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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18 [노르웨이생활] 베르겐 페스티벌 자원봉사 by Dusty Boots

같은 회사 동료중 스페인에서 온 젊은 여자가 있는데 그는 자원봉사의 여왕이다. 정말 어찌나 동해번쩍 서해번쩍 여기저기 자원봉사를 하는지 참 대단해보이더라. 어떻게 그렇게 자원봉사를 많이 하게 되었느냐고 했더니 처음에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했는데 자꾸 하다보니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좋아 계속 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이웃에서도 보니 베르겐에 여러가지 행사가 있거나 할 때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이 꽤 많아 나도 올해 초 새해 목표로 자원봉사를 두개정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하긴 생각해보니 우리도 그리그 피아노 콩쿠르때 자원봉사 차에서 참가자 호스트 페밀리를 했으니 자원봉사를 안해본것이 아니다.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베르겐에서 매년 열리는 예술페스티벌인 Festspilene(베르겐 페스티벌)라는 행사에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



베르겐 페스티벌은 5월 마지막주와 6월 첫째주 이렇게 2주일간 진행되는데 홈페이지에 자원봉사란이 있어 자세히 봤더니 매해 2월부터 자원봉사 신청을 받는다고 되어있더라. 꽤 큰 행사이다보니 여러가지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었는데 이중에서 나는 아티스트 컨택이라는 부분에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 나는 노르웨이어를 잘 못하는데 어떡하지라고 걱정을 했으나 자원봉사는 노르웨이어를 못해도 할 수 있고 아예 자원봉사자 오리엔테이션부터 거의 모든 것을 영어로 진행해서 참 고마웠다. 아티스트 컨택이라는 것이 뭐 엄청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페스티벌 참가 아티스트가 베르겐에 도착하면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만나서 인사를 하고 아티스트 배지와 공연 일정표등을 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금 도와주는 것이다.


베르겐 페스티벌이 열리는 2주 동안 나는 6팀의 아티스트를 만나 연습실로 에스코트 해주기도 하고 네일샵에 따라가주기도 하고 짐을 들어주기도 하고 택시를 잡아주기도 했다. 별것 아니었는데 이런 별것 아닌 일을 조금 하고 받는 자원봉사자 혜택은 엄청나서 거의 모든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고 마지막 날에는 자원봉사자들만을 위한 파티도 매우 성대하게 따로 해줬다. 내가 만난 아티스트들 중 매우 재미났던 사람은 Eivør라는 이상한 이름의 가수였는데 무대에서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는 가수였지만 현실에서는 엄청나게 푼수같은 언니여서 재미있었다. 둘이서 네일샵을 찾아 헤메느라 어찌나 우스웠는지 ㅎㅎㅎ 한 자원봉사자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경과 함께 플뢰옌에 갔다가 커피도 마셨다고 자랑을 하던데 정작 그는 안드라스 쉬프가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더라는... ㅠㅡㅠ 나도...나도 안드라스 쉬프 만나고 싶었는데...나는...나는 팬인데...ㅎㅎㅎ


하지만 안타깝게도 5월 말 6월 초가 나에게는 일 때문에 너무나 바쁜 때여서 페스티벌을 많이 즐기지 못했고 자원봉사도 생각보다 열심히 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원봉사를 하다가 일을 열심히 해서 그 다음해에는 직원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더라. 또 자원봉사에서 만난 인맥을 통해 알바나 직장을 구하게 되는 경우도 여러번 들어봤다. 그러니 한번 해볼만 한 것 같다. 게다가 베르겐은 매우 작은 도시인지라 (하지만 작은 도시인데 비해 이런 행사를 하면 꽤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오게 되는...) 이런 자원봉사를 하면서 유명인을 만나게 되는 일이 드물지 않아 재미나다. 이번에 나는 아티스트들만 만나고 자원봉사를 하며 다른 사람들을 많이 못만난 것이 좀 아쉽다.


노르웨이에 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라면 이런식으로 관심있는 분야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경험을 쌓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꼭 뭔가 얻으려고 한다기 보다는 시간이 된다면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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