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 잡지에서 노르웨이 의사들중 90%는 아플때 아스피린 한 알 먹고 잠 잘자고 밥 잘먹으면 거의 모든 병이 낫는다는 생각을 한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거기에 더불어 많은 의사들이 실제로 아프다는 많은 사람에게 밖에 나가서 맑은 공기를 쐬며 하이킹이나 하라고 말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진짜로 의사에게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으며 맞는 말이라고들 하더라.


최근 매우 아파서 병원을 찾았는데 내 주치의는 휴가를 가고 없어 클리닉에 있는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다. 예전에도 그에게 진료를 받은적이 있었는데 눈떨림이 너무 심하다고 불평하는 나에게 견과류를 많이 먹으라고 했던 사람이다. 그땐 그게 참 신선했었는데 이번에는 진짜로 너무 아파서 간지라 약간 상황이 달랐다. 바이러스성 전신 근육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병명이야 어찌되었던 이렇게 죽을만큼 아픈적은 정말 예전에 엄청난 대수술을 받았을 때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진통제를 먹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정도이긴 했는데 아침에 약기운이 떨어진 채 일어나면 정말 이러다가 죽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런 이야기를 의사에게 하며 사실 병원을 찾은 이유는 회사에 병가도 내야할 것 같고 무엇보다도 당장 사흘 뒤에 출장이 잡혀있는데 어찌해야하나를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의사는 내말을 유심히 듣더니 날더러 자기가 볼때엔 이틀뒤면 다 나을 것 같고 출장도 가고싶으면 가라는 것이었다. 띠용~ @_@


그 말을 듣고나니 좀 화가 났다. 아니...대체 죽을 것 같이 아프다는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들었나. 말은 그렇게 해도 병가도 써주고 약도 몇가지 잘 처방을 해주더라. (독일에서는 아플땐 아파야한다며 약도 잘 안준다는 말을 들은적도 있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아프다는 사람에게 저리도 별일 아니라는 말을 하는 의사라니...순간 ‘돌팔이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땐 너무 아파서 성질이 확 났는데 나중에 정신이 들고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말로만 듣던 전형적인 노르웨이 의사였던 거구나 싶더라.


그래도 의사는 아프다면 좀 동정을 좀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미국에서 다니던 마지막 직장에서는 Kaiser Permenente라는 꽤 괜찮은 전국적인 의료 조합에 가입을 해줬다. 내 주치의였던 사람은 젊은 샌프란시스코 출신 중국 이민자 3세 여자 의사였는데 굉장히 수다스럽고 친근한 아줌마여서 의사라기보다는 헤어드레서와 더 비슷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ㅎㅎㅎ 그런데 항상 아파서 의사를 찾아가면 주치의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의료진이 마치 꼬마에게 말하듯 ‘Ah...you poor thing!’이러면서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하도 다들 그래서 ‘아...이사람들 교육 받은거구나’ 이런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그래도 얼마나 좋은가...아픈 사람에게 ‘이정도 가지고 뭘 그렇게 엄살이에요? 밖에 나가보세요. 댁보다 아픈 사람 널렸어요!’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아유...많이 아프시겠어요.’ 이렇게 빈말이라도 해주는 것이 말이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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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아픈데 진통제 처방은 안 받겠다고 말을 합니다.
    아픈 원인을 찾아야지 아플때 진통제 먹어서 그증상을 덮어버리고, 약효가 지나면 또 진통이 찾아오는 반복이 되는것이 해결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말이죠. 그래서 병가를 몇번 받은적이 있습니다.^^

    가정의가 제 증상에 조금 더 성의를 보이고, 뭔가 그 원인 혹은 해결법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감사하죠.^^

예전에 미국에 살때 스웨덴 친구가 한명 있었는데 그녀는 미국 잠깐 방문하러 왔다가 일주일만에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을 만나 박사과정을 하게되고 일주일만에 남편이 될 사람을 만나 그와 일년정도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친구보다 나이가 꽤 많아서 조금 놀랐는데 뭐...서양에서는 사랑 하나만으로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런가보다 했다. 그 친구가 자기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적잖게 놀랐는데 그게 남편의 나이가 많아서 그런것이 아니라 사귄지 일년밖에 안되었는데 결혼을 한다고 해서 주위에서 놀랐다고 하더라. 우리나라에서는 선보고 세번 만나면 상견례 이야기가 오간다는 말도 있어서 일년이나 사귀었는데 결혼하는게 뭐 그리 놀랄 일인가 싶었는데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스웨덴에서는 만나서 10년넘게 동거를 하며 애를 두셋 낳은 뒤 결혼이나 한번 해볼까 하며 결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 친구의 말이 아니었어도 스웨덴 사람들은 결혼을 잘 안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들어서 나는 북유럽 사람들은 원래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노르웨이는 참 아닌것 같다.


옆 나라 덴마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웨덴 사람들과 달리 ‘결혼하는’ 사람들이고 또 결혼을 매우 일찍 하는 사람들인것 같다. 최근에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하는 경우가 줄고 있다고는 하나 노르웨이 사람들이 우스겟소리로 하는 말이 자기들은 대학 졸업하고 나면 바로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낳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 동료들 중에도 왠지 나와 나이가 비슷한 것 같았는데 청소년이 된 아이들이 있는 사람들도 몇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노르웨이는 다른 북유럽국가들에 비해 조금 더 종교적이고 보수적이어서 그런 것 같다. 보수적이라고 해봐야 한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훨씬 개방적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는 결혼을 하던 동거를 하던 파트너로 등록을 한 경우에는 그 권리가 거의 비슷하다. 파트너 등록은 일년 이상 같은 주소지에서 거주한 경우 신청을 할 수 있는데 파트너여도 결혼했다 이혼을 하는 경우여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산 분할은 각 파트너가 반반씩이라고 한다.


하여간 결혼은 이렇게 잘들 하지만 들은바에 의하면 노르웨이에서는 결혼한 두 커플중 한커플은 이혼을 한다고 한다. 좀 놀랍다. 진짜 이렇게 이혼을 많이 하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진짜로 그렇다. 노르웨이 통계청 (SSB)에서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약 22천쌍이 결혼을 했고 만건의 별거가 등록되었으며 98백건의 이혼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신문에서 보니 많아 낮아져서 이정도라고 하더라. 정확하게 50% 이혼률은 아니어도 참 높긴 높은것 같다.



뭐 사랑에 빠졌다가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 헤어지는 일이야 언제 어디에서나 있는 일이지만 비슷비슷한 문화인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이 재미난 것 같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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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점점 흉흉해져가는 요즘 세상에 인종차별은 큰 화두가 아닌가 싶다. 점점 자국민 이기주의로 세계 정세가 기울어가고 있으니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큰 문제일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 10년을 살다 노르웨이에 왔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 뉴멕시코, 콜로라도 세 주에 살아봤다. 그런데 10년 생활동안 딱히 대놓고 인종 차별을 당해본적은 뉴멕시코주에 살때밖에 없었던 것 같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나는 거의 대부분의 미국인들도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줄 알 정도로 영어를 잘한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박사과정을 하고 그 뒤에는 회사를 다닐 정도의 삶을 살았으니 중산층 정도의 생활을 했고 같이 어울리던 사람들도 교육 수준이 높은 중산층 사람들이었기에 직접적인 인종차별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뉴멕시코 주에 살때에는 매우 특이한 인종 차별을 받았는데 바로 멕시코 이주민들에 의한 차별이었다. 뉴멕시코에서는 국경지역 라스크루세스라는 도시에서 일년정도를 살았는데 그곳 인구의 대부분은 멕시코계 이주민이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백인들에게는 매우 친절하나 동양인 여성에게는 매우 불친절했는데 같은 유색인종인 젊은 동양인 여자가 자기들보다 교육 수준도 높고 연봉도 높은데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적 어떤분께서 미국에는 두가지 피부색만이 존재한다는 말씀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 두가지는 바로 백인과 유색인이란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동양인은 흑인보다는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생각한 것 자체가 나 역시 인종주의자였다는 것이다. 요즘 미국 뉴스를 듣다 보면 미국 상황이 참 좋지 않아 보이더라. 물론 직접적인 차별은 여전히 흑인, 라틴계, 아랍계 사람들을 향해 있지만 모든 유색인들 혹은 피부색을 떠나 모든 이민자들에게 차별이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하도 노르웨이 이민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노르웨이에는 인종차별이 얼마나 있나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노르웨이에 온지 4년정도가 되었지만 직접적으로 인종 차별을 겪은 적은 없다. 나는 노르웨이어를 못하기에 이런면에서 불친절함을 겪은 적은 있다. 또 뉴멕시코에서 겪었던 것처럼 유색인종 이민자가 되려 불친절함을 보이는 경우도 겪은적이 있다. 하지만 크게 인종 차별을 겪지 않은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나는 고학력의 중산층 사람이고 내가 어울리는 사람들 역시 비슷한 사람들이라 그렇다고 생각한다. 또한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모든 사람이 평등해야한다고 믿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차별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한다고들 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믿을 뿐 차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단지 사회 전반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훌륭하다고 본다.


예전에는 노르웨이에는 인종차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일하는 분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료분중 본인과 배우자분은 토종 노르웨이인이나 세명의 자녀를 해외에서 입양해서 키우시는 분이 있다. 함께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그분께서 이런말씀을 하셨다. ‘당신은 그래도 동양인이라 아마 노르웨이에 인종 차별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할거에요. 아마 직접적으로 당한적이 없을테니까요. 그런데 노르웨이는 요즘 심각한 현상을 겪고 있어요.’


주위에 자녀를 입양해 키우시는 분들이 적지 않게 있는데 대부분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자녀를 데려오는 반면 이분은 세 자녀를 모두 콜롬비아에서 입양해왔다고 한다. 지금은 세명 모두 청년이 되어 14-18사이라고 하시더라. 아들 둘에 딸이 하나이신데 이분은 항상 막내 아들 이야기만 하신다. 세명의 자녀중 막내 아들은 피부 색이 유난히 검어서 어떻게 보면 아랍인처럼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이는 아주 어렸을 적 부터 가게에 들어가면 가게 주인이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감시를 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피부가 검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계속해서 받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더더욱 말도 안되는 경우를 겪었는데 작년 9월 베르겐에서 열린 세계 사이클링 대회 도중 혼자 길을 배회하는 이 친구를 경찰이 아무 이유 없이 불러 세워 신분증 조사를 하겠다며 겁을 줬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이 일이 매우 커져서 신문사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신문 기사에도 나오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하시더라.


정말 내 동료분 말씀대로 노르웨이는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인것 같다. 베르겐만해도 이게 조금 덜한데 오슬로에 사는 친구 말에 의하면 오슬로는 동네에 따라 어떤 동네는 유색인종만이 살고 있으며 부모들이 유색인종이 많은 학교에 아이를 다니지 못하게 하려고 이사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어떤 학교에 가면 90% 이상이 난민 출신의 유색인종인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믿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노르웨이인들이기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인상을 찌푸리며 이래서는 안된다고 말을 하지만 정작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현상이다.


앞서 말한대로 동양인은 노르웨이에서 차별을 크게 받지 않는다. 노르웨이어를 잘 할 경우 아마 거의 차별을 안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르웨이에는 어린시절 동양에서 입양되어 온 사람들도 꽤 많아 아마 더더욱 그런것 같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참 웃긴것 같다. 내가 가본 얼마 안되는 나라 중 인종차별이 매우 심한 나라 중 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가본 나라 중 진짜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는 아마도 호주가 아니었나 싶다. 아주 공공연하게 원주민을 억압하는 호주 백인들... ㅎㄷㄷ) 아마도 ‘거기 가면 인종 차별 심한가요’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는 난민들이 살지 않는 백인 동네에 살겠다고 할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인종차별이라는 것 자체가 이런 이기적인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인종차별을 당할것은 걱정하면서 정작 훗날에는 자기 자신이 이민자를 차별하는 현상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흔한 현상이다. 그러니 우리는 ‘거기는 인종 차별이 심한가요’ 이런 질문을 해대기 전에 다시 한번 내 자신을 되돌아 봐야할 것 같다. 나는 과연 인종주의자가 아닌가.


여담으로 동료분의 아들은 하도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언젠가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얼마 전 기회가 되어 만나게 되었다. 성악에 재능이 뛰어나 지금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뛰어난 청소년 성악가로 선발되어 특수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차별속에서 억압받으며 자란것은 아닐까 하는 내 선입견과는 전혀 달리 영국식 억양으로 영어를 하며 (어떻게 노르웨이에서 나고 자란 친구가 영국 억양으로 영어를 하냐고 했더니 외국어에 타고난 소질이 있다고 한다 ㅎㅎㅎ) 유머러스한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영원한 사랑’에 대한 오페라속 노래를 부르는 그는 정말 멋지고 매력적인 청년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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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우리가 노르웨이에 온 첫 해, 동료분의 추천으로 농장에서 양고기를 직구하게 된 이후 해마다 같은 농장에서 양고기를 직구하고 있다. 농장이라고 하지만 상업적으로 하는 농장이 아니고 노르웨이식 취미농장이라 일년에 딱 한번 직판을 하고 살때는 한마리를 다 사야한다. 한마리라고 해봐야 이곳의 양고기는 노르웨이 서부 특산 야생양이어서 크기가 매우 작아 10킬로그램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직구라고 해도 엄청나게 싼것은 아니어서 슈퍼에서 파는 가격과 비슷하지만 이 농장의 양은 일년 내내 자연보존지역에서 자란 방사 야생양으로 슈퍼에서 파는 양고기와는 맛이 다르고 너무나 확실하게 유기농 고기여서 재미삼아 구매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지역의 농부들을 지지하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ㅎㅎ


이렇게 우리는 아는 사람을 통해 하는 직구에 재미를 붙였는데 하루는 회식을 하고 집에 늦게 왔더니 부엌이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이게 대체 뭐냐고 했더니 파파가 자신의 동료분이 자신의 처남이 사냥을 갔다가 사슴을 몇마리 잡아서 자신이 한마리를 샀는데 그중 반마리를 파파에게 팔았다는 것이다 ㅋㅋㅋ 양고기 10킬로그램을 직구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사슴을 20킬로나 샀다고 한다. 그런데 동료분이 친절하게도 집까지 가져다주신 것은 물론 부위별로 해체해서 보관하는 방법까지 시범을 보이고 가셨다고 한다.



이렇게 졸지에 다량의 고기가 냉동고에 쌓이는 바람에 우리는 사슴고기를 이용한 여러가지 레시피를 연구하게 되었다. 야생고기는 누린내가 많이 날 것 같지만 싱싱한 고기는 기름을 떼어내면 누린내가 거의 나지 않고 특유의 풍미가 매우 좋다. 스테이크도 몇번 해보고, 스튜를 만드는 부위로는 굴라쉬를 몇번 만들었고, 남은 잡부위로는 소세지를 만들어봤다. 예전에 친구집에서 사슴고기로 소세지를 한번 만들어본 적이 있어서 우리도 집에서 한번 해보고 싶어 고기 가는 기계를 사서 한번 해봤다. 파파가 욕심을 내느라 힘줄을 너무 많아 섞는 바람에 약간 질긴 부위가 있기도 했지만 이렇게 소세지를 만들어보니 너무 쉽고 맛있어서 앞으로는 아마도 슈퍼에서 소세지를 사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동료분들께 했더니 한분께서 나더러 킹크랩을 좋아하냐며 하시는 말씀이 자신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노르웨이 북부에서 킹크랩을 잡으시는데 일년에 한번씩 베르겐에 킹크랩을 보내주신다는게 아닌가. 한번 살때 10킬로그램 이상을 주문해야하는데 슈퍼에서 파는 것보다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파신다며 내가 관심이 있으면 자신이 내년에 주문할 때 내것도 주문을 해주신단다 ㅎㅎㅎ 그래서 내년에는 양고기, 사슴고기에 더불어 킹크랩까지 직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통해 많은 것이 이루어지는 진정한 노르웨이 스타일의 삶이다. 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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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인구가 적다보니 ‘마을’의 개념이 아직도 강한것 같다. 오슬로야 대도시이니 별로 그렇지 않겠지만 베르겐만해도 이웃사촌의 느낌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 같다.


이웃사촌의 개념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전통이 바로 ‘dugnad’라는 것이다. 공동체안에서 힘을 합쳐 해야하는 일이 있을 때 이것을 ‘공동체의 의무’라는 이름하에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흔한 것이면 노르웨이어를 배우는 교과서에도 종종 등장하곤한다. 예를들면 아파트 단지 내에 쌓인 낙엽을 치워야 한다던지 할때 dugnad라는 이름으로 한 날 함께 일을 하고 이날 안온 사람은 돈을 낸다던지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동체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이 좋은것 같은데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좋은 의미에서 시작된 것이기는 하지만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항상 dugnad라는 이름하게 하게 만들다보니 사람들이 싫어하는 단어가 되었다고 하더라. ㅎㅎ


노르웨이에 살며 정말 이웃이 좁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던 적은 바로 같은 동네에 사는 파파의 동료분 생일잔치에 갔을 때였다. 초대받아 온 여러 사람들중 어떤 무리는 학교때 친구들, 어떤 무리는 회사 동료들, 그리고 한 무리는 이웃들이었다. 회사 동료분들은 이미 아는 사람들인지라 그들과 어울리다가 우연히 이웃들 무리에 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소개를 하면서 우리도 사실 이동네에 산다고 했더니 그분들 말이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이 아랫길에 빨간 집이죠?’하는 것이었다. @_@ 우리는 한번도 얼굴도 본적이 없는분들이었는데 그분들은 우리를 이미 알고 있었고 알고보니 우리집 주위에 살고 계신분들이었던 것이다. 우리야 연고도 없는 외국인이니 기껏해야 우리 옆집 사람들이나 알고 지냈는데 주위의 다른 이웃들은 이미 우리에 대해 다 알고 있었던 것이 참 놀라웠다.


그러다가 작년 집을 사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예전에 살던 곳과 같은 동네이기는 하나 지금 사는 곳은 막다른 골목에 있는 곳이라 이곳은 정말 서로를 다 아는 그런 곳이더라. 더군다나 더스티를 산책시키다가 개가 있는 다른 이웃들과 함께 산책을 하게되는 경우도 있어 이웃들을 꽤 여러명 알게 되었다. 여름엔 이웃집 사람들과 바베큐 파티를 한적도 몇번 있고 심지어는 자신의 오두막에 우리를 초대한 분들도 둘이나 있다 (노르웨이 사람이 오라고 하면 진짜로 오라는 것이라고 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우체통 주변 나무 가지치기를 하라는 우체부의 통보가 있어 우리가 직접 나서서 봉사를 한적도 있다.


몇달전에는 옆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옆집이지만 잘 아는분이 아니어서 고민하다가 그분의 장례식에 갔는데 할아버지가 얼마나 놀라고 좋아하셨는지 모르겠다. 다른 이웃분들도 몇분 오셨는데 자신들이야 십수년동안 알고지내던 사이지만 우리는 이사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장례식에 왔다며 칭찬을 하셔서 우리도 진정한 이웃이 된듯하더라.


이렇게 이웃간에 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노르웨이이기는 하나 정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 이웃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누구는 누구와 사이가 안좋고 그런 이야기들도 듣게된다. ㅎㅎ 예를들면 우리 옆집 사람들은 우리 윗집에 사는 사람들과 인사도 안하는 사이인데 그 이유가 우리 윗집사람들의 차고 일부분이 우리 옆집 사람 땅에 지어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ㅋㅋㅋ 처음 이사온뒤 그것을 알게된 옆집 사람이 (직접 가서 왜 그렇냐고 물어봤으면 될것을) 시청에 민원을 넣었고 그것이 윗집 사람 귀에 들어가게 되서 그런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고 왜 자기 눈에 보이는 곳에 자기가 싫어하는 나무를 심냐 등등으로도 서로 욕을 하고 싸우고 그런다는 것이었다. ㅎㅎ 순박하고 착한 노르웨이 사람들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이웃들의 가십을 듣고있자하니 참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 다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대체 왜때문에...


하여간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고 이웃은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안되는 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ㅎㅎ 막역하지만 막연한 사이. 이웃사촌.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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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본적은 없으나 석사과정때 ‘일의 효율이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별로 할일도 없는데 집에 못가게 하는 문화...정말 이해가 안되는 문화다. 돈을 주는것도 아니면서 (나는 한국에서 석사과정 때에 학비를 면제 받았으나 월급을 받지는 못했다) 돈벌러 집에 일찍 좀 가겠다는 날이면 (7시에 연구실에서 나왔으니 일찍도 아니었다) ‘너한테는 과외가 연구보다 더 중요해?’라며 말도 안되는 핀잔을 주던 선배들은 연구실에 밤늦게까지 남아 컴퓨터로 한게임 맞고를 치고 스타크레프트를 하고 영화를 다운받아 봤다. 그 사이사이 실험도 조금 하고 연구도 조금 하고 집에 밤 늦게 돌아가면서는 늦게까지 연구실에서 뭔가를 했다는 기분에 뿌듯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그다지 효율적이었는지는 정말 모르겠다.


이런 이상한 문화속에서 거의 모든 한국의 직장인이 갈망하는 것은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닌가 싶다. 세상은 ‘일의 효율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데 대체 한국은 왜 아직도 이렇게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열심히’만을 가장 최고라고 생각하는지...일하지 않는 시간에 잘 쉬는 사람이 일도 더 열심히 하는데 말이다.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 특히 유럽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직장 생활일 것이다. 정말 저녁이 있는 삶이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있다!’. 저녁이 있는 삶도 있고 휴가도 매우 길며 눈치 보지 않아도 당당히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노르웨이의 법적 근로시간은 주당 40시간이다. 우리 회사 같이 복지가 매우 좋은 회사에 다니면 점심시간까지 30분 일하는 시간에 포함시켜서 근무시간이 주당 37.5시간이 된다.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들은 여덟시쯤 회사에 출근해서 세시반이나 네시쯤 집에 간다. 그시간에 집에 가서 애들 학교에서 핍업해오고 저녁을 다섯시반쯤 먹는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르겐 최대의 러시아워는 세시반에서 네시반이라고 했더니 그분께서 막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한국에서는 그 시간이 길에 가장 차가 없는 시간이라고 하시던데 ㅎㅎㅎ 베르겐은 진짜로 그렇다. 네시가 넘으면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외국인들이고 여섯시 넘어까지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휴가는 또 어떤가. 노르웨이의 법적 휴가일수는 25일이다. 나이가 많아지만 이게 더 많아져서 30일까지도 된다고 하더라. 노르웨이 사람들의 대부분은 일년동안 3주의 휴가를 여름에 몰아서 쓰고 나머지는 가을에 일주일, 크리스마스때 일주일 이런식으로 쓴다고 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3주 이상을 일을 떠나 쉬어야 진짜 쉴 수 있다고 한다. 머릿속에서 일 생각을 떨쳐버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2주라나. ㅎㅎㅎ


하여간 한국은 국민 대다수가 저녁 있는 삶과 가족과의 삶을 반납해 열심히 일만 한 결과 대단히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노르웨이나 다수의 다른 유럽 국가들이 경제 성장을 하지 않는가 하면 또 그것은 아닌 것이 미스터리이다. 노르웨이에 살아보니 근무시간이 짧은것과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었다.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맡은바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일찍 집에 가지만 일하러 와서는 엄청 열심히 일하는데 심지어는 누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을정도로 (?!? 그냥 인사를 하기 싫은 핑계는 아닌가 싶은데 그들은 이렇게 말을 하더라 ㅋㅋ) 열심히 일을 한다.


이건 노르웨이만 그런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 이렇다. 독일 같은 나라는 말할것도 없고 마냥 파업만 하는 것 같은 프랑스도 따지고 보면 매우 열심히 일하는 나라라고 한다. 프랑스 친구가 하는 말이 프랑스에 대해 가장 잘못 알려진것 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 사람들은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프랑스의 법적 근무시간은 32시간이 아니냐고 했더니 그렇기는 한데 프랑스에서 그렇게 적게 일하는 사람은 아마 하위 공무원정도 밖에 없을것이라며 오히려 나에게 모든 국민이 그렇게 적게 일해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하더라. 그런데 맞는 말인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봤을 때 별로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것 같은 유럽 남부지방 나라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그 나름대로 실업률도 매우 높고 대 국가적인 문제가 너무나 많지 않나. 그리고 그런 나라들도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열심히 일한다고 한다. 파파는 바르셀로나에 6개월간 장기 출장을 가서 살은적이 있는데 그들은 아침에 10시쯤 일하러 와서 두시에서 네시정도까지 점심시간 씨에스타를 가진 뒤 다시 돌아와서 거의 아홉시까지 일을 한다고 하더라. 그러니 스페인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늦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러니 씨에스타를 가진다고 해서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그 나름대로 다르게 일하는 방식이 있을 뿐.


사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렇게 짧은 근무시간동안 많은 일을 해내야 하기에 심적 부담이 매우 크다고 들었다. 내 주위에만 해도 지난 1년간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3개월씩 병가를 내는 사람들이 세명이나 있었고 이런식으로 번아웃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복지국가의 사람들이 왜??? 너무 궁금해서 노르웨이인 지인분들께 물어봤는데 노르웨이에서는 수평적인 사회구조 때문에 직원 관리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일의 양이 편중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을 하는 사람은 죽어라 일을 하고 일을 할줄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일을 잘해야하는지 피드백을 받지 못한채 일을 하지 않아 일을 하는 사람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것을 조절해줘야하는 관리자가 자기 할말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경우가 계속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정말 크게 공감했다. 우리 회사만 해도 복지가 좋고 구성원의 대부분이 박사학위가 있기에 나름 합리적인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올 봄에 성과 보고를 보니 성과의 80%를 직원 15% 남짓이 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직원의 20% 이상이 5년 이상 정말 아무 성과도 내지 않는 진정한 잉여직원이었다! 나는 이 결과를 보고 너무나 놀라웠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성과를 많이 내기 위해 잠을 설칠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국가에서 나는 왜 이따위로 살고있는 걸까 하며 반성을 했다. ㅠㅡㅠ 물론 나는 다른 직원들과 달리 성과가 좋기에 승진도 매우 빠르게 하고 3년만에 입사 연봉의 40%가 인상된 매우 특이한 직원중 하나이다. (나만 그런것은 아니고 이런 특이한 직원 몇명이 회사를 먹여살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ㅋㅋㅋ 매우 불안정한 구조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노르웨이는 열심히 하면 성과가 많이 나오는 그런 기회의 나라였기에 열심히 일하고 그만큼 성과를 많이 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열심히 한것을 거저 먹고사는 잉여직원이 저렇게 많을줄이야. 그리고 더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런 결과를 보고 다들 ‘그래 이제부터라도 다같이 열심히 해보자!’ 이렇게 반성을 한게 아니고 많은 직원들이 오히려 ‘저런 결과물은 노르웨이의 정신에 반대되는 것’이라며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문화적 차이가 정~말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ㅎㅎㅎ


또 한가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다면 연봉이 올랐으나 스트레스 받으며 열심히 일한만큼 그리 연봉이 많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을 대충 살지 못하는 한국 사람의 비애인것 같다. 그냥 매사에 대충대충 일하는 성격이었으면 대충 일하고 연봉도 중간정도 받아도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한국 사람으로 태어나서 매사에 치열하게 자란 나같은 여자는 그냥 그게 안되는 거였다. ㅎㅎㅎ (그냥 다 내탓이야 ㅠㅡㅠ)


하여간 사회라는 곳은 어디에나 이런 여러가지 이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이 있는 삶을 찾아 노르웨이에 와서도 쉬는 법을 배운적이 없는 한국여자는 스트레스 받으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여지껏 한번도 3주짜리 휴가를 가본적이 없는데 올 겨울에는 드디어 한번 가보려고 한다. 그땐 아예 컴퓨터를 가져가지 않아야 하나...쉬는것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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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 와~~자세한 답글 감사합니다. 계획이 굉장히 치밀하네요. 그래도 이런식으로 계속 글을 쓰다보면 습관이 되어서 쉬는것도 잘 될것 같아요 ^_^

어렸을적 외국에서 살다오신 친척분께서 유럽에서는 봉급의 절반정도를 세금으로 내야한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 어찌나 충격적이었던지 유럽에서 절대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난다. ㅎㅎㅎ 물론 그때는 세금이란게 뭔지 잘 모르는 어린 나이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기는 한데 나는 한국에서 직장을 다녀본적이 없는지라 한국의 소득세가 어떻게 되는지는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복지국가인 노르웨이는 당연히 세금을 꽤 많이 낸다. 노르웨이의 소득세가 어느정도인고 하니 노르웨이에서 평균적인 소득을 얻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35% 정도의 세금을 낸다. 여기에서 2017년 기준으로 연봉이 580,650 NOK 이상이 되면 9%를 더 내고 (44%), 연봉이 934,050 NOK 이상이 되면 3%를 더 내서 47%를 내게 되어있으니 세금이 연봉의 절반 이상인 경우는 없는가보다. 사실 내 주위에 연봉이 580,650 NOK 넘는 사람은 몇 있어 그정도 연봉을 받으면 세금을 44% 낸다는 것은 직접 들은적이 있는데 934,050 NOK 이상인 사람은 본적이 없는지라 진짜로 세금이 47%인지 그보다 더 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베르겐 평균 연봉은 475,000 NOK 정도라고 하며 그정도 받으면 한사람 꽤 넉넉하게 살 수 있는지라 누진세가 적용되는 580,650 NOK 이하의 연봉을 받아도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다.


하여간 노르웨이에서는 소득세를 많이 내는 것은 사실인데 여기에서 살다보니 그 세금이 정말 많은지는 딱히 잘 모르겠다. 노르웨이의 소득세를 자세히 살펴 보면 이중 진짜 세금은 사실 26%가 조금 넘고 나머지는 국민건강의료보험이다. 그리고 이 세금 안에 국민 연금도 포함되어있다. 8.5%정도가 국민건강의료보험인지라 의료보험이 공짜라고 말하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말은 그들이 세금제도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거짓말이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노르웨이의 의료보험은 공짜가 아니며 이렇게 따지면 싸지도 않다. ㅎㅎㅎ 하지만 비싼것도 아니어서 파파의 말에 의하면 독일은 국민건강보험이 세금의 15%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 연금과 의료보험이 포함 된 세금이 총 35%라고 말하면 다들 ‘어? 세금 얼마 안되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미국에 살적 냈던 세금을 생각해보면 미국은 의료보험이 상대적으로 매우 비싼지라 이런 자잘한 연금과 보험 등등을 합치면 세금과 함께 연봉에서 나가는 돈이 30% 정도 되었던 것 같다. 한국 분들도 이런게 다 포함되어있는 세금이라면 35%가 높은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던데 아마도 다들 노르웨이의 세금이 높다고만 생각했지 세금에 이러저러한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노르웨이에서 몇년 살고나니 세금을 많이 내도 별로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낸 세금으로 모든 국민에게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학생들에게 교육이 무료이고 (노르웨이는 대학교육이 무료이다.) 사회적 빈민층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누군가는 ‘나는 아파서 병원에 가는 일이 일년에 한번도 되지 않으며 아이가 없으니 남의 자식들 대학 교육이 무상인 것이 왜 내 세금에서 나가야하고 또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쓸데 없이 난민들에게 돈을 주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무상으로 대학교육이 제공되며 은퇴후에는 국민연금이 꼬박꼬박 잘 나와서 노후 걱정을 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면 십중팔구는 다들 그런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렇게 함으로 인해 당신 세금이 10% 더 높아진다면 괜찮겠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싫다고 한다는 것이다.


...다 같이 조금씩 더 내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싫은것인가...?!?!? 나는 노르웨이에서 이런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세금을 조금씩 더 내고 서로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 싫다는 사람들이 참 이해가 안간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냥 나 하나만 잘살면 되겠거니 그렇게들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국민 모두가 조금씩 나누어 모두가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그에 따른 장점이 내 세금으로 내는 돈보다 훨씬 많다. 가난한 사람이 사라진 사회에는 범죄도 매우 적어진다. 내가 먹고 살만한데 왜 궂이 힘들여 다른 사람의 것을 뺏고 괴롭히겠는가. 노르웨이의 범죄율이 낮은 이유는 이런것 말고도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노르웨이에 살면서 밤길을 걸어가다가 뒤에 어느 색깔의 어느 크기의 사람이 따라와도 무섭지 않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걱정 하나를 덜어낸 노르웨이 사람들은 당연히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것이 아니겠나. 하지만 이런것들이 내가 조금 더 낸 세금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나의 비약적 사고인지는 몰라도 연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노르웨이가 이렇게 될 수 있는 이유는 세금 제도가 매우 투명하게 되어 있으며 탈세를 매우 큰 범죄로 생각하는 사회적인 구조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르웨이는 대부분의 국민 세금이 국민을 위해 쓰이고 있으며 이런것들이 매우 투명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국민의식 자체가 ‘우리 모두는 공평하게 세금을 내고 있으며 내가 낸 세금은 결국은 나를 위해 쓰이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노르웨이의 소득 누진세를 보면서 노르웨이 역시 돈을 진짜 많이 버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 프랑스 영화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 때문에 만천하에 공개된 프랑스의 소득누진세는 연봉이 백만유로가 넘으면 그 이상의 돈에는 99%의 세금이 붙는다지 않나. 좀 심하다 싶기는 한데 그 많은 돈이 정말 다 필요하기는 할까 싶기도 하고 또 제 아무리 요트가 다섯척이고 별장이 전세계 여섯곳에 있은들 인생은 다들 공평하게 24시간 365일로 그 많은 것들을 다 소유해도 그것을 쓸수 있는 시간은 똑같이 정해져 있지 않나. ㅎㅎㅎ 물론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벌은 돈의 대부분이 게으르고 의욕 없는 사람들을 먹여살리는데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 배가 아프기도 하겠지만 사회라는 것이 나 혼자 담쌓고 산다고 잘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는가. 내가 아무리 잘살아도 내가 사는 곳이 범죄가 너무 심해서 담을 높게 쌓고 살아야만 하며 밖에 나갈때엔 경호원을 동원해야한다면 그건 정말 행복한 삶일까.


그러니 돈을 더 많이 벌수록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기회가 높아지는 그런 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인지...재벌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 정말 국가적 기여를 장려하는 것인지...한번 생각해볼만 한 것 같다. 노르웨이에 몇년 살다보니 그런지 아니면 소득격차가 너무나 심해져버린 미국같은 나라에 살다가 노르웨이로 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부의 분배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된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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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의 세금제도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능력이 탁월한 사람조차 고립된 사회에서 혼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북유럽 뿐 아니라 독일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구요...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요즘 생겨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경제성장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에 따른 부의 분배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요.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얼마  노르웨이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덴마크인 동료 한명과 오스트리아인 동료 한명과 차를 타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는데 오스트리아에서  동료가 갑자기  세상에 맙소사!’ 이러면서 소리를 치는것이다. 그가 소리치며 바라본 곳에는  여자가 자기 앞마당에서 노르웨이 국기모양으로  나이트가운 같은 것을 입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대체 저게  그렇게 이상한거냐고 했더니 오스트리아인 친구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오스트리아 국기 문양이 덕지덕지 붙은 저런 옷을 입고있는건 정말 말도 안되게 이상한 일이에요라고 하더라. 그랬더니 옆에 있던 덴마크인 동료도 자기나라에서는 저런걸 입고있는건 이상하게 생각할거라고 했다. 나는 노르웨이에 살은지 2 반정도가 되었지만 이런걸 너무나 많이 봐와서 저게 이상한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노르웨이 사람들의 국기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예전 노르웨이 선생님 말에 의하면 노르웨이 사람들이 여름에 시골 오두막집에 휴가를 가면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바로 국기를 다는 것이라고  정도다. ㅎㅎㅎ



노르웨이에 살면서 느낀점은 사람들은 나라 사랑이 정말 굉장하다는 . 누구 말에 의하면 하도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고 한다. 이렇게 옷에 자기나라 국기를 마구잡이로 붙여놓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임은 물론이고 정말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노르웨이의 것이 세계 최고라고 항상 이야기들을 하고 다닌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믿는  같다.

 

 예를 들자면 노르웨이에는 Kvikk Lunsj라는 초콜렛이 있다. 와플 비스켓에 초콜렛을 입힌 제품으로 맛도 모양도 킷켓과 정말 거의 똑같다. 그런데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아마 100명중 100 모두 Kvikk Lunsj 당연히 훨씬 맛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렇게 항상 자국 제품을 선호하다보니 매우 많은 제품을 비슷한 노르웨이 제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심지어는 몇년  크리스마스때가  되어 버터 대란이 일어났는데 사람들이 싫어할까봐서 스웨덴에서 버터를 수입해다가 스웨덴 회사의 포장지를 벗기고 거기에 노르웨이 회사의 포장지를 입혀서 팔았다고 한다. 스스로 자국의 제품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비싼돈을 주고라도  노르웨이산을 먹고 마시고 쓴다는 것은  멋진  같다.



하지만 이렇기 때문에 노르웨이 사람이 노르웨이의 ㅇㅇㅇ는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라고 말하면 그냥 매우매우매우 주관적인 의견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얼마전에는 누군가가 자기는 여러나라를 가봤지만  항상 모두들 노르웨이의 자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하던데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나오는 말인것 같다. 나는  말을 듣고 피식 웃었는데  역시 약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의료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자기네들은 세계최고의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심이 대단한데 나는 항상 이사람들 한국 한번 가봤으면 하고 생각한다. ㅎㅎㅎ 노르웨이에 비하나 미국에 비하나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정말 세계 최고이다. 파파 역시 독일의 의료시스템은 노르웨이보다 약간  비싸지만 질은 사실 노르웨이보다 훨씬 좋다고 하고 덴마크 친구들 역시 그들의 의료시스템이 노르웨이보다 훨씬 좋다고 하니 대체 노르웨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계최고의 기준은 어딘지  알수가 없다.

 

이렇게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노르웨이 사람들이기 때문에 노르웨이에서 적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노르웨이 사람들 앞에서 노르웨이에 대해 이것저것 불평을 하는 것이다. 노르웨이 사람들 앞에서 노르웨이 불평을 하면 그들은 입이 조개처럼  닫히면서 얼굴에 너랑은 이제  안할래 이렇게 써져있는  같다. ㅎㅎㅎ 이것은 많은 독일인들이 노르웨이에 와서 범하는 가장 보편적인 실수인것 같더라.

 

 신기한 것이 독일사람들은 자국에 대해 너무나 심하게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독일이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 점령당하고 2차대전에서 패배한후 생겨난 습관이라고 한다. 그런데 독일사람들은 항상 자기 나라를 비판하는데 익숙해져있다보니 남의 나라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파파의 말에 의하면 요즘은 이게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독일인들은 전쟁 이후 민족주의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습관이 생겨서 독일에서는 월드컵이나 유로컵 축구를 하는 날이 아니면 일반인의 집에 독일 국기를 걸어놓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독일 사람들의 특징은 항상 자기 나라가 모든면에서 최악이라고 불평을 해대는 것인데 듣다보면 이게 진짜 자기네 나라 이야기 하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매우 비판적이다. 그래도 요목조목 따져보면 그래도 독일은 정말 살기 좋은 나라 중의 하나인데다가 그래서 다들 이민자들은 독일에 못가 안달인데도 독일 사람들은 독일을 떠나지 못해 안달인  처럼 이야기를 해대니  우습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외국인이 덩달아 독일 흉을 보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더니 독일 친구들이 하는 말이 아마도 다들 수긍하며 같이 흉을 볼것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무리 맨날 폭스바겐 욕해대지만 그래도 결국엔 차는 독일제를 살것이며 가전제품 역시 독일제와  모르는 제품을  놓고 고민할 경우엔 거의 대부분 독일제를 구입하게  것이다.

 

하여간 이렇게 나라 사랑이 심한 노르웨이에서도 노르웨이 흉을 보는 것이 허용되는 것이 몇가지 있다. 예를 들자면 오슬로에 가서 베르겐에  너무 많이 오고 날씨 구리다고 흉보는 것과 베르겐에 와서 오슬로 사람들 너무  없다고 흉보는 것이다. ㅎㅎㅎ 인구도 겨우 500 정도 되는 나라에서도 이렇게 지역감정을 내세우며 자기들이  잘났다고 그러는 것이 우습지만 말이다. 이런건 어딜가나 있는건가보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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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사람과 친구가 되면 새벽 세시에 전화를 걸어 일이 생겼으니 도와달라고 해도 당장 달려나와 도와준다고 한다...친구가 될수만 있다면 ㅎㅎㅎ

 

노르웨이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노르웨이의 생활중에서 가장 힘든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중 한가지로 반드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사회에 동화되는 것이. 그중에서도 노르웨이에서 노르웨이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노르웨이에 사는 외국인들끼리 항상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노르웨이인 친구 있냐?’이다. 물론 노르웨이에 사는 외국인들중에도 노르웨이인 친구들이 많고 노르웨이에 동화되서  살고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이게  어렵다.  경우 노르웨이인 배우자나 파트너가 있는 사람들은 예외의 경우라고 해야한다.  남편이 노르웨이 사람이었다면 남편이 아는 사람, 남편 친구들, 남편의 친척들이  내가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그게 내가 직접 만든 친구는 아니지 않나.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고등학교나 대학을 다닌 경우라면  조금 친구 사귀기가 쉬운  같다. 학생때야 다들 어울려 몰려 다니다보면 친구 사귀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친구 사귀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르웨이에서 유독 친구 사귀기가 힘든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로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좀처럼 떠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우리 집주인은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평생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몇집 건너에 있는 집에서 태어나서 두세집 건너에 있는 집에서 자라고 결혼을 해서는 같은 동네에 있는 집을 사서 평생 거기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는 이런 일이 정말 너무나 비일비재하다. 파파가 다니는 회사는 본사가 스타방어에 있는데 스타방어로 이사를 가지 않겠다는 베르겐 직원들 때문에 베르겐에 지사를 열었다고 한다. 직원이 200여명 있는 회사에서 30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자기 동네를 떠나기 싫다고 지사를  정도이니 노르웨이 사람들이 얼마나 자기 고향을 떠나지 않는가를    있다. 이렇게 자기가 자란 곳을 떠나지 않고 사는 노르웨이 사람들인지라 보통의 노르웨이 사람은 자기가 유치원때부터 친구였던 사람들과 계속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람의 인생에서 물리적으로 친구관계를 유지할  있는 친구의 숫자는 열다섯명까지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이게 최과된 노르웨이 사람들은 정말이지 새로운 친구를 사귈 필요성도 시간도 여유도 없는 것이다. 이사를 많이 다니는 사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쉬운데 미국에서는 정말이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나 쉽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친구를 사귀는 대신 쉽게 연락이 끊기지 않나. 그러니 이것도 저것도  장단점이 있는  같다. 이렇게 유치원때부터 알던 친구들이니 친구가 새벽 세시에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 야산에  묻어야하는데 도와달라고 해도 군말없이 도와주는게 아니겠나. ㅎㅎㅎ 그러니 노르웨이 사람들이 자기들과 친구가 되면 평생 친구가 된다는 말은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같다. 다만  과정이 외국인인 우리들에게는 엄청나게 힘든 일일뿐.

 

하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이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들이 하는 대답은 따로 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매우 가정 중심적인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은 아침에 아이들은 학교에 데려다주고 일하러 갔다가 세네시가 되면 아이들을 학교에서 픽업해서 집에 돌아간다. 그러면  이후에는 집에서 거의 시간을 보내고 그날 하루 일과가 끝난다. 게다가 대부분 아이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셋 기본으로 있다보니 아이들 돌보고 아이들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정말 시간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원래 있던 친구들도 만나기가 너무나 힘든데 새로운 친구를 만날 여력은 정말이지 없다는 것이다.  말도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학생때엔 친구 사귀기가 조금  쉽고 우리같은 외국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말이라도 붙여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이 매우 많으신 우리 부모님 세대의 분들이다.

 

이건 노르웨이가 문화적으로 접근하기 힘들어서 그런것도 우리가 노르웨이 말을  못해서 그런것도 아닌것 같다. 주위에 보면 같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인 덴마크 사람들도 스웨덴 사람들도 다들 이런 말을 해대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르웨이는 카페문화가 발달해있지 않아 더더욱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집에 가기 전에 카페에 들러 맥주 한잔, 와인 한잔을 하며 여유롭게 친구나 동료들과 한두시간 어울리다가 집에 들어가는 카페 문화가 있는데 노르웨이는 유독 외식하는 것이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친구를 만나도 집에 초대를 하지 나가서 어울리는 경우가 다른 문화보다 드물다는 것이 친구들이 하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노르웨이에서는 외국인들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는  같기도 하다. 노르웨이인 친구 사귀기가 힘들뿐이지 다른 외국인들 친구 사귀기는 그리 어렵지 않고 파파도 나도 동료들끼리 자주 어울리는 그런 회사에 다니다보니 노르웨이 사람들도 외국사람들도 함께 어울리고 친구가  기회가 적지 않다.

 

노르웨이에  이후 우리 나이에 친구라는게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를 어렸을적부터 아는 사람이 친구인가? 내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있는 사람이 친구인가? 내가 바보같은 모습을 보여도 나를 멀리하지 않는 사람이 친구인가? 내가 부담없이 뭔가 부탁을   있는 사람이 친구인가? 아니면 정기적으로 만나서 수다를 떨수 있는 사람이 친구인가? 그렇다면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친구이고 있는가? 나는 이런 친구를 얻고자 하고 있으면서 정작 내가 이런 친구가 되려고 노력을 하고는 있는가? 이런 여러 생각을 하다보니 참 많은 반성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ㅎㅎ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친구를 사귀는 것은 점점 힘들어진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나라에 가서 살게되면 친구 사귀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자신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하고  뭔가를 얻을  있는 관계만을 가지겠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어딜 가던 친구가 생기는게 아닐까. 그게  노르웨이인 친구가 아니더라도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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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산하나 건너, 피요르드하나 건너, 방언도 많이 다르고  지방 특색도 많이 다르다. 그렇다고 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노르웨이 사람들이고 노르웨이 문화인데 자기들은 엄청 다르다고 다들 발끈들 하더라. ㅎㅎㅎ

 

베르겐이 있는 서부지방은 오슬로가 있는 동부지방에 비해 특히나 문화가 독특하다고들 한다. 그중 특이한 음식문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스말라후베(Smalahove)라고 불리는 양머리 요리이다.

 

스말라후베는 양의 머리를 반으로 잘라 소금에 절여 훈제를   처마밑에 걸어 말린 것을 물에 하루이틀 불려 삶거나 그릴에 구운 요리이다.  특이한 음식은 평소때 아무때나 먹는 그런 음식은 아니다. 주로 늦가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주로 먹는 음식인데 특이한 것은 노르웨이 사람들은 연말에 최상의 음식을 먹지 않고 평소때 버릴만한 그런 부위의 고기를 크리스마스때 먹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그래왔던 것이 전통이 되어 지금은 풍요롭게 사는 그들이지만 가난하던 시절을 잊지 않고 현재의 부유함을 감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이런 모습들이 나온다. 


스말라후베는 노르웨이 사람들도 서부지방 사람들이 아니면 접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른지방에서도 양머리를 먹는  같기는 한데 서부지방처럼 말렸다가 불렸다가 삶았다가 구웠다가 하는 그런 복잡한 것은 안먹는 모양이다. 아니면 목소리  서부지방 사람들이 괜히 자기네들 것이라고 우기며 동부쪽에선 이런 진귀한 것은 안먹는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딘가에서 들은바에 의하면 베르겐 근교 Voss라는 곳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다른 서부지방 사람들 (특히나 베르겐 사람들) 말이 서부에서 다들 먹는 것인데 보스 사람들이 특히나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것이라고 하더라.  우스운 서부지방 사람들의 지방색이란... ㅎㅎㅎ 정말로 늦가을 베르겐 정육점엔 양머리가 빼곡히 천장에 매달려있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곤 한다. 그만큼 많이들 사간다는 뜻일거다.

 

나는 작년 동료들을 따라 베르겐 대학 지구물리학과에서 열리는 양머리 파티에 참석했다. 동료들이 초대해줘서 가게  것인데 이학과 사람들은 거의 30여년간 양머리 파티를 열고 있다고 한다.  전통이 학부생들이 주가되어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하며  학과에 다니는 학부생들, 대학원생들, 졸업생들, 교수님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한다고 한다. 작년 내가 참석했을 때엔 참가자가 거의 100명정도 되었는데 파티가 거의 네시간정도 계속되었다. 아니...내가 네시간만에 일이 있어 집에 가야 했기에 모르는데  이후 몇시간이나 계속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양머리 파티는 Smalahovefest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양머리를 먹는 파티가 특별한 파티가 되었는가 하면  양머리 요리를 먹는데는 정해진 순서가 있기 때문이다. 양머리만을 먹는 것은 아니고 양머리과 함께 으깬 콜라비, 삶은감자, 소세지 같은 것이 반찬으로 나온다. 파티는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주로 여러가지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가사들이 양머리를 어떻게 먹는지를 설명해주고  이후에는 양머리를 함께 먹은 전우애를 찬양하는 그런 내용들이 있다. ㅋㅋㅋ 내가 갔던 파티에는 A4용지 다섯장정도 빼곡히 메운 노래가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양머리는 순서를 따라 먹지 않으면 맛이 없고 생김새가 매우 그로테스크하여 입맛이 떨어질수도 있기 때문에 파티를 열어 노래를 부르며 먹는 방법을 배우고  같이 먹는 것이라고 한다. 실재로 파티에 참석한 학생들 중에는 다른지방에서 와서 그런지 양머리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도  많더라.


  

어떤 사람 말에 의하면 순서대로 먹으면 엄청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엄청 맛있는 그런 음식은 아니고 그렇다고  그렇게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맛이 있기는 있으나 진짜 엄청 맛이 있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신기함과 분위기와 즐거움이 가미된 맛이라고 하는게 맞다. 아마도 어릴적부터 이걸 먹으며 자라왔다면 스말라후베를 먹는다는 것이 연말의 들뜬 분위기를 연상하게 하기 때문에 이게 엄청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매우 즐거운 파티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에 오느라 가지 못했는데 그런 나를 위해 동료들이 사진을 보내주었다.

 


내가 참석했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파파가 출장중이어서 함께 가지 못했는데 나는 매우 운좋게도 수년전 지구물리학과 학회장을 지냈다는 남자들  옆에 앉게 되어 스말라후베 개인교습을 받을  있었다.

 

스말라후베는 먼저 눈알을 먹고, 그다음 코와 귀를 먹고, 얼굴 껍질을 먹고, 뺨쪽 안에 있는 살을 먹고나면 남는 것은 . 마지막으로 혀를 먹는다. 그리고 중간중간 노르웨이산 독주인 아쿠아빗을 홀짝홀짝 들이켜주면 된다.  옆에 앉은 남자가 나한테  가르쳐주겠다며 자기를 따라하라더니 가장 먼저 포크를 눈에  찌르더니 눈알을 ~ 하고 뽑아내 (정말 만화같이 그런 소리가 나더라 ㅎㅎㅎ) 그걸 잘라 먹는게 아닌가 ㅋㅋㅋ 나는  남자가 나를 놀리려고 이러는건지 진짜 이게 먹는게 맞는건지 그가 눈알을  먹을때까지 지켜본  나도 눈알을 먹기 시작했다. 말로만 하니 완전 무슨 인디아나존스 영화의 한장면 같지만 실재로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 ㅎㅎㅎ



다 먹고나면 이런 모습이 된다.


사실 이중 한명은  부위를 먹을 때마다 이게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하는 바람에 대체 어디가 가장 맛있는 부위인지 객관적으로 알수가 없었으나 (아마도 양머리를 먹으며 계속 들이키는 아쿠아빗에 취해 나중엔  먹어도 가장 맛있는 부위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양머리 파티를 마치고 나면 남는 부위는 눈안에 있는 검은 눈동자부분과 뼈와 이빨밖에 없다. 내가 뇌도 먹는거냐고  흥분해서 물어봤더니 뇌는 원래 안먹는 부위라서 말리기 전에 버린다고 한다. ~ 아무리 그래도 뇌를 먹고 좀비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ㅋㅋㅋ

 

나는 용감한 한국사람 답게 모든 부위를  먹어치워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해삼, 먹게, 개불, 산낙지도 먹는 부산여자가 못먹는게 어디 있으랴 ㅎㅎㅎ 양머리따위...야심차게 먹어주었다. ㅋㅋㅋ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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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르웨이의 특별한 음식이네요, 양머리를 먹는 것은 처음봐요.
    마지막 사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_@
    맛이 어떤 고기랑 비슷하나요? 족발 같나요?

  2. ㅎㅎ
    고기 맛은 훈제된 어린 소고기같아요. 누린내는 거의 안나고요. 족발이랑은 조금 질감이 달라요. 쫄깃하기보단 오래 삶아 나오는거라 부드럽고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