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일주일을 지내고 진짜 로드트립이 시작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해안 도로를 따라 (Highway 1, Cabrillo Highway) 천천히 가기로  것이다. 가장 먼저 가게  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두시간정도 남쪽에 있는 작은 도시 산타 크루즈이다.

 





산타 크루즈에는 내가 대학원 다닐때 룸메이트였던 친구가 살고 있다. 학교 다닐때는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지금도 내가 샌프란시스코에 가게되면 산타 크루즈에 가서 하루 이틀 머물거나 아니면 친구가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하루 이틀을 지내고 가곤 한다.

 

친구는 석사를 졸업하고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산타 크루즈에 정착했는데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서라고 한다. 산타 크루즈에서 이것 저것을 하다가 지금은  전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 전문대학은 석사만 있어도 강의 경력이 많으면 수업을   있다고 하는데 강사임에도 교수와 거의 비슷한 연봉을 받는데  말은 교수 역시 매우 적은 연봉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끔씩 돈이 궁해지면 여기저기에서  단기 알바를 한다고 한다. 그래도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한다. 자신은 남들처럼 일주일에 40시간 일했다간 스트레스 받아서 죽어버릴것 같다며 30 후반이 되었으면 이젠  삶을 쉬엄쉬엄 살아야 할때가 아니냐고 하는데...

 

나와 동갑인  친구는  결과 아직도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다. 드디어 괜찮은 남자를 만나  가을에 결혼을 한다고 하니 다행이기는 하다. 친구가 사는  쉐어하우스는  집에 네명의 여자들이 살고 있다. 나는  집에 몇번 다녀간적이 있어서 네명중 새로 들어온 한명 말고는 안면이 있는데 그들은 다들  친구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었다. 집주인인 중년의 아주머니는 뚜렷한 직장이 없이 여기저기에서 일손을 맡아주고 살아가고 있었고 나머지  여자들은 30 초반인데 근처 농장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며 주말에는 산타 크루즈 파머즈마켓에서 장사를 도와주며 살고 있었다. 그중 한명이 하는 말이 자기 연봉은 우리 돈으로 겨우25백정도라고 한다.

 

이렇게만 말하면 매우 가진것 없고 불쌍한 여자들인  같이 들리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그들의 삶은 매우 활기로웠고 나름 매우 행복하고 만족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고 벨런스가 맞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러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산타 크루즈는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뒷받침해주는 도시라는 것이다. 비록 가진것은 별로 없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뒷마당에 과일 나무와 채소를 키우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고 있었고 닭을 키우며 신선한 달걀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가뭄이 자주 일어나는 자연을 위해 설거지를 하고난 물로 과일 나무에 물을 주고 자연을 생각하며 최소한의  살기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었다.

 

나같은 한국사람의 시각에서 이게  이해가 안되더라. 일주일에 40시간이 너무나 버겁다고? 우리 나이에 그정도는 기본으로 일해야하는것 아닌가? 우리 나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 나이인데...그래...지금은 그런 삶이 행복하고 좋지만 그러다가 늙어서 병들고 돈을 벌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이렇게 모으는 것도 없이 적게 돈벌고 40대가 넘어서도 변변한 내집하나 없이 쉐어하우스에서 룸메이트들이랑 사는 그런 삶이 좋나?

 

그런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정말 이렇게 좋은 젊음을 미래에 늙고 병들었을 때를 위해 재물로 바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알지 못하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지금을 너무나 희생하고 사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젊음과 바꾼 미래는 과연 행복할까?

 

나는 현재 꽤나 만족스러운 직장에 다니며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나름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그들과 같은 여유로운 무소유의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니 그런 그들의 삶을 내가  잦대로 재어가며 비판할 자격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파파는 우리도 나름 우리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삶을 조금이나마 실천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 소유하고 소비하며 살고 있지 않나. 그런것들이  구석구석을 채워줄지언정 우리 마음속의 빈자리를 채워주지는 못한다. 머리로는 알지만 정말 실천하기 힘든 것들이다. 살때는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이런건  사야해 이런 생각으로 사들이지만 진짜 그렇게 많이 필요한 것들인가? 여러가지 많은 것들을 소유했을  정말 행복해지고 우리 삶이 풍요로워지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와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돈과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는 캘리포니아에서 친구와 그녀의 하우스메이트들이 보여준 그들만의 색다른 캘리포니아 라이프 스타일은 바로  공간을 채우는 삶이 아닌  자신을 채우는 그런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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