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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7 [포르투갈 마데이라 여행] 마데이라: 뒤늦은 신혼여행 (2) by Dusty Boots

우리 부부는 결혼한지는 3년정도가 되었지만 신혼여행을 이제야 다녀왔다. 결혼식은 조촐하게 베르겐에서 했는데 한국과 독일에서 가족들이 오시는 바람에 결혼식을 한 다음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고 그 뒤로는 너무 바빠서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게다가 결혼 한 뒤 한참 뒤에 신혼여행을 가게 되다보니 ‘신혼여행인데 평범한 여행은 안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여행을 찾다 보니 이제야 가게 된 것이다.


신혼여행지라는 것이 참 결정하기가 어렵더라. 어딘가 결정을 하고 나면 ‘아냐 거긴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또 다른 곳을 결정하고 나면 ‘아냐 거긴 요즘 정세가 안좋아서...’ 또 다른 후보지들은 ‘아냐 거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랑 갔던데라...’ 또 다른 곳들은 ‘거긴 너무 평범하니 그냥 휴가때 가도 되지 않나...’ 이러다 보니 정말 갈만한 곳이 없었다. 게다가 우리 부부는 둘 다 너무 구두쇠라 신혼여행인데도 돈을 너무 많이 써야 하는 곳에는 또 가기가 싫었던 것이다. ㅋㅋㅋ


원래 계획은 12월 말에 연말을 끼고 3주정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이왕 가는 김에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어 결정하게 된 곳이 바로 포르투갈령의 섬 마데이라(Madeira, 포르투갈어로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이다. 마데이라는 카나리 군도 북부에 있는 섬으로 사막 기후인 카나리 군도와 달리 비가 많이 와 섬의 대부분이 울창한 정글이어서 유럽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하와이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섬이라 삐죽삐죽하게 가파른 산이 숲으로 울창하게 덮여있는 모습이 하와이와 거의 비슷하더라. 1, 2월 겨울철에는 평균 10도정도 기온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던 12월 말에만 해도 아직 진정한 겨울이 아니었던지라 20-25도 정도 기온이라 정말 좋았다.










이번 여행은 신혼여행이었던지라 우리는 빈둥빈둥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데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사실 우리의 거의 모든 여행이 쉬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말이다. 신혼여행이었지만 3주는 좀 너무 긴 시간이라 더스티도 함께 오게 되었다. ㅎㅎㅎ 그래서 마데이라에서도 가장 한적하면서 관광객이 많이 없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정한 곳은 마데이라 섬 북부에 있는 사오 비졘트 (São Vicente)라는 작은 마을. 농장에 딸려있는 작은 오두막집을 빌렸는데 진짜 엄청나게 한적한 곳으로 찾아기가도 엄청 힘들었다. 정말로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는지 가격도 엄청 쌌다 (방 두개짜리 집을 하루에 30유로주고 빌림 ㅎㅎㅎ) 파파는 딱 자기가 원하던 그런 곳이라고 엄청 좋아했는데 엄청나게 조촐한 곳이어서 신혼여행까지 가서 이렇게 구두쇠짓을 하는 내자신이 싫었다 ㅠㅡㅠ 한번 가는 신혼여행인데 몇십만원 아껴서 뭐 할거라고 ㅋㅋㅋ


전형적인 농장 집을 빌렸다. 주인 아저씨는 농부로 양봉업과 레몬 농장을 하고 계시는데 아마도 에어비앤비로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농장을 빌려주는 사업으로 돈을 더 많이 벌으실 듯 하다


더스티는 하루의 대부분을 마당 앞 돌담에서 도마뱀을 사냥하며 보냈다 ㅎㅎ 한마리도 잡지는 못했지만 어찌나 바쁜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반대편 산에 하이킹을 갔다가 찍은 우리 집


이렇게 이국적인 마데이라의 숲속에서 우리는 3주간을 잠 많이 자고, 티비도 보고, 산책도 가고, 바베큐도 하고 (전통적인 포르투갈식 농가는 집안에 그릴이 있더라), 하이킹도 가며 보냈다. 비록 다른사람들처럼 멋들어지게 해변에 누워 작은 우산이 달린 칵테일을 마시며 보낸 그런 신혼여행은 아니었더라도 마데이라는 특별한 기억을 남기기에 매우 좋은 곳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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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냐 거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랑 갔던데라..." 여기서 빵 터졌어요 ㅎㅎ
    산 속 작은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 더스티가 정말 신나 보이는걸요!


    • ㅎㅎㅎ 저는 한번은 지인앞에서 예전에 남편이랑 같이 갔던 어디어디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제 남편이 거긴 나랑 같이간데가 아닌거 같은데 라고 해서 생각해봤더니 딴남자랑 갔던데라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