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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8 [포르투갈 마데이라 여행] 하이킹 천국 마데이라 by Dusty Boots

마데이라는 해변이 없어 리조트 관광객이 거의 없다. 시끄럽고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우리에게 이것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카나리 군도와 마데이라는 관광 시즌이 조금 다른데 여름엔 마데이라가 카나리 군도보다 시원해서 관광객이 더 많고 겨울에는 카나리 군도가 마데이라보다 따뜻해서 관광객이 더 많다고 한다. 0도 안팍의 베르겐 겨울에 비하면 15-20도였던 마데이라의 겨울은 정말 따뜻했던데다 사람이 많이 없어 한적한 것이 정말 최고였다.


마데이라는 크기에 비해 비가 많이 오는 우림과 사막성 고산지역을 두루 가지고 있어 식생이 굉장히 다양하고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산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하이킹의 천국이었다. 하루에 2000미터 가까이를 올라가야하는 가파른 산길도 있는 반면 어린 아이들과 노인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등산로도 정말 많았다. 작은 섬에서 3주동안 할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우리는 3주 내내 하루에 한곳씩 하이킹을 했는데도 하이킹 책에 나온 곳의 1/4도 다 가보지 못한것 같다. 마데이라에 도착해서 산 이 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데이라에서 매우 유명한 할거리중 하나는 바로 Levada라고 불리는 관개수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레바다는 16세기부터 만들어진 관개수로인데 비가 많이 오는 마데이라 섬 북부쪽의 물을 비가 많이 안오는 남부쪽으로 끌어다가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작은 마데이라 섬 곳곳에 2000킬로미터가 넘는 레바다가 있다고 한다. 레바다는 수로여서 높은 곳에 있더라도 평지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하이킹 트레일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마데이라의 관광 명물이 되었다. 짧은 것은 2-3km인 곳도 있지만 긴 것은 30km가 넘는 곳도 있고 절벽을 따라가야 하는 곳, 폭포를 지나는 곳, 엄청 긴 동굴을 지나야 하는 곳 등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는 마데이라에 있는 내내 여러 레바다에 하이킹을 갔다. 별 준비 없이 마데이라에 온지라 손전등이나 헤드램프 같은 것을 가지고 오지 않아 동굴을 지나갈 때 조금 무서웠다. 한번은 더스티와 동굴을 걸어가다가 더스티가 자꾸만 딴짓을 하느라 물에 풍덩빠지고 말았다. ㅎㅎ 레바다는 얕은 곳은 깊이가 10cm정도인 곳도 있고 깊어도 1m가 채 되지 않기에 물에 빠져도 위험하지는 않다. 아마 더스티는 물 속에 뭐가 있나 보다가 빠진 모양이다. 내가 그리도 조심하라고 잔소리를 했건만...ㅎㅎㅎ 무섭기도 했지만 너무 웃겼는데 파파는 앞서 가다가 신경질적으로 ‘더스티!’라고 소리치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내가 물에 빠졌는줄 알았다고 하더라. ㅋㅋㅋ 우리는 마데이라에 있는 내내 이 이야기를 하며 더스티를 놀려댔다. 우리 셋중 물을 제일 싫어하는건 더스티인데 당연히 빠지는 것도 더스티가 아니겠나. ㅎㅎ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걸맞게 정말 많은 꽃이 피어있었다. 등산로에 자연적으로 피어있는 극락조화 하며...마데이라가 원산지인 꽃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 꽃으로 (원래는 꽃이 아니고 꽃받침이지만) 잘 알려져있는 포인세티아이다. 대체 이런 꽃이 크리스마스 때 피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가 항상 궁금했는데 마데이라에서는 포인세티아가 엄청 큰 관목처럼 자라고 있었다.






한번은 농촌 마을을 가로질러 하이킹을 갔는데 마을의 개들이 자꾸만 더스티를 따라왔다. 집 잃어버릴까 몰라 계속 집에 가라고 쫓아냈는데도 계속 따라오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엔가 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아쉬운 눈으로 더스티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중에 보니 각자 개들이 자기 영역이 있더라. 쫄래쫄래 따라오다가도 그 영역의 끝에 도달하면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온동네 개들의 에스코트를 받은 더스티였다.



마데이라 섬의 중부지방은 가파르고 높은 산이 많아 마음 먹고 8시간짜리 하이킹을 한 날도 있고, 그냥 설렁설렁 한두시간을 걷다가 돌아온 날도 있다. 해변가를 따라 해안 절벽을 바라보는 하이킹도 정말 좋았다. 물론 하이킹이 끝난 뒤에는 작은 카페에 앉아 시원한 마데이라 맥주 Coral을 한잔 마시는 것도 잊지 않았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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