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현재를 즐겁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그때가 정말 좋았는데...’라고 생각되는 그런 시간들이 있다. 그리고  시간을 살았던 곳이 있다. 나에게 그런곳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하며 보냈던 플로리다의 작은 시골 마을 게인스빌이라는 곳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곳에서 나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며 친구들과 어울려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같다. 파파에게 그런곳은 바로 독일의 작은 대학도시 프라이부르그(Freiburg)이다. 파파는 프라이부르그에서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박사과정 박사후과정까지 15년을 프라이부르그 대학을 다니며 프라이부르그에 살았으며 프라이부르그는 자신이 살았던 곳중 가장 오랫동안 살았던 도시라고 한다. 열아홉살때부터 서른중반이 될때까지 그런 꽃다운 청춘을 프라이부르그에서 대학과 함께 보냈으니 그곳에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었을까 싶다. 프라이부르그는 관광지인 슈바르츠발트 근처에 있어서 나름 관광지로도 유명하지만 나는 내가 모르는 파파의 인생을 엿보고 싶은 마음에 프라이부르그를 매우 가보고 싶었다.

 

프라이부르그는 시댁에서도 매우 가까워서 시댁에 놀러갔을  한번쯤 가볼만도 했는데 이번에야 처음으로 가봤다. 왠지 이번엔  프라이부르그에 가보자 하고 계획을 세워놓으면  무슨 일이 생겨 못가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항상 파파에게 혹시  여자친구들이랑 마주치는게 두려워서 나를 데려가지 않는거냐고 농담삼아 말하곤 했었는데 이번엔 우리 부모님이 독일에 놀려오시게 되서 기어이 함께 프라이부르그를 가게 되고 말았다. ㅎㅎㅎ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프라이부르그 중심가에 있는 대학 건물. 유럽에서 대학 캠퍼스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울타리 속의 캠퍼스가 아니고 도시 자체가 대학 캠퍼스이다. 그래서 건물이 도시 여기저기에 존재하는데 프라이부르그 대학은 독일에서도 매우 오래된 대학중 하나라고 한다. 신대륙이 발견되기도 전에 설립된 대학의 캠퍼스라니...참으로 놀랍다. 프라이부르그 대학의 모토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지다라고 한다. 내가 그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라고 했더니 파파가 웃으며 하는 말이 여기저기 대학들이 비슷한 모토를 걸고 있지만 (에헴...) 여기가 아마 원조가 아니겠어?’ ㅎㅎㅎ 그리 오래도 학교에 다녔으니  자부심이 클만도 하다.



프라이부르그의 명소중 한곳이 바로 성당이라고 해서 중심가를 거쳐 성당에 도착했다. 성당 밖에는 장이 서고 있었는데 매일 이렇게 장이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파는 채소나 과일들은 거의 대부분이 근처 농장에서 오는 것들이라고 하니 정말 너무 부러웠다. 성당 겉은 여러 다른 모습의 가고일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파파가 갑자기 여기 어디 엉덩이가 있을텐데...’ 이러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말이 나오고 나자마자 엉덩이를 찾았다 ㅎㅎㅎ 성당을 지을때 일꾼들이 권력에 반발하는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가고일중 하나를 엉덩이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정오에 종치는 것을 구경하기 위해 성당 꼭데기로 올라갔다.


 







프라이부르그의 특징중 하나는 바로 도시 전체를 지나가는 수로이다. 여름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길이 도시 곳곳을 지나가도록 설계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프라이부르그에서는 실수로 물에 발이 빠지면 프라이부르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물론 일부러 빠지면 무효라고. ㅎㅎㅎ

 


프라이부르그에는 미슐렝스타를 달은 레스토랑도 있고 유명한곳이 몇군데 있다고 하는데 (원래 독일 남부지방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북부지방보다 음식이 훨씬 맛있다) 우리는 그중에서 돼지족발(슈바인스학세) 유명한 곳에 가기로 했다. 뢰벤이라는 이곳은 안은 말랑말랑 겉은 바삭바삭한 돼지족발로 유명한데 이곳은 새벽 두시에 가도 돼지족발을 먹을  있는 곳으로 해장의 추억이 담긴 그런곳이라고 한다. 돼지족발로 해장하는 독일사람들 ㅎㅎㅎ


 


 

돼지 족발로 잔뜩 배가 부른  우리는 프라이부르그 시가 보이는 산위로 산책을 갔다. 사실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하이델베르그인데 하이델베르그도  멋지긴 했지만 관광객이 너무너무 많아 약간 멋이 떨어졌다고 한다면 프라이부르그는 하이델베르그보다   아기자기하고 정감가는 곳이라 좋았던  같다.

 

사실 나는 프라이부르그 출신 친구와 파파가 항상 프라이부르그에 살적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며 상상했던 프라이부르그가 진짜 가보니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엄마는 항상 어린시절을 함께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서로의 인생에서 많은 것을 놓지는거냐고 하시는데  반대다. 서로 다른곳에서 자라도 내가 예전에 살았던 그곳을 보여주고 그러면서 서로 또다른 마음의 고향이 생기는 것도 좋지 않나. 조만간 내가 한때 행복한 시절을 보냈던 플로리다 시골 마을엘 파파와 함께   있기를...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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