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얼마간 베르겐 시내에 있는 집을 보러다니며 우울한 시간을 보낸  우리는 베르겐에서 조금 벗어나  넓은 범위까지 영역을 확대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시내에 살며 걸어서 직장까지   있는 곳에 살고 있었는데 파파는 이왕  외곽으로 눈을 돌릴거면 아예 산속에 사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차야 사면 되는 것이고 우리 직장은 서로 가까이에 있으니 그냥 함께 출퇴근을 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외곽에 있는 집을 몇군데 보러다니던 어느 , 인터넷에서 우연히 엄청 멋진 집을 발견했다. 직장까지 차로 45 이상 걸리는 것이 가장  단점이었지만 그런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같았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숲속 동네, 숲속길을 걸어서 바닷가까지 10, 엄청 널찍한 면적에 건축가가 직접 지어 20년을 살다가 팔려고 내놓은 집이었는데 정말 인테리어 잡지에나 나올법한 그런 집이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시골 동네라 그런지 가격도 베르겐 시내보다 많이 낮았다. 엄청난 기대를 하며 처음 찾아간 동네는 이런게 바로 진정한 노르웨이 시골 마을이구나 싶을 정도로 가는 길도 너무 아름다웠고 집은 사진으로 보던것 보다도  멋졌다.






오픈형으로  거실과 주방으로는 매일 햇볓이  것이고 이곳에서 더스티는 집안을 마음껏 뛰어다닐 것이었다. 거실에 그랜드 피아노를 한대  놓으면  어울릴  같았다. 오픈하우스가 끝나고  뒤에는 집주변을 걸어다니며 대체 이곳은 어떤 동네인가 구경을 해봤는데 블루베리가 잔뜩 자라고 있는 오솔길을 따라 몇분을 걸어가니 영화처럼 멋진 바닷가가 나왔다. 저녁때 회사에서 집에 오면 그냥 낚싯대를 들고 걸어가 낚시를 해도   같았다. 이런곳을 매일 더스티와 산책  생각을 하니 정말 설레었다. 

 

이게 바로 우리 드림하우스였다. 이집이 우리집이  것이다. ㅎㅎㅎ

 

한껏 부푼 마음으로 다음날 점심때엔 경매를 하기 위한 만발의 준비를 했다. 12시에 경매가 시작되지만  전에 온라인으로 본인 인증을 하면서 선가격을 입력할  있는데 12시가 되면 이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처음에 경매에 참여할 때엔 아무 가격이나 불러도 된다. 주위에서는 눈치작전을 해야하기에 1NOK 입력한  중개인에게 연락이 오면 그때 진짜 가격을 부르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미리 너무 높은 가격을 불러버리면 그냥  가격에 사야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12시가 조금 넘어 중개인에게 연락이 왔는데 오픈하우스에 집을 구경하러  사람은 많았지만 경매에 참여한 사람은 우리와 다른  가족  둘이었다고 한다. 상대방이 부른 가격이 있는데 집주인이 책정한 최소 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이라 우리더러 최소한 그정도를 매겨야 한다길래 우리는 집주인이 매긴 가격보다 약간 높게 불렀다. 아무리 내가 경매에서 이기더라도 주인이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높게 값을 부르도록 하거나 다시 오픈하우스를 해서 경매를 다시 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값을 껑충 올리면 상대방측에서  높게 부르지 않겠지 하는 심리전을 벌인 것이다.

 

경매에서는 이렇게 가격을 올려 부르고 나면 종료 시간을  알려줘야한다. 종료 시간은 최소한 15분을 줘야하는데  시간이 정말  말리는 시간이다. 이때는 정말 경매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면 안되는데  동료분 말에 따르면 자신은 경매에 참여하는 도중 중요한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고나니 경매가 끝나버린적도 있다더라.

 

이날 우리는 정말 우리의 드림하우스  집을 사게 되는줄 알았다. 그런데 15분이 거의  되어갈 무렵 중개인에게 연락이 왔는데 상대측에서 우리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100,000 NOK(우리나라 돈으로 1500만원정도 되는 )  높여 부르세요. 아마 저사람들은  가격이 상한선일거에요. 이러는 것이었다. 이런 나쁜 자식이  있나!! 아마도 그는 우리가 가격을 높여부르고 나면 상대측에게 똑같은 말을  것이 틀림 없었다. 집값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커미션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었다. 그래서 주위에서 집을 사본사람들은 다들 입을 모아 부동산 중개인들은 정말 나쁜사람들이라고 욕을 해댄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말은  1 믿지 말라며...

 

비가 주륵주륵 오는 어느날 점심시간. 우리는 점심도 먹지 않고 회사 책상에 앉아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더이상 경매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값은 우리가 은행에서 빌릴  있는 대출 상한선보다 낮은 가격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집이 멋있어도 무턱대고 비싸게 집을 살수는 없는게 아닌가. 그리고 더더욱 부동산 중개인이 이리저리 교묘하게 심리전을 펼치는 이런 더러운 게임에 돈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우리의 드림하우스는 얼굴도 모르는 다른 가족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집을  사람들은 아마 오픈하우스가 끝나고  뒤에있는 오솔길을 따라 바닷가까지 가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바깥 경치가 내다보이는 멋진 거실에 그랜드 피아노를 놓지도 않을 것이다. 그곳에는 그랜드 피아노 대신 거대한 텔레비젼이 놓여질지도 모른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는 절대 알수 없지만 그들은  집의 진가를 몰라...’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너무 슬퍼졌다. 그런 집은 아마도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에도 경매에 참가한 적이 몇번 있기는 했지만  집은 특히나 우리가 완전히 사랑에 빠진 집이어서 그랬는지 상실감이 너무나 컸다. 나는 3 밤을 눈물로 지세웠고 파파 역시 아직도  집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집 마루는 자신이   어느집의 마루보다도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그정도로 우리는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이제 이사를 나가야하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는 이제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원점으로 돌아온  같아 우리는 너무나 우울해졌다. 이제 그냥 포기하고 월세집을 알아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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