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노르웨이에 살기 시작하면서 집을 사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는데 노르웨이에 이사온지 2년만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집을  마음은 정말 없었다. 파파는 느긋하게 여유를 두고 집을 구하길 원했는데 그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살던 월세집에서 갑자기 집주인이 마음이 바뀌어 집을 팔겠다고 하는 바람에 고작 3개월 시간을 두고 쫓겨나게  것이다. 그래서 3개월을 남기고 집을 찾아서 이사를 하던지 아니면 다시 월세집을 구해야했다.

 

노르웨이에서 집을 사고 파는 방식은 정말 특이하다. 거의 모든 집이 경매의 방식으로 사고 팔리는데 노르웨이에서 사고 팔리는 거의 모든 집은 finn.no라는 곳에 올라온다. 노르웨이의 집값이 대략 어느정도인가 보고싶다면 그냥 finn.no에서 검색해보면 된다.  광고를 올려놓은 곳에 보면 대략 가격이 책정되서 나와있는데 이게 실재로 팔리는 가격은 아니다.  가격은 집주인이 원하는 최소가이거나 세무서 직원의 감정가에 해당한다.  초에 우리는 노르웨이에서 집사기라는 세미나에 갔는데 그곳에서 하는 말이 작년까지만해도 대부분의 집이  가격을 훌쩍 넘겨 팔리곤 했다는데 올해부터 대략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


 

광고를 올린  어느   두시간 정도 오픈하우스를 해서 사람들이 방문을   있게    다음  12시부터 경매를 시작하는 것이다. 경매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온라인으로 본인 인증을 하고 원하는 가격을 접수하면 12시부터 중개인이 경매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해서 현재 최고 가격이 얼마이니  높은 가격을 제시할 사람이 없는지 물어본다.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은 노르웨이에서는 이것을 문자 메시지로 한다는 것이다. @_@

 

만약 누군가가 우리 돈으로 25천만원을 불렀다고 치면 중개인이 경매 참가자들에게  가격을 문자로 보내주고 그럼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26, 27 이런식으로 자신이 높이고 싶은 가격을 문자로 보내는 것이다. 너무 어이없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이렇다 (,.) 여기서  나라가 얼마나 신용사회인지를 알수 있는데 이렇게 문자로 몇억씩 하는 돈을 찍어보내도 이게 공문서처럼 사용되어 일단 값을 문자로 보내고 나면 무를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엄청나게 신중하게 문자를 보내야 한다.

 

우리는 전에도 그냥 재미로 집을 보러간 적이 몇번 있긴 했지만 그땐 별로 심각하게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없었던지라  감흥이 없었는데 이제는 진짜로 이사를 나가야 사야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전에는 어떤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월세로 2년을 살던 동네는 너무 좋은 동네였지만 매물도 거의 없었고 가격도 매우 비싸서 다른 동네를 알아볼  밖에 ㅠㅡㅠ  그래서 우리는 이번 기회에 베르겐 여기저기를 다니며 대체 어떤 동네의 어떤 집이 좋을지를 조금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자기가 사는 동네가 너무 좋다고 하는데 그래도  사람 사는 동네이니 어디든 정붙이고 살면 살기가 좋은게 아닐까.

 

집을 몇번 보러다니기 시작하니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노르웨이에서는 집을 팔기 전에 그냥 조금 깔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아예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해서  리모델링을 하고 꽃단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주위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의 경우 부동산 중개인이 옆에서 이런 것을 더더욱 조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집을 내놓기 전에 스타일리스트가 가지고 있는 가구와 소품들로 집을  바꾸고 전문 사진 작가까지 동원 해서 사진을 찍은  finn.no 올려야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래야만  많은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경매에 참여해서 집값이 올라간다는게 그들의 대답이었다.  나라 사람들...돈이 너무 많은게 틀림 없다. (,.) 그래서 인터넷으로 집을 보다보면 이런 정말 쓸데없는 사진들이 매우 자주 등장하곤 한다.어쩌라고...



집을 보러다니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동료분들과 지인분들께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특히나 건축을 하시는 지인분께서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오픈하우스에 가면 미안해하지 않고 뭐든지  열어보고 물어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일단은 몇억씩하는 집을 사는데  한시간 구경하고 문자메시지로 경매에 참여한다는 것부터가 매우 이상하지만 이렇게 집을 사고나면 나중에 잘못된 것을 발견해도 집을  사람은 잘못이 별로 없게 되기 때문이다. 지인분의 조언에 의하면 특히나 오래된 목조 건물이 많고 비가 많이 오는 베르겐에서는 지붕 아래의 공간을 굉장히 세심히 살펴봐야하고  아래에도 기어들어가 건물의 기초공사가  되어있는지를 살펴봐야한다고 하시더라. 곰팡이 냄새가 나거나 물이  흔적이 있으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절대 사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는데 우리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건 너무 당연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집을 보러가면 이런걸 이렇게 꼼꼼하게 살펴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동료들이 자신들도 믿을  없다며 하는 말이 노르웨이 사람들은 집을 신발을 살때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살펴보고 산다는데  말은 정말 사실이다.

 

먼저 베르겐 시내 그리고 원래 살던 동네에 집을 보러다니기 시작한 우리는 급격하게 우울해졌다. 일단은  상태가 좋은 집들은  너무나 비쌌고 마음에 들어서 경매에 참가하고나서 보면 한두시간만에 원래 시작했던 가격에서 거의 일억 가까이 가격이 훌쩍 뛰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경매에 참가하기까지 투자한 시간과 감정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집을 보러다녀본 사람은 아마 알것이다.  세상에 집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집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하는 기분 ㅠㅡㅠ  시기에 우리는 정말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미 베르겐 시내에 있는 모든 매물을 알고 있었지만 한시간에 한두번씩 새로 매물이 나온것이 없나  검색을 하고 있었다. 매일매일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는 느낌을 받을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말 두달만에 폭삭 늙는 느낌이 들더라.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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