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는 도시 여행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결혼한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많은 것을 구경하는 것은 파파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어디 여행을 가면 구경은 하루에 한가지만 하자였다. 파파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니  역시 별로 즐겁지가 않아 쉬엄쉬엄 하는게 좋겠더라. 이젠 나도 하루종일 미친듯이 돌아다니는 여행은 별로인것 같다. 그렇게 쉬지 않고 뭔가를 봐도 결국엔 나중에 기억나는 것은 얼마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여행 동선을 짤때 항상 하루에 한가지를 구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과 맛있는  먹는 시간, 마시는 시간, 등등을 적절하게 배치한다.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아무래도 어부의 요새라고 불리는 곳일 것이다. 구시가지처럼  주변에 부다성도 있고 그곳을 가려면 체인다리를 건너 가야하고 그러다보면 그냥 한나절 이곳에서 걸어 다니며 아름다운 관광지들을  구경할  있다. 우리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 어슬렁 어슬렁 동네를 걸어다니다 브런치를 먹고 집에 돌아와  노닥거리다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세시정도가 되었길래  게을러지기 전에 어부의 요새에 가자고 해서 느즈막히 갔다.  너무 늦은게 아닌가 싶었는데 네시반정도가 되어 해가 질때가 되니 마차시성당에 불이 들어왔다. 늦게 오길 잘했네 싶더라. 부다페스트는 야경이 매우 아름다운 도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그렇다. 도나우강을 앞뒤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 집주인 야노쉬의 말에 의하면 요즘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핫한 놀거리는 ruin pub이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한다. Ruin pub 뭔고하니 19세기 말에 지어진 매우 오래된 건물을 허물지 않고 그곳에 펍을 만들은 것으로 부다페스트 곳곳에 이런 곳이 있다고 한다. 이런 건물들은 너무 오래되어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주거지로는   없는 곳이나 펍같은 용도로는   있는지 이런 곳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유명새를 타고 있다고.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우 유명한 루인펍이 있었는데 이름은 Szimpla Kert (http://www.szimpla.hu/) 라고 한다. 이곳이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 두번이나 가봤는데 낮에 갔을 때와 밤에 갔을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낮엔 썰렁했는데 밤에 가니  디딜 틈이 없이 흥이 나는 곳이었고 여러 공간에서 각각 다른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음식도 팔고 술도 팔고 물담배 같은 것도 팔더라. 외관만 보면 약간 코펜하겐의 자유지역 크리스티아니아와 비슷했지만 이곳은 크리스티아니아처럼 공공연하게 뽕을 파는 그런 곳은 아니었고 위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우리는 9시쯤 들어갔다가 11시쯤 나왔는데 (이젠 늦게까지 파티를 하기엔 너무 늙고 피곤한 우리였다 ㅠㅡㅠ) 들어갈  몰랐는데 나올  보니 엄청나게 줄이 길더라. 아마도 한번에 들어갈  있는 인원은 제한하는 모양이었다.  남자가 바운서에게 자기가 지갑을 놓고 나왔는데  들어가게 해달라고 사정사정 하고 있었는데 그는 그런 애절한 호소에도 들어갈  없었다. ㅋㅋㅋ 매우 재미난 곳이니  한번 밤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전에 부다페스트를 소개하는 여행 잡지에서  사진이 하나 있었는데 노천 온천에서 할아버지들이 체스를 두는 모습이었다. 집주인 야노쉬도 여러군데를 추천해주며  한번 가보라고 하더라. 우리는 안그래도 온천을 가보기 위해 수영복도 준비해왔기에 하루는 온천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는 가장 유명한 세체니 온천 (Széchenyi Thermal Bath) 갔는데 야노쉬의 말에 의하면 유명한 곳들은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데  알려지지 않은 곳들은 알몸으로 들어가기도 한다고 한다. ㅎㅎ 이곳은 매우 유명한 곳이라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고 상당히 비쌌다. 거의 일인당 20유로가 넘었던  같다. 이렇게 비싼데 월급이 600유로밖에 안되는 부다페스트 사람들은 여길 어떻게 돈내고  수가 있나 싶었는데 야노쉬의 말에 의하면 의사에게 가서 허리가 어깨가 뻐근하다 어쩌고 하면 온천에 무료로   있는 처방전을 써준다고 한다. 아하! 세체니는 매우 고풍스럽고 아름다웠으며 엄청 넓고 마치 우리나라 목욕탕과 비슷하게 방마다  다른 온도와 용도의 온천욕을   있었다. 물론 가장 재미난 곳은 노천이었다. 이날도 물론 체스를 두는 할아버지들이 있었다. 아름답긴 했지만 우리나라 목욕탕 만큼 물이 깨끗하진 않았다 ㅎㅎ

 



나는 부다페스트에 가면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곡가 리스트 박물관에  가보고 싶었다. 리스트 아카데미를 나온 나의 피아노 선생님이 몇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리스트는 사실 헝가리에서 활동을  기간이 매우 짧다고 한다. 주로 프랑스에서 작곡을 했으며  곡풍도 헝가리 스타일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헝가리에서 매우 존경받는 작곡가인데  이유는 그가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은  헝가리에 돌아와 부다페스트에 피아니스트들을 양성하는 리스트 아카데미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리스트 박물관은 리스트가 노년에 직접 살았던 아파트에 리스트의 유품을 모아놓은 곳으로 리스트나 피아노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로 볼게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피아노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매우 재미난 박물관이었는데 여기에 있는 여러가지 피아노를 구경하는  때문이었다. 리스트 박물관에는 리스트가 썼던 여러가지 피아노가 있는데  당시 피아니스트들이 현대적인 피아노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며 피아노를 개발했다는 것을   있다. 토요일 점심때에는 콘서트도 하는데 우리는 이건 보지 못했다.



어느 도시에 가면  공연은 한가지 봐야겠다는  욕심에 부다페스트에서는 오페라를 보기로 했다. 부다페스트에는 매우 멋진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부유하지는 않아도 문화를 사랑하고 지지한다고 한다. 가격은 싸지 않았다! 나중에 피아노 선생님이 이야기 해주는데 뒷문으로 가면 학생들을 위한 매우 값싼 입석을 팔기도 한다고 하더라. 바그너의 반지4부작중 발퀴리를 공연한다고 해서  보고싶었다. 무리를 해가며 매우 비싼 표를 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섯시간짜리 오페라였던 것이었다 ㅠㅡㅠ  딱딱한 의자에 어떻게 다섯시간을...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파파 역시 매우 재미있게 봤는지 가족들에게 자랑도 하더라 ㅎㅎㅎ 매우 괜찮은 공연이었는데  유명한 발퀴리들이 말을 타고 오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싸이의 말춤을 추는건가 ㅠㅡㅠ ......... ㅎㅎㅎ 그것만 빼면 괜찮았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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