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골 특히 서부를 여행하다보면  하나씩 나오는 기념품가게들이 있다. 트레이딩 포스트 (trading post) 라고 불리는 곳이다. 우리말로 직역을 하면 물물교환소 정도 될것 같다. 트레이딩 포스트는 예전 서부 개척시대때 사냥꾼들이 가죽을 돈으로 교환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껍데기만이 남아 기념품 가게가  곳이 대부분이다. 기념품 가게이기는 한데 주로 서부에 관련된 기념품을 많이 팔아서 가볼만하다. 카우보이 부츠나 카우보이 모자를 비롯해서 온갖 인디언 기념품 (장신구, 도자기, 담뇨, 모피 등등)   있다. 그런데 이게  제각각이라 어떤곳은 정말 진짜베기 상품을 파는 반면 어떤곳은 그냥 중국에서 만들어온 조잡한 짝퉁물건만을 파는 곳도 있어 안타깝다.


길고  하이웨이를 운전해가다보면 작은 마을의 트레이딩 포스트를 선전하는 간판이 하나  나오는데 내가 가봤던   가장 굉장했던 곳은 사우스 다코타주 (South Dakota) 있었던 Wall Drug라는 곳이다. 이곳은 200마일 전부터 간판이 나오기 시작해서 2-3마일에 하나씩 간판이 있는 바람에  근처에 도착하면 도무지 안가볼래야 안가볼 수가 없게 되어있다. 인간의 세뇌가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다. ㅎㅎㅎ  작은 사우스 타코타주에서도 매우 작은 마을에 있는 월드러그라는 곳은 놀랍게  트레이딩 포스트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지역을 한번이라도 운전해  본적이 있는 사람들은 다들 아는 곳이더라 ㅋㅋㅋ 다들 비슷한 이유로 낚인것이었다. 그런데 월드러그는 내가 가본중 가장 진짜베기 트레이딩 포스트였다. 사실 우리는 여기서 파파의 카우보이 모자를 하나 구입했는데 나는 아직도 거기서 인디언 장신구를 사지 않은 것이 참으로 후회된다. ㅎㅎㅎ  먼곳엘 언제  가보겠나 말이다. 그때 몇개 살걸... ㅠㅡㅠ



이번에 라스 크루세스에서는  사고싶은 것이 있었는데 멕시코 인디언들이 만든 도자기이다. 뉴멕시코는 백인들이 점령하기  여러 원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아직도 보호구역도 많고 그들만의 사회를 이루고 살고 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뉴멕시코에서는 매우 진짜베기 인디언 장신구나 도자기같은 것들을 정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있다. 예전에 뉴멕시코에서 살적에는 별로 넉넉한 살림이 아니어서 이런것들을 모을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에 온김에 도자기를 몇개 사고 싶었던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가 데려갔던 곳이 있어서 가봤다. 그곳은 정말이지 아는 사람이 아니면   없는 곳인데 이름도 트레이딩 포스트가 아니고 칠리샵이다. Ristramnn Chilli Co라는 곳이다. 밖에서 보면  쓰러져가는 건물에 먼지가 잔뜩 쌓인 고추 뭉치가 여기저기 걸려있는 곳인데 나름  지역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흙먼지 잔뜩 쌓인 선반에 도자기가 있어서 봤더니 Mata Ortiz라고 하는 유명한 도예명가가 만든 도자기가 있어서 주인아저씨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주인 아저씨는 그게 진짜 마타 오르티즈 도자기라고 하시면서  비슷비슷해보이지만 싼것들은 대량생산된 것들이고 (도예명가의 도제들이 만든것들) 조금  가격이 나가는 것들은 진짜 도예명가의 작가들이 만든 것들이라며 이것저것 추천을 해주셨다. 물론 우리같이  전문가의 눈에는 대량생산된 것들이나 명인이 직접 만든 것이나 비슷해보이나 나는 돈을 조금  주더라도 명인이 만든 것을 사고 싶었다. 그래서 몇개 골랐는데 정말이지 믿을  없는 가격이었다. 내가 고른 것들중 작은 것은 12달러, 명인이 만들었다는  것은 69달러였는데...아저씨는 나중에 날더러 잘골랐다며  진짜베기가 딴데가면 300달러씩 한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나는 알고 있다. 이게 산타페 같은 관광지에 가면 10배가 넘는 가격에 팔린다는 것을...ㅋㅋㅋ


내가 산것들은 아니지만 마타 오르티즈 도자기는 이렇게 생겼다. Mata Ortiz라고 검색하면 엄청 많이 나옴.


아저씨가 나한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는데 사실 나는  아저씨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예전에 내가 라스 크루세스에   도예를 배웠었는데 그때 도자기 만드는 물레를 사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누군가가 칠리샵(제대로  이름이 있으나 Mesilla 있는 칠리샵이라고 하면  동네 사람들은 다들 어딘지 안다) 가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긴가민가 하며  집엘 간적이 있었더랬다. 그때  주인아저씨가 자기가 조금 오래된 물레가 있다면서  10만원정도에 팔겠다고 (새걸 사면 100만원이 넘음 ㅎㅎㅎ) 집에가서 한번 보고 연락주시겠다고 했었는데...그러고 한참 연락이 없어서 나도 그냥 잊고 물레를 사지 않았다. 내가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아저씨가  웃으시며 그거 아직도 있는데...하시더라. ...지금은 사고싶어도 못사요 ㅠㅡㅠ 그때 샀으면...ㅎㅎㅎ


이렇게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조그마한 트레이딩 포스트들을 만나는건 너무나 즐거운 일인데 세상이 변하면서 이런곳은 계속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  안타깝다. 라스 크루세스에 있는  칠리샵도 아마도  아저씨가 돌아가시면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있을까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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