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트립 두번째 목적지는 체코의 작은 마을 체르나 호라(Černá Hora)라는 곳이다이곳은 사실 베를린에서 브라티슬라바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곳이 아니어서 조금 돌아가야했지만 이번 여행에 꼭 파파를 데리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체코는 크게 세 지방으로 나뉘는데 프라하가 있는 서부지방은 보헤미아이고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와 맞붙어있는 동부지방은 모라이바라고 한다그 외에 동북부지방에 작은 실레지아라는 지방이 있다보통은 체코에 여행을 가면 프라하를 가서 모라비아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체코 사람들 말에 의하면 (그들이 모라비아 출신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ㅎㅎ모라비아는 보헤미아보다 음식도 맛있고 와인이 맛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더라우리가 간 체르나 호라는 모라비아 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로 이 마을에는 사실 별 특징 있는 것이 딱 한가지밖에 없다바로 이 마을 이름을 딴 맥주공장이 있는데 이 맥주집은 기록상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라고 하더라왠지 병에는 항상 1298이 적혀있지만 사실은 1530년부터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곳으로 역사상 가장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체코 맥주중 가장 유명한 맥주는 아니다.


나는 사실 5년 전 이곳에 와봤다예전에 한번 모라비아 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열린 워크샵에 간적이 있었는데 워크샵에서 맥주공장 견학을 시켜줬기 때문이다견학을 하고난 뒤 펍에서 맥주도 마시고 저녁도 먹었는데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더랬다그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번 와봐야지...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올 수 있게 되었다맥주 공장과 함께 스파 호텔이 있는데 호텔이 엄청 유명한 곳이라길래 이번에는 맥주집에 딸린 스파 호텔에서 이틀을 묵었다가 가기로 했다원래 맥주집 옆에 붙어있는 작은 가스트하우스였는데 스파를 개발해서 유명한 호텔이 되었다고그래서 그런지 호텔은 도시에서 주말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체코인들로 넘쳐났고 우리가 있는 동안에는 결혼식도 열렸다.


파파는 이런 나의 기획에 감동해서 연신 '여기 진짜 너무 좋다!'를 연발했다ㅎㅎㅎ 아니...그 누구라도 맥주공장이 딸린 스파호텔을 싫어할리 없지 않나ㅋㅋ 나의 기억대로 이곳의 맥주는 정말 싸고 맛있었고 음식도 너무 싸고 맛있어서 다시 오기를 잘했다 싶더라.




맥주를 마시러 이 작은 마을까지 돌아돌아 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 온김에 모라비아에서 뭘 하면 좋을까를 찾아보니 체르나 호라 마을 근처에 모라비아 동굴 국립공원(Moravian Karst)이 있었다체코에서 가장 긴 카르스트 동굴로 입구도 여러곳이 있고 투어도 종류가 매우 많다배를 타고 투어를 할 수 있는 푼크바(Punkva) 동굴이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데 두시간 넘게 동굴 구경을 하기엔 너무 긴것 같아 체르나 호라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슬루프스코-소슈브카(Sloupsko-šošůvské)라는 이상한 이름의 동굴에 갔다이곳에서 한시간이 조금 넘는 투어를 할 수 있었는데 (가이드가 없으면 동굴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투어는 체코어로 했으나 우리는 영어로 된 작은 설명서를 받았고 말을 못알아들어도 동굴은 매우 멋지고 아름답다동굴에 들어가기 전 파파가 자켓을 가지고 오겠다며 꾸물거려 '유난떨지좀 마라'고 핀잔을 줬는데 동굴 안은 10도정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30도인 바깥과 정말 달라 자켓을 가져오길 정말 잘했구나 싶더라ㅎㅎ



체코 최고의 관광지인 프라하는 아무래도 물가가 많이 비싸겠지만 모라비아는 아직도 동유럽 분위기를 많이 유지하고 있었고 물가도 정말 많이 쌌다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은 근사한 모라비아식 정식은 일인분에 10유로가 채 되지 않았고 맥주는 500짜리가 1유로 조금 넘을 정도였다파파는 체르나 호라가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여기 나중에 또오자는 말을 계속해서 해댔다갈때는 체르나 호라 맥주를 한박스 사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ㅎㅎ


결혼하기 전 가본 곳에 남편과 함께 와서 즐기는 것...참 즐거운 경험이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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