된 닭들은 대체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인가. 또 우리가 값싸게 단돈 10달러를 주고 레스토랑에서 사먹은 음식을 만든 주방장 역시 최저시급을 받으며 그 음식을 가져다주고 식탁을 치운 사람들은 최저시급조차 받지 못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최저 시급을 받으면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면 그렇지 않다. 예전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들어 왜 노르웨이는 물가가 비싼가를 생각하다보니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든다.


이제 나는 아무리 먹고 사는 것이 싸더라도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나라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 어느 한곳에서는 내가 소비하는 것들을 더 값싸게 생산하기 위해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 혼자 많이 소비하며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한 삶일까. 내 아이들이 폭력적인 사회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며 살아도 행복할까. 아이들이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창조론을 배우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인가. 언론이 통제되어 눈과 귀가 막힌채 누군가가 옳다고 말해주는 것만을 믿으며 삶을 사는 것이 좋은 삶일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풍족하게 잘먹고 사는 것만이 잘사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우리나라에서 흔히들 하는 말중에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라는 말이 있지 않나. 나는 요즘 이게 참 잘못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G20에서도 수준높은 경제수준을 가진 나라에 들었다고 자부하는 나라의 사람들이 아직도 ‘먹고 사는것’에만 이렇게 치중을 하고 있다니. 이제는 다같이 ‘잘사는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나만 넓은 아파트에서 비싼차를 굴리며 명품가방을 들면 정말 잘살게 된 것인지.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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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구절절 너무 옳으신 말씀이라 그 어떤 의견을 덧붙여봐야 사족이네요 . 잘 읽었습니다~

  2. 제가 요즘 태백산맥을 재미있게 읽고 있거든요. 벌써 5권을 다 읽었네요. 그런데 태백산맥 읽다보니 내가 예전에 태어났으면 빨갱이 소리 들었겠다 싶어요 ㅋㅋㅋ

처음 코펜하겐에 간건 2012년이었다출장이 있어서 러시아에 간김에 코펜하겐을 경유해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때 코펜하겐에서만 3일을 보냈었다그땐 미국에 살때여서 코펜하겐 물가가 정말 높게 느껴졌었는데 어디가서  먹어야할지를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고 숙소가 중심지와 많이 동떨어져있어서 그랬던 것도 있었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매우  미국에 살다 북유럽에 처음 가봐서 모든게 너무 비싸게 느껴져서 그랬던 것도 있었겠다.

 

노르웨이에 일년 살은 지금 코펜하겐은 너무너무 싸게 느껴졌다모든것이 ㅠㅡㅠ 이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덴마크출신인 동료 한명도 같은 말을 하던데 내가 몇달 전에 코펜하겐 물가 어때가면 와인 사가지고 돌아오는게 싼걸까그랬더니  친구가 그렇게 싸진 않을걸.. 그랬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그는 지난 4년간을 프랑스 남부 보르도에서 살았었기 때문그래서 상대적으로 코펜하겐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노르웨이에 몇달 살고난  덴마크에 갔더니 모든게 너무 싸서 자신도 짐가방 한가득 쇠고기를 사왔다고 한다ㅋㅋㅋ  불쌍한 중생들이여... ㅠㅡㅠ 완전 거지같았다노르웨이 사람들 코펜하겐 가면 고기에술에군것질거리에심지어는 빵까지 가방에 바리바리 싸서 돌아온다고 한다그런데 덴마크출신 동료 말에 의하면 덴마크 사람들은 가까운 독일에 가서 그러고 돌아온다고 하니...ㅋㅋㅋ 독일 사람들은  딴데 어디 가서 이러고 있겠지그냥 돌고 도는  같다.

 

코펜하겐이 매우 비싸게 느껴진다면 그건 대체로 코펜하겐이 숙소가 매우 비싸기 때문일거다북유럽이 전체적으로 세금이 높은건 사실이지만 코펜하겐 호텔은 정말 이상하리만큼 세금이 많이 붙더라그래서 안그래도 비싼 호텔 방값에 엄청난 세금을 덧붙여 하룻밤에 미국 달러로 100달러가 안되는 호텔을 찾는건 정말이지 힘들었다게다가 호텔은 다들  아침밥이 포함이 안되어있는건가

 

호텔과 아침밥이 해결되고  다음엔 대체로 상당히 저렴하게 느껴졌다.

 

이를테면 먹는게 의외로 저렴했다. 100 DKK (덴마크 크로네  괜찮은 식사를   있었고 술값도 많이 쌌다예를들면 상당히 좋은 크래프트비어 한잔에 만원정도 했던  같다파파와 나는 첫날 미켈러라는 맥주집에 갔는데 맥주 두잔에 100DKK 내고 그냥 감탄할수밖에 없었다이돈이면 노르웨이에서는 맥주 한잔도 겨우 사마신다며 ㅠㅡㅠ 먹고 마시는건  전주에 갔던 에딘버러보다 훨씬 저렴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에딘버러를 비롯한 영국 전역에서는 비싼돈 내고도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에 코펜하겐은 북유럽 답게 비싸면 질이 매우 좋았고 저렴해도 질이 영국만큼 나쁘진 않았다노르웨이에서는 비싼돈을 주고도 구하고 싶은걸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부러웠다양질의 값싼 것들을  구할  있다니...천국이다 ㅠㅡㅠ 물론 독일이나 프랑스 물가에 비교해선 안된다. 프랑스는 안가본지 오래되어 직접은 모르겠지만 독일은 잘사는 나라 치고 정말이지 물가가 나라가 아닌가 싶다.

 

한번은 싸구려 슈퍼마켓이 아니라 조금 고급스러워보이는 irma라는 슈퍼마켓에 들어갔는데 가장 많이 눈에 띈것은 일단은 슈퍼마켓에 술을 판다는 것과 너무 값이 쌌다는  ㅠㅡㅠ 그래서 이젠 더이상 술을 사지 않겠노라고 장담했건만 몇가지 와인을 주섬주섬 담아드는  자신을 발견하고...아니 괜찮은 와인 두병에 120DKK인데 어떻게 안살수가 있냐고이건 노르웨이의 반값이쟎아사야돼. ㅠㅡㅠ

 

아무튼 숙소를 제외하곤 다른건 많이 쌌다영국보다도 싸다고 봐도 될것 같다당연히 질은 영국보다  비교해도  좋았다ㅎㅎㅎ 자주자주 가줘야지~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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