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와 로스앤젤레스를 지나 크리스마스 전날 우리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Joshua Tree National Park)  도착했다. 캠핑을 미리 예약할  없게 되어있어서 도착하자마자 비지터센터에 가서 캠핑에 대해 문의를 했는데 캠핑은 모두 자리가 찼다는게 아닌가!  말을 듣고 우리는 망연자실했는데 파파는 가서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해야 되겠다며 국립공원 캠핑장으로 운전해갔다. 캠핑은 여러곳이 있는데 Jumbo Rock Campground라는 곳이 가장  곳이고 여기에만 160개가 넘는 캠핑장소가 있다.  이전에 있던 작은 규모의 캠핑장은 자리가  찼던데 점보락에 갔더니 거긴 다행히 자리가 여러개 있더라. (,.) 대체 캠핑장 자리가  찼다는 공원 직원은 뭔가! 그래도 두번 확인하는 파파 덕분에 다행히 공원 안에서 캠핑을   있었다.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하루에 15달러. 물론 물도 안나오는 그런 원시적인 캠핑장이었지만 멋진 바위아래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있다는 것이 좋았다.

 

조슈아트리는 정말 기괴하게 생긴 백합과의 식물이다. 이름은 조슈아트리지만 식물학적으로는 나무가 아니고 우리가 아는 유카와 거의 비슷하다. 신기하게도  식물은 모하비 사막 (Mojave Desert) 남부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조슈아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여기에 국립공원을 세웠는데  조슈아트리만을 보호한다기보다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사실 북쪽에 있는 모하비 사막과 남쪽에 있는 소노라 사막 (Sonora Desert)이 만나는 곳이어서 생태가 매우 특별한 곳이다. 게다가 특이한 바위가 많아 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에게 메카와 같은 곳이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사람들마다 다들 너무 멋진 곳이라며 찬사를 해대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이 처음이라 정말 신이 났다. 게다가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국립공원 안에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갈  있어서 더스티와 함께 캠핑을 하기 딱이었다. 물론 반려견은 공원 안에 있는 도로와 캠핑장 이외에는 데려갈  없다. 하지만 다른 국립공원들이 반려견을 절대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데 반해 이곳은 출입이 가능해서 편리했다.


점보롹 캠핑장




조슈아트리



해골바위 (Skull rock). 더스티는 여기까지만 들어갈 수 있었다. ㅎㅎㅎ


해골바위. 왠지 바위 뒤엔 보물이 숨겨져있을 것 같다. ㅎㅎㅎ 


조슈아 트리의 숲


초야 (Cholla)라고 불리는 선인장. 소노라 사막에 주로 사는 녀석들이다.


겉으로는 뽀송뽀송하게 솜털이 난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사나운 녀석들이다. ㅎㅎㅎ


사막이라 그런지 날이 정말 맑았는데 달도 정말 밝았다. 파파는 크리스마스 특별식을 만들어주겠다며 자신의 캠핑 특별 요리를 만들어줬다. ㅎㅎㅎ 베이컨을 넣고 지글지글 볶다가 양파와 호박을 볶고 이게  익으면 미리 삶아 놓았던 파스타를 넣고 말린 토마토를 넣고 소스를 조금 넣은  섞으면 끝이다. 그리고 먹기 직전에 크림을 약간 넣어 맛을 부드럽게 해주는데 작은 캠핑냄비 하나로 이런걸 만들  있다니...ㅎㅎㅎ 감동받았는데 맛도 최고였다. 파파의 친구 베니는 파파와 캠핑을 다녀온 뒤로 집에서도 가끔 캠핑누들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우리도 캠핑이 끝난  집에서 몇번 캠핑누들을 만들어 먹어봤는데 캠핑을 할때 먹었던 그런 맛은 안나더라. 우리나라에서 MT가면 항상 해먹던 통조림 꽁치찌게...이거 역시 MT가서 해먹거나 야영가서 해먹으면 꿀맛이지만 집에서는 절대 안해먹게 되는 그런건가보다. ㅎㅎㅎ

 

크리스마스날을 이렇게 보내게 되다니...상상만으로는 매우 낭만적이었는데 사실은 그날도 바람이 시속 60km  불었고  사막이라 기온이 영하 10도정도로  떨어져 낭만적이라고 하기에는 심신이 매우 지쳤다. 얼마나 추웠냐면...더스티에게 물을 주려고 더스티 밥그릇에 물을 부었는데  물이 10분만에 얼었다. ㅠㅡㅠ 아무리 오랜 경험으로 단련된 우리여도 이런 날씨에서 캠핑을 즐기기엔 조금 무리였다. 캠프파이어를 만들었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서 불씨가 날아갈까봐 걱정이 되서 오랫동안 앉아 즐기지 못하고 빨리 꺼야했다. 그래서 약간은 슬퍼졌다. 크리스마스를 이렇게 보내다니...

 

그런데 나도 파파도 둘다 종교와는 거리가  사람들이라 우리가  이날이 굳이 크리스마스라서  낭만적이어야하고  즐거운 날이어야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그렇지 않나.  남의 종교에서 정해준 즐거운날  종교와 별로 상관 없는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오락가락 해야하는건가. 파파의 말로는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를 Weihnachten (바이나흐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건 공산주의 동독에서 사회적으로 종교를 배제하기 위해 크리스챤 영향이 강한 크리스마스를  보다  전에 있던 전설, 신화와 비슷한 의미인 바이나흐튼으로 바꾼 것인데 통일이 되고나서도 이것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아 이제는 독일 문화권에서는 다들 크리스마스를 바이나흐튼으로 받아들이게  것이라고 한다.

 

사실 바이나흐튼은 현대판 크리스마스에 영향을 많이  문화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파파를 만나면서 조금 놀라웠던 것은 크리스마스 문화가 독일에서는 많이 다르더라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산타할아버지가 없고  니콜라스가 있으며 미국 영화에서 보아온 것처럼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일어나면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산타할아버지가 놓고가신 선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12 6일에  전날 어린이들이 신발을 열심히 닦아놓으면  안에 사탕이 한웅큼 들어있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그리고 바이나흐튼 때엔 사랑하는 가족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따르던 크리스마스 전통이라고 하는 것들은 미국에서 온것이며 코카콜라와 헐리우드 영화로 대표되는 상업주의에 의해 전세계에 전파된 것이었다!

 

파파와 나는 우리 둘만 더스티와 이렇게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는 바이나흐튼도 좋지만 바이나흐튼은 원래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날이라 다음에는 이렇게 길바닥에서 바이나흐튼을 보내지 말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우리끼리 맛있는것 해먹고 노는것도 좋지만 왠지 진정한 바이나흐튼은 부모님이 해주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늦잠자고 잠깐 나가서 산책을 하고 다시 부모님이 해주신 음식을 먹고 티비를 보는...이렇게 가족과 보내는 릭렉스한 시간이 진정한 바이나흐튼 아니겠나 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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