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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30 [포르투갈 알가르브 여행] 해변보다는 산 by Dusty Boots

해변의 휴양지를 떠나 산속 몬쉬크(Monchique)에 와서 우리는 진정한 휴가를 맛볼 수 있었다. 나는 바닷가보다 산이 더 춥지 않을까 했는데 산속은 날씨도 너무 좋아서 10월 말인데도 기온이 30도정도였다. 알고보니 우리가 엄청 운이 좋았던 것으로 원래 알가르브의 1011월은 우기여서 비가 오고 기온은 15도 안팍인데 올 10월은 이상기온으로 여름 같다는 것이다.


몬쉬크의 숙소는 그야말로 산속에 있는 숙소였다. 우리는 매일 밤 벌레 소리를 들으며 별똥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갔던 Agroturismo (농장숙소)와 비슷하게 포르투갈의 시골에는 Turismo Rural이라는 것이 있더라. 시골 체험 비슷한 것이다. 몇달을 보내며 찾은 숙소에 비교했을 때 단 30분을 투자하여 찾은 이 숙소는 얼마나 좋았는지 ㅎㅎㅎ 그동안 정말 너무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숙소 수영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 매우 무더운 여름에 왔다면 아마 수영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 같다. 가을 저녁은 수영장에 들어가기엔 조금 추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것 말고도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된 것은 우리는 정말이지 바닷가 휴양지 체질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도 파파도 사람이 많은 것은 정말 질색이다.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유명하니 너도나도 다 가보고싶은것인데 가보면 사람이 너무 많아 그 감동이 반감되는... 그렇다고 유명하지 않은곳엘 가면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유명한 관광지에 가서 많은 사진을 건지고 오는 것보다 조용한 곳에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은 우리는 몬쉬크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서서히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알아가는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가르브는 멋진 바닷가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나 몬쉬크의 산속에는 등산로도 많았고 굉장히 특별한 곳이었다. 알가르브는 관광을 제외하면 유명한 것이 올리브, 와인, 그리고 코르크라고 한다. 나는 알가르브의 산속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코르크 나무를 봤다. 하이킹을 하던 산속 여기저기에 코르크 생산지가 있었는데 코르크 나무는 몇년을 주기로 나무 껍질을 수확하는 것이라 나무에 번호가 메겨져 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주인은 근처 마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의 레스토랑에 두번이나 갔다. 메뉴는 딱 한가지. 피리피리 치킨(piri-piri chicken)이라는 그릴 치킨이다. 알가르브는 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여러가지로 아프리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아프리카에서 피리피리라는 이름의 매운 고추소스가 들어와 그 소스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곳의 치킨은 작은 닭을 가슴쪽으로 갈라 평평하게 만든 뒤 그릴에서 굽는 것인데 매콤한 고추 소스를 발라 바삭하게 구워낸 닭은 정말 일품이다. 숙소 주인아저씨의 레스토랑이다보니 별 걱정 없이 그냥 아저씨가 주시는 대로 먹고 돈을 냈다. 우리 지금 관광지 와서 바가지 쓰는거 아니야? 하는 걱정 없이 믿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정말 너무 맛있는 닭고기여서 두번이나 가서 먹었는데 한번은 옆 테이블에 앉은 아주머니가 우리더러 여기 처음 와봤냐고 하더니 자기는 영국인인데 20년 전에 우연히 여기에 한번 와 본 뒤로 20년째 매년 이곳에 와서 피리피리 치킨을 먹는다고 하더라. ㅠㅡㅠ 또 먹고싶다 피리피리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이 나는 그런 잊을 수 없는 맛이니 20년째 와서 먹는다는 그 아주머니가 이해가 될 정도이다)


숙소 근처에는 Caldas de Monchique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이곳은 약수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바닷가 마을 카라파테이라는 물이 정말 맛이 없었는데 산골마을 몬쉬크는 물이 정말 맛좋았다. 실제로 포르투갈 전역 슈퍼마켓에 몬쉬크의 물을 팔고 있을 정도로 몬쉬크는 물이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칼다스 데 몬쉬크에서 유명한 것이 한가지 있는데 fountain of love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의 약수터에 가서 물을 마시면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ㅎㅎㅎ 그렇게 우리는 그곳에 가서 물을 마셨고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파파는 몬쉬크의 약수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불평을 덜하는 착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ㅋㅋㅋ


사랑의 분수대라는 이름이 붙은 전설의 약수터인데 막상 가보니 이렇게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꽤 유명한 곳이어서 사람들이 진짜로 물통을 들고 와서 물을 떠간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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