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챙겨보는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에 친구의 공식이라는 에피소드가 올라왔다. 참 너무나 많이 공감가는 내용이었는데 그만큼 누구나 어른되어 친구 만들기란 힘든 과제인 것 같다.


에피소드가 궁금하신분은 여기로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54200


나는 원래부터가 사람을 많이 가리는 타입이라 친구가 많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서른 중반에 노르웨이로 이사를 오는 바람에 인간관계가 더더욱 좁아졌다. 친구란 무엇일까에 대해 별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작년 몇가지 충격적인 일이 있어 다시 한번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그럴만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말이다.


우리에게는 종종 만나던 동료 커플이 있었다. 함께 저녁을 해먹기도하고, 공연을 보러간적도 있고, 한학기 취미 유화 수업을 들은적도 있고, 등산을 간적도 있고, 낚시를 간적도 있으며, 몇박몇일로 스키를 타러간적도 있다. 그들은 결혼을 안하고 동거중이었는데 조만간 결혼식을 하려고 하니 꼭 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쯤되면 꽤 친한 친구들이 아닌가 싶었는데 작년 언젠가 안만난지 좀 된것 같아 파파에게 ㅇㅇ씨는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더니 파파가 하는 말이 ‘아 맞다...나도 다른 동료분한테 들은 이야긴데 그사람 고향에 결혼하러 갔대. 그리고 임신 4개월이라고 했대.’ 파파는 별로 아무렇지 않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깜짝 놀랐다. ? 그사람들 우리랑 친구 아니었나? 아무리 그래도 살짝 이메일 한줄이라도 보내주는게 그렇게 어려웠나 싶던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SNS에 소식을 올리긴 올렸다고들 하더라. 그런데 참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갔다 와서라도 ‘급하게 갔다오느라 연락못해 미안하다.’ 정도의 말이라도 해줄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나 하는건 그저 내 착각이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뭔가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면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런일이 있은 뒤 애써 어색해지지 않으려고 집에 저녁식사 초대까지 했는데도 그 저녁식사 이후로 나는 그들의 소식을 직접 들을 수 없었다. 지금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냥 애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또 그렇더라. 종종 만나던 사람들이 대거 작년에 아이를 낳게 된 것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무리에 끼지 못하고...이렇게 원래 좁던 나의 인간관계는 더더욱 좁아져버렸다.


하여간 이런 몇몇 에피소드로 인하여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인데...이런 고충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더니 아이가 생겼다고해서 사이가 멀어졌다면 그들은 원래 친구가 아니었던게 아니냐는 말들을 하더라. 파파 역시 그런말을 하던데 ‘당신은 그사람들을 친구라고 생각했던거야? 나한테는 그냥 지인이었는데...’ 이런 말을 듣고나니 조금 더 슬퍼졌다. 대체 친구와 지인의 경계는 어디인가 말이다.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웹툰의 에피소드에서 매우 공감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친구의 공식.



세상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중 이 세가지를 충족해주는 친구가 살면서 몇 안된다는게 참 믿기 어렵다. 그나마 말 잘 통하고 성격 잘 맞는 베스트 프렌드 남편하나 있는게 다행중 다행인가 ㅎㅎㅎ


웹툰 에피소드에 나온대로 그냥 무던하게 한가지만 마음에 들어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라던지 오는사람 안막고 가는사람 안잡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텐데 ㅎㅎㅎ 아마도 내가 친구가 별로 없는 것은 내가 이런게 잘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이 안맞으면 별로 안만나고 싶고 누군가가 다가오면 설레고 떠나면 섭섭한...(이를테면 한번 만나고 ‘다음번엔 우리집에서 같이 떡볶이 해먹자고 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너무나 빨리 앞서가는 때문이 아닐까 ㅎㅎ) 그런데 나만 이런것이 아니고 그냥 남들도 다들 이런 마음이라고 누군가가 말해줬으면...

현대인에게 친구란 진정 상상속의 동물인가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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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때문에 핀마르크로 출장가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겨울에 핀마르크게 가게 되었다. 핀마르크중에서도 내가 가는 카라쇽(Karasjok)이라는 곳은 노르웨이에서 연최고기온과 연최저기온의 차가 가장 심한곳으로 알려져 있다. 최저와 최고기온의 차이가 거의 80도정도나 되는 곳으로 겨울에 춥기로 매우 유명하다고 하더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극의 겨울이 너무나 궁금했지만 추운것을 너무 싫어하는 나는 가기 전 심히 걱정이 되었다. 대체 뭘 준비해가야하나 ㅠㅡㅠ


온갖 양모내복, 오리털 잠바, 스키복 등등을 총동원해서 가게되고...그러나 결국엔 가서 북극 신발을 사야했다. 부츠계의 벤틀리 같은 부츠를 사게 되었다. 75%나 세일을 한다길래 봤는데 마침 딱 내 사이즈가 하나 있어 사게되었다. 세일을 해도 매우 비싼...아마 정가로 따지면 내가 가진 신발중 가장 비싼 신발이 아닐까 싶다. 정가가 한국돈으로 백만원이 넘는 신발이라니 ㅎㅎㅎ 그러나 눈밭에서 몇시간을 뒹굴어도 발이 전혀 추워지지 않는 신발이었다



엄청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스노우스쿠터를 빌렸더니 스쿠터복과 헬멧,신발 등등도 한꺼번에 다 빌릴수가 있어 추위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장에 나가서 스쿠터복을 입은채로 눈을 30분정도 팠더니 세상 더울수가 없었다. ㅎㅎㅎ 같이 간 학생은 영하 20도에 이렇게 더운적은 살다 처음이라며 한시간만에 반팔차림이 되어버리고...



한겨울 우리의 이동수단은 스노우스쿠터, 스키, 그리고 스노우슈즈였다. 그런데 난관에 부딛치고 말았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에 마침 사미족이 순록떼를 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핀마르크에서 땅의 주인은 순록떼를 모는 원주민 사미족이다. 원래는 모든 땅이 국가 소유의 공공지이나 사미족이 필요로 하면 우선권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순록떼가 있는 곳에는 사미족만이 스노우스쿠터를 몰고 갈 수 있다고 하더라. 아니 저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 그냥 슬쩍 가면 안될까라고 생각했는데 자칫 잘못 걸렸다가는 사미족들에게 어떤 행패를 당할지 모른다고 ㅎㅎㅎ 뭐 이웃사촌들끼리 서로의 룰을 존중해가며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캠프에서 목적장소까지 약 한시간을 스노우스쿠터를 타고 달려야했다. 가디보니 황량하고 아름다운 눈의 언덕에 순록떼가 보인다. 이렇게 멋진 장관을 잠깐 내려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는데 순록을 방해하는 것은 사미족이 정말 싫어하는 행동이라는 말에 그러지도 못했다. (다행히 둘째날에 잠깐 멈춰야할 일이 있어서 잽싸게 한장 찍었다) 사진으로는 정말 다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다.



아니나 다를까 스쿠터를 세워야하는 곳에 도착하니 한 사미족 할아버지가 매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우리를 바라보고 계셨다. 다행히 같이 간 동료가 노르웨이어를 잘해서 대충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말씀드리고...그런데 그 할아버지는 이런곳까지 온 동양여자가 신기했는지 둘째날에는 선뜻 우리를 목적지까지 테워다주시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는 괜히 이 할아버지랑 친분을 좀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제가 순록 가죽에 관심이 좀 있는데 혹시 파는 사람을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하게된다. 그랬더니 ‘음...내가 하나 팔 수 있는데...’라시는게 아닌가. 물론 예상했던 답변이었지만 말이다. 심지어는 우리 캠프까지 배달을 해주시기까지 하셨다. 그래서 얼떨결에 순록 가죽을 하나 사게되고...ㅎㅎㅎ 이렇게 직접 순록떼를 모는 Lars라는 이름의 사미족 할아버지(순록을 거의 천마리정도 소유하고 계신다고 한다)에게 순록 가죽을 사게 되었다. 가죽을 만드는 사람에게 물건을 사면 훨씬 더 쌀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그 대신 엄청 귀여운 흰색 가죽을 가져다 주셨다. 밖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회갈색인데 핀마르크에 사셨다던 한 동료분 말씀에 따르면 흰색은 좀 특별한 것이라고 하더라. 순록중에서도 흰색은 신성한 녀석들이라고. 하여간 신성하다는 이 흰순록 가죽은 우리집 소파에서 북유럽 분위기를 내는데 사용되고 있다.



북극 겨울의 마지막은 역시 극지방 밤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오로라였다.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아 너무나 아름다운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나는 북극에 여러번 가봤지만 오로라를 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극에만 가면 항상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시간과 장소에 따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때가 정해져 있고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을지언정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자주 볼수는 없다고 한다. 마치 요정이 빛을 흩뿌리고 날아다니는 느낌이었다. 밖의 온도는 영하30도였지만 우리는 밖으로 나와 한참을 오로라를 구경했다.



이렇게 춥고 황량한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까 싶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또 이런 환경에 적응하며 잘 살고 있다. 이런곳도 이런곳만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만의 즐거움이 있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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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에 살다 노르웨이에 이사를 온지라 노르웨이에 온 첫해에 미국에서 쓰던 운전면허증을 노르웨이 운전면허증으로 바꿔야했다. 한국의 운전면허증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의 운전면허증도 도로주행 시험을 합격하면 노르웨이 운전면허증으로 바꿀 수 있다. 단 이 시험은 70분간 일대일로 감독관이 조수석에 탄채로 진행되며 한방에 합격하지 못하면 필기시험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다행히 한번에 합격을 하기는 했지만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연수도 여러번 받고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별것 아닌거로 무슨 호들갑이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내 주위에는 이 시험을 만만히 봤다가 떨어진 사람도 있었다!


하여간 노르웨이에서는 운전이라는 것을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가르치고 운전면허 시험을 매우 까다롭게 만들어 운전이 미숙하거나 법규를 잘 모르는 사람은 합격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 노르웨이 전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단 13명이라고 한다. 땅덩어리가 넓고 사람이 적으며 도로가 뻥뻥 뚤려있으니 당연한게 아니냐고 생각할런지도 모르겠지만 노르웨이에서 한번이라도 운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것이다. 땅이 아무리 넓은들 내가 달려야하는 도로는 항상 꼬불꼬불한 산길에 차가 한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그런 길에 맞은편에는 엄청 큰 트럭이 언제 달려올지 모르는 그런 곳이라는 것을. 게다가 사시사철 눈과비로 도로사정은 좋지 않고 산사태가 나 길을 달려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해에 13명이라는 결과는 정말 너무나 신선했다. 이 이야기를 시아버님께 했더니 당신께서 사시는 독일의 작은 마을 옆 고속도로에서 한해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만도 13명이 넘는다며 놀라시더라.


지인께 물어보니 노르웨이는 원래 이렇게 교통사고가 적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 법규를 크게 강화한뒤부터 교통사고 사망자가 현저히 줄었다고 하더라. 그중 한가지 매우 강력한 법규는 바로 무관용 알콜허용법 (zero tolerance alcohol and driving)일 것이다.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노르웨이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이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혈중알콜농도 허용기준이 0.01%라고는 하나 이는 우리나라의 0.05%보다 훨씬 낮은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이라고 한다. 기준이 정해져있기는 하나 안걸리면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아니고 (미국에서는 거의 그런 분위기)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을 엄청나게 큰 범죄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아예 무허용이라고들 하는 것 같다.


그 다음으로 큰 이유는 바로 운전 제한속도가 매우 낮게 설정되어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고속도로는 제한 속도가 80-90킬로미터이다. 마을에서는 50킬로미터이고 학교근처는 30인것으로 알고 있다. 북부 핀마르크에 가면 100인곳도 있지만 그런곳은 가도가도 차를 만나지 않는 그런 한적한 고속도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속도위반 역시 매우 큰 범죄로 여겨 특히나 학교근처에서 속도위반으로 걸리면 면허취소에 벌금에 감옥행인 경우도 있다고. 생각해보면 제한속도 30인곳에서 50으로 달리는 일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그런데 이러다가 걸리면 단박에 면허취소가 된다.


법규를 강화한 결과 사망사고가 줄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인것 같다. 어디든 빨리빨리 가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게 목숨과 바꾸면서까지 해야할 일인가라고 묻는다면 정말 아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교통법규가 궁금한 분은 여기로 https://www.vegvesen.no/en/home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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