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도 한국 사회가 각박하다보니 스칸디나비아에 이민을 가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가끔 보면 사람들이 막연히 노르웨이에서의 생활이 마냥 좋기만 할거라고 생각하는  같아 오늘은 노르웨이에 살며 속터지는 일중 한가지를 써보려고 한다.

 

노르웨이에 살며 가장 적응이 안되는 것중 하나는 문화차이에서 오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차이이다. 나도 파파도 영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들이라 미국에 살면서 영어 때문에 소통이 어려웠던 적은 거의 없었던  같다. 노르웨이는 영어권국가가 아님에도 거의 전국민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같지만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문화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나는 노르웨이 사람들과 의외로 소통에 문제가 많다는데에 놀라곤 한다.

 

예전에 노르웨이 문화강좌에서 나온 내용 중에 노르웨이 사람들의 이메일쓰는 습관을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본론부터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도 그렇다고. 이게 말이 좋아 격식을 차리지 않고 본론만 이야기 한다고 말하는거지 노르웨이 사람들의 이메일 습관은 정말 나를 속터지게 하는   하나다.

 

나는 자주 이메일을 주고받고 연락을 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 이메일을   대충 아래와 같은 격식을 따른다.

 

ㅇㅇ씨에게

안녕하세요. 주말  보내셨나요?

제가 요즘 ㅇㅇ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ㅇㅇ씨가 전에 이야기하신 자료가 필요한데 시간 되실때 보내주실  있나요? 바쁘실텐데 감사합니다.

그럼 조만간  연락해요.

ㅇㅇ이가

 

그리고 만약 이러한 이메일을 받았다면 답장으로는 아래와 같은 형식을 따를 것이다.


ㅇㅇ씨 안녕하세요.

주말엔 가족들과 스키를 타러갔다왔습니다. 이젠 눈이 거의  녹았더군요.

요청하신 자료 여기 보내드립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신것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ㅇㅇ이가


유럽이건 미국이건 답장은 대부분의 경우 3 이내에 이런식으로 보내거나 받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런데 노르웨이 사람들의 답장은 거의 대부분 이렇다.

 

Hei (안녕)

자료

 

아예 안녕조차 없이 자료 이렇게 이메일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경우 간단명료해서 좋겠거니 그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받는 사람은 정말 당황스럽다. 나는 성질이 더러워서 그런지 이런 이메일을 받으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뚜껑이 열릴것 같은 느낌이 든다. ㅎㅎㅎ 매일 보는 사이거나 자주 이메일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닌이상 이런 이메일을 받으면 자료를 달라고해서 화가난건지, 아니면 내가 싫은건지, 요즘 너무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건지, 어머니가 암에 걸리신건지,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건지...알수가 없지 않나? 이렇게 받는 사람을 미궁에 빠뜨리는 이메일 쓰기가 정말 간단명료한 대화방법인건가.

 

한번은 다른 도시에 사는  알지 못하는 동료가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한번 디스커션을 해보자고 베르겐으로 오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여자가 자기 회사에서 교통비는 대주는데 숙박비는 대주지 않아 베르겐은 숙박이 비싸니 무료로 하룻밤  곳을 알아봐   있냐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하룻밤 우리 집에서 자고가는거야  무리가 없을  같아 나는 우리집에 빈방이 있으니 하루 자고가도 된다고 제안을 했다.  우리집에는 개가 있으니 개를 싫어하거나 알러지가 있다면 다른방법을 알아서 찾아보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답장이  두줄 이렇게 왔더라.

“I don’t like dogs. I will now arrange my trip. (  싫어한다. 이제 내가 알아서 출장준비를 하겠다.)”

나는  여자가 미친여자가 아니라면 I don’t mind dogs(나는 개를 싫어하지 않는다) I don’t like dogs 잘못 쓴거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선뜻 호의를 배푸는데 Thank you 한줄 없이 오타수정도 하지 않은채 이런 이메일을 보내는게 진정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습관일까? 이건 그냥 예의가 없는것이 아닌가.

 

하여간  여자는 직접 만나보니 그리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정말이지 극단적인 예이지만 이런 일이 한두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메일은 이렇게 정떨어지게 쓰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게 참으로 속터지는 것이다.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건가.

 

얼마 전엔 일이 있어 우리 집을 관리하는 부동산 중개인과 연락을 하게 되었다.  역시 직접 만나면  괜찮은 사람인데 연락도 정말 안될뿐더러 전형적인 노르웨이식 이메일 매너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집에 문제가 있어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 집주인이 어떻게 생각하냐를 물어보기 위해 이메일을 보냈더니  달랑 한줄의 이메일이 와서 이번주에 한번 들러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합시다 이러는 것이었다.  아니오를 물어보는 질문에 이런식으로 답메일을 보내면 대체 어쩌라는건가. 언제 오라는건가 와서 어떤 이야기를 하자는건가 집주인이 우리한테 불만이 있는건가 많은 생각에 너무 답답했다. 정말 너무 속이 터져 내가 크게 화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내가 화도 내기 전에 정말 별것 아니게 집주인이 괜찮다더라 우리가 알아서 하면 된다. 그리고 자기 입장에서 우리는 굉장히 좋은 세입자임으로 나중에 우리가 이사를 가게 되어도 자기가 추천서를 써주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나니 정말 너무 김이 새더라. 그의 이메일을 그냥 읽었을때엔 그가 하는 이야기와 전혀 다를 뉘앙스가 풍겼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 직원의 대부분이 외국인인데다가 외국생활을 해본 노르웨이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의 경우 일터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파파의 회사의 경우 직원의 대부분이 노르웨이 사람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노르웨이 사람들이라 파파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이런 커뮤니케이션 습관에  불만이 많고  이런 부분 때문에 노르웨이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노르웨이 생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우리만 이렇게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르웨이에 살며 만난 많은 외국인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  하나이다. 서로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대화가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노르웨이어를 못해서 그런줄로만 알았는데 심지어는 노르웨이어로 대화를 해도 이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매우 직설적인 독일 사람들이나 네덜란드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고 한번은 아이슬란드에서 오신 동료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놀란것이...나는 아이슬란드라고 하면 북유럽문화권이라 노르웨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분 말씀에 따르면 대화 방식이 너무 달라서 속뜻을 모르는 것이 가장 답답한점이라는게 아닌가. 게다가 그분은 노르웨이 여자분과 결혼까지 하시고 노르웨이에서 사신지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고 하시니...우린 정말 멀었구나 멀었어.

 

나는 노르웨이에서 1 넘게 일을   이메일에 제때 답장을 안하는 사람이나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함께 일을 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세웠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내가 운좋게도 그렇게   있을만한 위치에 있어서 그런 것이고 아무리 답답해도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답답해하면 돌아오는 답은 그럼 너희가 노르웨이어를 배우렴 이다. 그런데 노르웨이어를 잘한다해도 이곳에서 나고 자란것이 아니라 그들의 대화방식을 이해하는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타지에서 사는 것은 마냥 좋기만하지는 않다는 ...속뜻을   없는 이들의 대화방식에  답답함을 느낀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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