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중국에서 진행한 일이 그럭저럭 잘 되어 올해 또 중국으로 출장을 오게 되었다. 작년에는 20여명이 우르르 왔다가 갔기에 일하는 것 말고는 이것저것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나와 함께 일하는 두명과 함께 와서 나름 중국 동료분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또 일이 끝나고 시간이 좀 남아서 몇일 휴가를 써 성도 근처 유명한 관광지를 구경할 기회도 있었다. 이번엔 두번째로 왔다보니 작년에 여러가지로 받았던 충격은 조금 가라앉았는지 전체적으로 작년보다는 조금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중국사람들이 다들 하는 말이 사천지방은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로운 사람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팬더와 훠궈. 그래서 성도에 와서 팬더도 못보고 훠궈도 못먹어봤으면 와봤다고 하지 마라고 하더라. 작년엔 이두가지 다 해보지 못했다. ㅋㅋㅋ 중국인 동료분들은 그러니 나는 성도를 구경해보지 못한것과 같다며 올해는 꼭 이 두가지를 하게 해주겠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성도에 사시는 동료분들께서 미리 계획을 짜주셔서 따라다니기만 했는데 역시나 현지인이 데리고 다녀주시는 곳엘 따라다니니 참 좋더라. 아무리 인터넷에서 백날 찾아봤자...그 정보가 거기 사시는 분들이 아시는 곳과 비교가 되겠느냐 말이다 ㅎㅎㅎ 동료분들께 맨날 부탁만 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는데 중국에서는 그런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직접 시간이 안되실때에는 학생들에게 부탁해서 우리들을 구경시켜주셨다.


성도는 전세계의 동물원에 팬더를 분양해주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수입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번에는 성도 시내에 있는 팬더 기지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은 팬더를 교배시키고 분양하는 곳인데 거의 동물원에 가깝다. 그냥 팬더만 있는 동물원이라고 보면 된다. 꽤 넓은데 팬더는 너무너무나 귀여운 동물이기 때문에 한나절 쉬엄쉬엄 걸어다니며 팬더만 봐도 그냥 즐거운 곳이다. 우리를 구경시켜준 학생에게 팬더라는 단어는 중국어가 아닌것 같은데 이게 어디서 나온 말이냐고 물어봤더니 중국어로 팬더는 춍마오라고 하면서 이게 한자로는 곰-고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혹시 캥거루 이름의 유래를 아냐며 캥거루가 원래는 원주민 말로'나도 몰라'라는 뜻인데 그게 잘못 전달된거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팬더 역시 중국어로 '빵-더'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인데 이게 '뚱뚱한놈'이라는 뜻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ㅎㅎㅎ 뚱뚱한 놈이라...딱 맞는 말이다 ㅋㅋ






팬더기지에는 곳곳에 픽사의 쿵푸팬더 캐릭터가 넘쳐나고 있었다. 팬더야 사천의 명물이지만 쿵푸는 중국 하남지방 소림사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쿵푸팬더를 중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좀 궁금했다. 그게 유래가 어찌되었건 그냥 중국에서 유명한 두가지를 합쳐서 만든 캐릭터 만화인데 (나는 쿵푸팬더를 본적이 없어 내용이야 모르지만 ㅋㅋㅋ) 어떻게 보면 문화적으로 좀 웃긴게 아닌가.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하회탈과 돌하르방을 합쳐서 캐릭터 만화를 만들면 우리 입장에서는 얼마나 이상하겠나. 그런데 그 학생 말로는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겠지만) 어찌되었건 중국 사람들은 쿵푸팬더를 매우 좋아한다고.


성도에서 매우 유명한 것 또 한가지는 차()라고 한다. 티마켓이라고 차를 파는 가게만 줄지어있는 지역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는데 내가 차에 대해 아는게 뭐가 있겠나...그리고 녹차는 한국에서도 가끔 가져오는데 사실 나는 녹차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ㅎㅎㅎ 그래서 중국인 동료에게 같이 가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는 일이 있어 못가고 학생이 같이 갔다. 그런데 그 학생은 자기는 차를 안마신다고 ㅋㅋㅋ (,.) 그래도 어찌저찌 가서 좀 고급스러운 차가게에 들어가 시음도 하고 아주 조금 사왔다. 찻잎을 일일이 손으로 크기별로 골라내는게 참 인상적이었는데 부르는게 값인지라 성도 특산품이라는 녹차만 조금 사왔다. 성도에 왔으면 전통 찻집을 꼭 가봐야한다고 하던데 이번엔 가보지 못해 아쉽다.


성도에서 또 나름 유명한 것이 바로 사천식 경극. 나는 이걸 제대로 된걸 한번 보고 싶었는데 중국 관광지에서 제대로 된 전통적인 것을 찾는 것은 왜이리 힘든가. ㅠㅡㅠ 그런데 성도에 사시는 동료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제대로 된걸 보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루하다고 한다. 그래도 오페라하우스 같은데 가면 볼수는 있는데 이게 항상 하는건 아니어서 이번엔 못봤다. 그 대신 그냥 심심풀이로 볼 수 있는 재미난 것이 바로 변검극 (빠르게 가면을 바꾸는 극). 이런건 전통 찻집같은델 가면 볼 수 있다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진리(锦里)라는 곳에 가면 항상 볼수 있는 곳이 있다. 사실 변검도 중국 전통 경극의 한가지라고 한다. 진리에서 볼 수 있는 변검극은 그냥 버라이어티쇼이고 한시간 공연하는데 변검극은 맨 마지막에 딱 5분정도밖에 안한다 ㅋㅋㅋ 그래도 볼만했다. 정말 너무나 신기하다. 마지막에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해주는데 나는 덴마크인 동료와 함께 간지라 외국인이라고 특별히 우리 앞에서 가면을 바꿔주시는 서비스도 해주시고 ㅎㅎㅎ 옛날 스타일 버라이어티쇼인지라 중간에 광고도 하는데 유명한 명필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글씨를 쓰고 그걸 판다. 그 와중에 그걸 또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ㅎㅎㅎ


그리고 이번 성도 구경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훠궈였다. 이번엔 동료분들이 초대해주셔서 오리지널 성도스타일 훠궈를 먹어봤다. 나는 훠궈는 중국인 친구들이 집에서 해주는 것만 먹어봤는데 다른 중국 사람들이 다들 하는 말이 성도 스타일은 훠궈중에서도 매우 특이하고 맛있는 것이라고 하더라. 일단은 국물에 사천식 통후추가 매우 많이 들어가고 묽은 참기름으로 만든 소스에 고기를 찍어먹는 것이 특이하다고 한다. 맛은 정말 맛있었고 또 어찌나 많은 것을 시키시는지 진짜 너무 배불렀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나중되니 국물이 쫄아 정말 너무너무 매웠다 ㅠㅡㅠ 그런데 동료분들 말씀이 그것도 가장 덜 매운걸 시키신거였다고. 맵기 때문에 기름소스에 찍어먹어 혀와 위를 보호한다고 하더라. 대체 사천 사람들은 위가 얼마나 강력한건지 ㅎㅎㅎ 매운 음식으로는 사실 성도보다 그 옆지방 총칭이 더 맵다고 한다. 총칭도 훠궈가 매우 유명한데 거기는 사천보다 더 맵다고 한다. 사천은 사천식 후추가 많이 들어가서 매운것이고 총칭은 고추가 훨씬 많이 들어가 더더욱 맵다고 ㅎㅎㅎ


먹는데만 정신이 팔려 사진은 제대로 찍지 못했다 ㅎㅎㅎ


동료분 말씀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훠궈를 집에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데 배달을 시키면 모든 재료와 용기, 소스, 양념, 국물, 등등을 다 포장해서 가져다 주며 심지어는 다 먹고 나서 집에 뿌리라고 페프리즈까지 가져온다고 한다 ㅎㅎㅎ


이번에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성도의 여기저기를 볼 수 있어 즐거웠다. 내년에도 또 오라시는데 갈 수 있을런지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