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부터인가 무슨무슨 데이 이런것 챙기는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게 되었는데...미국에 살면서는 우라나라처럼 발렌타인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사귄지 100일, 이런 쓸데없는 것들에 휩쓸리지 않아도 되어서 정말 좋았다. 파파 역시 전형적인 이공계생으로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아무래도 유럽인이다보니 내 생일이라던지 기념일엔 꽃을 사온다던가 하는 것이 그냥 몸에 베어있는 사람인것 같다. 여튼 어느 날 내가 큰 프로젝트를 끝내고 퇴근을 하는데 파파가 오늘은 갈곳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그저 저녁식사겠거니 하고 갔더니 나중에 하는말...우리 오늘 사귄지 1년되었쟎아...이래서 감동했었다. 나도 잊었는데...ㅎㅎ


이것을 계기로 우리는 서프라이즈 데이트라는걸 하기로 했는데 뭔고하니 한달에 한번씩 각자 서로를 위한 깜짝 데이트를 계획하는 것이다. 취지는 한달에 한번씩 서로를 위해 뭔가를 해준다는 생각으로 이벤트를 해보자는것. 우린 뭐 그리 오래 사귀지도 않았지만 사귄지 오래된 사람들이 겪는 권태기를 겪지 말자는 것이다. 오랜 연인들은 만나면 맨날 영화보고 파스타먹고 맥주한잔하고 집에 가는 그런 데이트가 너무 지겹지 않은가. 그런걸 극복하기 위해 괜찮은 방법이다.


그 데이트란게 어떤것이던간에 규칙은 대강 이렇다.

1) 반드시 사전에 계획한 깜짝 데이트여야한다. 당일날 아차 이러고 대충 떼우기 없음.

2) 그게 어떤것이던간에 따라 나서야한다. 이러이런건 하기 싫어 이러기 없기.

3) 돈이 얼마 들던 상관이 없다. 공동 계좌에서 데이트비용 충당.

4) 엄청 대단한것이 아니어도 된다.

5) 일년에 세번까지 취소가 가능하다.

6) 상대방의 서프라이즈가 뭔지 알기위해 탐정놀이를 하지 않는다.

7) 결과가 어떻던간에 상대방의 노력을 칭찬해준다. 비판 금지.

지금까지 베를린에 간것 빼고는 뭔가 대단한걸 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이 얼마나 재미있어할까 이런걸 생각하며 데이트를 기획하고 상대방이 나를 위해 이런걸 신경써서 해줬구나 이런걸 감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 좋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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