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산에서 나고자라 그런지 바다를 좋아하는데 파파는 내륙에서 나고자라 산을  좋아하더라. 그래서 바다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별로 공감을 해주지 않는  같다. 나는 예전에 여러번 말리부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어 캘리포니아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일정의 마지막으로 말리부에 가자고 했다. 말리부는 서핑으로 유명하고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만 서핑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한적한 해변도 있고 근처 Los Padres National Forest 있는 방향으로 산도 멋져 예전에 LA 오면 종종 가곤 했다.

 

우리는 말리부 근처 Point Mugu State Park에서 하룻밤 캠핑을 하기로 했다. 주립공원의 캠핑장은 싸고 시설도 좋아서 종종 애용하는데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니었다.  시설도 없는 캠핑장이 하룻밤에 45달러나 하다니...게다가 그날 밤은 바람이 시속 60km 부는 날이었다. 텐트 안으로 모래바람이 들이쳐 얼굴에 모래먼지가 쌓일 정도였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내가 엄청나게 불평을 했더니 파파가 머리를 써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벤치를 세워 바람을 막았다. 그러고 나서야 잠이   있었다. ㅠㅡㅠ 이날 맞은 모래바람에 눈에 모래먼지가 많이 들어간 것이 이틀이 지나서야 괜찮을 정도였다.





바람이 이렇게 많이 부니 해변에서도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로 했다. 나는 LA 왔으니 한인타운에서 밥이라도 먹고갈까 했는데 교통체증이 심한 LA 벗어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가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그냥 포기했다. LA 교통체증은 정말 최악이다. 게다가 LA 엄청나게 넓어서 언제 한번은 LA 벗어나는데만 네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서울도 이러니 그게  별거냐 싶겠지만 나와 파파같은 시골사람들에게는 정말 끔찍한 경험이다.

 

언젠가 뉴스에서 들은바에 의하면 LA 빈부 격차가 너무나 심한 곳이며 생활비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중 하나라고 한다. 부유함으로 상징되는 말리부나, 헐리우드, 오렌지 카운티 이런곳들이  LA  동네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번에 그게 어떤건지 몸소 느끼게 되었다. 말리부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무심결에 들은  점원의 대화. ‘카를로스, 이거 저기다가  쌓아줘요.’ 이게 별것 아닌  같지만 그런  슈퍼마켓의 고객은  동네에 사는 부유층 백인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창고정리를 하는 점원들은 대부분 멕시코나 남아메리카 이주민인 카를로스, 호세, 마리아 등의 이름을 가진 라틴아메리칸들이다.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창고 정리를 하며 받은 돈으로  동네에   있는가 하면 절대 그럴  없다. 아마도 그들이 받는 월급으로는 잘사는 사람들이 가는 유기농의 생김새 좋은 과일과 채소를 파는 그런 슈퍼마켓에서는 비싸서 뭔가를 살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자신들의 월급으로   있는 곳에서 직장으로 통근을 하려고 하루에 거의 한두시간을 운전해서 출근을 한다고 한다. 게다가 LA 대중교통이 엉망이어서 이사람들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할수조차 없다. 이건 마치 현대사회의 계급제도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정말로 해안가에 있는 부유한 동네를 떠나 내륙으로 운전을 해가다보니 점점 동네가 빈곤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라. 같은 LA인데 겨우 50마일 100마일 사이에 이렇게 부유층과 빈곤층의 동네가 나뉘어지다니...LA 벗어나니 여기가 정말 LA근교 맞아? 싶을 정도로 그냥 사막 한가운데 아무것도 없는 빈곤한 마을이 계속해서 나왔다.

 

그러다가 중간에 다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Palm Springs 나온것. 사막 한가운데 빈곤한 마을사이에 있는 또다른 부유층의 오아시스. 사막 한가운데 골프로 유명한 리조트 타운이 나오다니...정말 놀랍고도 놀랍다.

 

이렇게 LA 대표되는 캘리포니아 남부는 한쪽에서는 부와 소비로 찌들어있고 다른 한쪽은 가난에 허덕이는...너무나 슬프고도 신기한 곳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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