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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8.03 서양 사람들은 무조건 데이트 비용을 더치페이 할까? by Dusty Boots

한국에서는 종종 커플의 데이트 비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것이지만 왠지 많은 한국 여자들이 (요즘은 이런 여자들이 줄었을지 몰라도 내가 20대 초반이었던 때만해도 이런 여자들이 참 많았다) 남자들이 비싼 밥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생일에 남자친구에게 비싼 명품 지갑이나 가방을 선물 받는 것을 큰 자랑으로 때로는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내 여자친구가 전지현처럼 예쁘면 빚을 내서라도 여자친구에게 돈을 쓰겠다’는 남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놀랍지만 이건 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고 몇몇 지인들이 직접 자기 입으로 나한테 한 말이다 ㅡ,.)


그런데 매우 신기한 것은 이런 극단적인 예에 맞물려 또 다른 극단으로 ‘서양에서는 남녀가 무조건 더치페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진짜로 서양 사람들은 모든 경우에서 더치페이를 하는걸까...나는 외국에 처음 살게 되면서 이부분이 매우 궁금했다.


예전에 미국에 살때 한 독일인 커플과 함께 맥주를 먹으러 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 둘은 동거를 한지 3년이 되었다고 하는데 맥주를 다 마시고 남자가 계산을 하더니 ‘자 이제 네가 나한테 50센트 빚졌어’이러는 것이었다. 띠용~ 이런게 진정 서양의 더치페이라는 것이구나. 저렇게 오랜 연인 사이에서 까지도 철저하게 50센트까지 더치 페이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랜시간 관찰을 하다보니 미국 사람들도 그렇고 많은 서양 사람들 사이에서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서로의 밥값을 내주고 술을 사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나 역시 15년 가량 외국에 사는 동안 서양 친구들에게 (나이 불문하고) 얻어 먹은적도 많고 또 사준적도 많다. 그리고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남자가 술값이나 밥값을 내는 일은 정말 흔한 일로 이건 그냥 만국 공용의 (좀 과장되게 말해서) ‘남성적 과시’가 아닌가 싶더라.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단지 후배라는 이유로 친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의 밥값을 내주는 일이 없고 그걸 당연하게 기대하는 사람들이 없을뿐.


그래서 예전에 만났던 독일인 커플과의 일화가 너무나 궁금했는데 파파를 만나면서 물어봤더니 ‘걔들 독일 북부쪽 출신이지?’ 라더니 유럽에서도 남부쪽 사람들은 정이 많은 반면 북부쪽 사람들은 좀 쪼잔한 경향이 있어 더치페이라는 것이 괜히 더치페이가 아니라고 하더라. 유럽에서 가장 돈계산이 정확한 사람들은 바로 네델란드 사람(더치)으로 유럽 다른 나라 사람들이 ‘쪼잔한 놈들’이라고 놀려먹기도 한다고 한다. ㅎㅎㅎ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여간 나는 데이트 비용의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면 데이트 통장이라는 것이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일정 금액을 넣어 놓고 누가 얼마를 썼네 걱정 없이 같이 쓰는 것. 우리나라에도 요즘은 데이트 통장을 많이 쓰지만 서양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라고 한다.


파파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매우 놀란 점이 있는데 사귄지 1년도 채 안되었는데도 통장을 합치자고 했기 때문이다. 결혼도 안했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파파는 굉장히 정직한 사람인데다가 모아놓은 돈도 파파가 더 많았고 연봉도 나보다 더 높았기에 나에게는 별로 손해나는 일이 아닌지라 ㅎㅎㅎ 기꺼이 동의를 하게 되었다. 결혼한 후에는 여자든 남자든 비자금은 꼭 있어야 한다는 나의 뜻에 따라 각자 받는 월급의 20%정도를 보관하는 비자금 통장을 만들게 되었다. 요즘은 집 대출을 빨리 갚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인지라 비자금 통장도 얼마 이상의 돈이 모이면 공동 통장으로 그냥 이체를 해버리지만 말이다.


하여간 데이트 비용에 관해서 노르웨이 사람들은 어떨까? 한번은 노르웨이 문화 강좌를 간적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궁금해하는 외국인이 많은지 강사가 이 부분을 적절하게 설명해주기까지 했다. 아무리 남녀가 평등한 노르웨이에서도 남자들이 여자에게 잘보이려고 밥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농담삼아 그런 경우 자신은 남자가 마음에 들면 얻어 먹어주고 2차를 사던지 다음번 밥을 사는데 남자가 마음에 안들면 ‘반드시’ 더치페이를 한다고 ㅎㅎㅎ


요즘도 우리는 외식을 할 일이 있으면 농담삼아 이렇게 말한다. ‘이번엔 내가 살게. 우리 돈으로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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