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티와 첫만남

더스티 : 2015.03.02 20:40

더스티를 만나기 전, 나에게는 커다란 검정색 리트리버 랄리가 있었다. 랄리는 덩치도 엄청 크고 나에게는 동생같은 존재였는데 골수안에 암이 걸려 갑작스럽게 죽었다. 아홉살이었으니 아주 어린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만큼 늙은 개도 아니어서 한 일년인가를 슬퍼했다.


산타페에 살던 어느날...이제 새로운 녀석을 만날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 유기견센터에 갔는데 거기서 더스티를 만났다. 처음 생각은 그냥 구경만 하고 마음을 조금씩 정리한 후 입양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유기견센터에 그냥 구경하러 간거였는데...들어갈때 직원이 입양신청서 작성하실래요?’ 그래서 아니요 그냥 구경하러 온거에요.’ 이랬더니 웃으면서 그렇게 되지만은 않을걸요!’ 하길래. ‘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 이랬는데 그날 더스티를 집으로 데리고 가게 되었다


아이라이너를 짙게 칠한듯 똘망똘망한 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9개월 된 복실이를 그냥 놔두고 집에 올 수 없었다. ㅠㅡㅠ 어떤분께 이 이야기를 했더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반려견은 우리가 고르는게 아니더군요그들이 우리를 고르는거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맞는것 같다. 네가 나를 선택해주었어!! 나를 나를 ㅎㅎㅎ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개가 유기견센터에 있다니....유기견센터 직원 말로는 집을 잃고 돌아다니는 더스티를 누군가가 발견해서 데려온것이라고. 유기견 센터에서는 일주일간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절차를 밟는다고 한다. 입양이 되기 위해서 예방주사도 다 맞고...중성화수술도 하고...마이크로칩도 삽입한 뒤 입양되기를 기다리는것임. 그런데 더스티는 유기된 개는 아닌것같고 어쩌다 농장을 탈출했거나 아니면 잘못해서 길을 잃은 개인듯 했다. 흔히들 유기된 개들이 겪는 분리불안증같은것도 없고 배가 고파서 밥을 미친듯이 먹지도 않고...처음엔 잘 먹지도 않아서 손으로 밥을 떠줘야 먹었음 ㅡ,.ㅡ (배부른 놈의 전형이었다)


더스티는 골든리트리버와 보더콜리 믹스다. 대충 멀리서 보면 색깔이 골든인지라 다들 골든리트리버인줄 안다. 노르웨이에 왔더니 여기엔 가장 흔한 견종이 노바스코시아 덕톨링 리트리버 (Nova Scotia Duck Tolling Retriever, 줄여서 Toller라고들 부름)라고...더스티와 매우 비슷하게 생겨 사람들이 톨러냐고 맨날 물어본다. 왜냐하면...톨러랑은 또 조금 다르게 생겼거든 ㅎㅎㅎ 상당히 비슷하게 생긴건 사실이다. 그런데 톨러는 얼굴이랑 가슴팍이 하얏고 코가 분홍색인게 정상인것이라고한다. 



더스티는 골든과 보더콜리의 장점만을 합쳐놓은 개인것 같다. 생긴건 골든리트리버같이 생겼는데 성격은 보더콜리와 약간 더 비슷하다. 인터넷에 봤더니 골든보더리트리버라고 이름도 붙여놨던데...흔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교배를 하는 그런 종류인듯하다. 골든리트리버같이 착하고 사람 잘 따르고 보더콜리같이 영리하고 방목에 대한 본능이 있어서 가르켜주지도 않았는데 소떼나 양떼를 몰려고 하는게 정말 웃길따름. 실제로 집을 뛰쳐나가서 소떼를 몰은적이 여러번 있음. 


더스티라는 이름은 내가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A Prairie Home Companion (미국에서 매우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로버트 알트만이란 감독이 영화로 만들기도 함) 에 나오는 카우보이 이름에서 따왔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산타페라는 도시에 살때 데려온 개여서 카우보이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정말 어울리는 이름인듯. 카우보이라서 목엔 항상 파란색 카우보이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내 동생이 광복이네 그림가게에서 의뢰해서 받은 더스티 커리커쳐. 이분 참 특징을 잘 살려 그려주셨다! 트레이드마크인 파란 스카프, 천진난만하지만 호기심 많아보이는 얼굴, 날렵한 얼굴 선, 아이라이너, 똘망똘망한 눈, 검고 탐스러운 코, 통통하고 촉촉한 입술, 그리고 코 밑에 검은 그림자...ㅎㅎㅎ


정말 안타까운 것은 더스티를 처음 데려왔을 때가 조금 마음에 여유가 없던 시절이라 더스티 어린시절 사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 처음 데려왔을때엔 9개월이었으니 아직 어릴때였는데 성견이 되면서 몸무게가 한 5킬로 늘었고 몸이 자꾸만 자꾸만 길어졌다 ㅎㅎㅎ 



맛있는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가 아니라 더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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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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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 이뻐요. 저도 꼭 길러 보고 싶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