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가 다시 돌아왔다.

 

해마다 봄이 되면 베르겐의 골목골목에는 북치는 소년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이 시끄럽다. 작년 4 우리는 스칸센이라는 동네에 살았는데 여기는 우리나라로 치면 한옥마을 같은 곳이다. 역사적인 곳으로 브뤼겐처럼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모두 흰집이고 역사적인 동네라서 색깔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고 한다. 반드시 흰색으로 칠해야한다고 . 스칸센은 옛날 소방서가 있었던 곳인데 플로이바넨 타는 곳에서 산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있다. 하여간 베르겐에 도착한 주말...아침 일찍 우리를 깨운 것이 있었는데 바로 북치는 소년들이다.


 

두구두둑, 두구두둑, 두구두 둑둑둑

 

대충 이런 리듬을 계속 반복해서 치는데 처음엔 전쟁이 났나 싶었다. ㅎㅎㅎ 그런데 이게 처음엔 주말에 아침 저녁으로만 이러더니 점점 매일매일 밤낮으로 치는 것이 아닌가 ㅋㅋㅋ

 

여름에 베르겐에 놀러와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플로이바넨 타는 윗쪽으로 시작해서 어시장까지 북치는 소년들의 행진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뷰에콥스(buekorps)라고 하는 베르겐의 전통이다. 뷰에콥스는 우리말로하면 궁단 (활쏘는 소년단이라고 해야하나) 이라고 하면 맞을텐데 아주 옛날 전쟁이 났을때 이를 알리고 함께 싸우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원래 노르웨이 전역에 있었는데 이젠 베르겐에만 전통이 크게 남아있고 다른곳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 남아서 이런걸 한다고 한다. 그런데 베르겐엔 이게 정말 아주 크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고 아주 어린 소년들부터 시작해서 나이드신분들까지 다들 하시며 최근엔 소녀단도 생겼다고 한다. ㅎㅎㅎ 아주 어린 소년들은 그냥 행진만 하지만 청소년정도 소년들부터 시작해서 북을 치기 시작하는데 간혹 스칸센 근처를 산책하다보면 어른들이 나서서 소년들 북치는 것을 훈련시키는 모습을 있다. 행진을 할때엔 다들 잘치는것 같이 보이지만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어설픈 놈들도 있고 귀엽더라 ㅎㅎㅎ

 

요즘은 전쟁에 참여를 하지 않으니 북치는 소년들이 내내 연습해서 하는 하일라이트는 바로 5 17 독립기념일에 하는 행진이다. 이땐 시내 한복판을 완전히 막아놓고 행진을 하는데 아무리 진짜총은 아니라지만 나무로만든 , , 이런걸 들고 몇시간이고 행진을 하는 꼬마들을 보면 대단하다 싶기도 하다. 아주 어린 애들은 여섯살 일곱살 이런애들부터 시작해서 고등학생까지 함께 행진을 하는데 이날을 위해서 주말 아침마다 밤마다 연습을 애들을 보면 기특하다 싶다.


 

독립기념일 쯤이 되면 이제 정말 북치는 소리가 지겨워지는데 이걸로 끝난게 아니다! 독립기념일 행진을 위해 연습을 했으면 뒤론 연습을 끝내야지 싶은데 그래도 계속 행진은 저녁마다 계속되며 (자세한 스케줄은 모르겠으나 플로이바넨 타는곳 입구에 가면 아주 시도때도 없이 있다) 이후에도 주말엔 어시장 근처에서 대대적으로 행진을 한다. 한날은 5 어느 주말에 어시장 길을 막아놓고 중장년층들까지 다들 단복을 갖춰입고 나와서 행진을 하던데 이날은 했는지 모르겠으나 그러고도 끝난것이 아니었다. ㅎㅎㅎ 그냥 여름 내내 시도때도없이 행진을 한다고 보면 된다.

 

신기한 것은 이녀석들 가끔은 길로도 나오고 버스가 다니는 대로를 그냥 따라 행진을 하는데 우리나라같으면 그냥 차들이 빵빵거리고 난리가 나겠지만 여기선 버스도 차들도 북치는 소년들의 행진을 존중해주는 모습을 있다.

 

아무튼 베르겐에서 북치는 소년들의 행진을 봤다면 노르웨이에서 정말 베르겐스러운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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