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우리는 아침에 근처 산에 등산을 갔다가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러 집근처 펍에 갔다. 굳이 햇살 아래 앉아서 맥주를 마셔야겠다는 파파의 고집 때문에 다운타운에 있는  두세곳을 돌며 테라스 자리가 있는 곳을 찾았는데 맥주를 시키고 자리에 앉은 순간 우리가 토요일에  하려고 했었는지가 기억났다. 우리는 그날 토요일에 Upslope Brewing Company라는 볼더에서 매우 유명한 양조장 7주년 기념 파티에 가기로 했었던 것이다. 일주일 내내 생각하고 있다가 당일날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시킨 맥주만 한잔 마시고 일어났다.



파파와 나는 예전에 볼더에 살적엔 주말에 종종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양조장 투어를 하곤 했다. 점심부터 시작해서 많을때엔  늦게까지 여섯군데까지도 가봤는데 자전거를 타며 운동도 하고 맥주집 탐방도 하고 일석 이조의 즐거움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볼더에는 안가본 맥주집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왔더니 위치가 바뀌었거나 새로 생긴 곳들이  있어 새롭게 탐방을 하고 있다.


  Upslope Brewing Company라는 이곳. 아웃도어 어드벤쳐를 즐기며 마시라고 병으로 안만들고 캔으로만 만드는 특이한 양조장이다. 슈퍼에 가면   있는데  양조장까지 가서 마셔야 하냐하면 양조장에 가면  여러가지 종류의 맥주를   아니라  모든 맥주를 신선한 생맥주로 마실  있기 때문이다.  잘나가고 있는 양조장인데 이번에 겨우 7주년을 맞았다.





미국엔 크고 작은 수제 맥주집이나 양조장이 정말 많다. 버드와이저, 쿠어스, 밀러 이런 값싸고 맛없는 맥주도 많이들 마시지만 작은 동네 양조장에서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맥주집도 많다. 콜로라도는 물이 좋아서 그런지 산사람이 많아 그런지 괜찮은 양조장이 정말 많은 곳으로 유명한데  친구 말로는 이렇게 맥주집이 포화상태인  같은 요즘도 콜로라도 주에 일주일에 한집 꼴로 마이크로브루어리라고 불리는 수제 맥주집이나 양조장이 생긴다고 한다. 인구가 10만명 조금 넘는 볼더에만 30군데가 넘고 이것을 관광사업으로 매우  써먹고 있다. 그러니 볼더에 왔다면 유명한 맥주집 두세군데는 기본적으로 들러야 한다.


우리집에서 별로 가깝지 않은 어중간한 곳에 있어 차를 몰고 갈까 하다가 맥주파티에 가는데 차를 몰고 가는 것은 위험한 짓인  같아 착한 시민들처럼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보니 다들 차를 끌고 왔더라 ,.) 구글맵으로 가는 길을 검색해서 갔는데 여기서부터가  잘못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구글이 알려준대로 가니 길이 없었던 것이다. 리스크를 매우 싫어하는 파파는 이때부터 기분이 매우 나빠졌는데 무단으로 철길을 건넌  까지만해도 괜찮았다. 그런데 철길을 지나고 나니 늪에 빠지고 말았다. 바지와 신발에 가시난 씨앗들이 들러붙었고 신발도  젖었다. 나는  모든것이   잘못인것 같아 파파에게 너무 미안해서 우리 그냥 돌아서 집에 가자. 집에 가서 씻고 그냥 차갖고 오자. 그랬다. 그랬더니 파파가 분노에 부들부들 떨더니 (정말이지 만화에 나오는 사람처럼 부들부들 떨며 노여워하고 있었다 ㅋㅋㅋ) 이렇게  이상 그놈의 맥주  마셔줘야겠다! 두잔 마셔주겠어! 이러는 것이었다. ㅎㅎㅎ ...진짜... 남편  이렇게 코믹한걸까.


Upslope 7주년 기념 파티는 무단으로 철길을 건너고 늪에 빠져가며  보람이 있게 재미있었다.  그리 엄청난 파티가 아니라 그냥 양조장 뒷편 공터에 스테이지를 만들어 여러 밴드가 공연도 하고 노래에 맞춰 춤도 추고 게임도 하고 푸드트럭에서 타코도 사먹고 맥주도 마시고 그랬다. 누군가가 원격조종을   있는 쇼핑카트를 가져왔는데 재미있어 보여 나도 태워달라고하는 바람에 나는 모르는 남자가 조종하는 쇼핑카트를 혼자 타고 밴드가 공연을 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주차장을 하염없이 돌며 이사람 저사람에게 부딛치며 여러 사람들의 폰카에 담기기도 했다. ㅎㅎㅎ 이날 이후 웹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이때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지는 않는  같다. ~


Upslope blog에 올라온 사진들


파티의 분위기는 영락없는 여름밤 야외 공연장 같았는데 사실 이날 기온은 거의 0도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다들 그곳에 모여 기온이 대수라는듯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맥주 하나에 이렇게 열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있다니 정말 멋지다. 우리는 파티가 끝나갈 무렵 그곳을 빠져나왔는데 파티의 열기에 힘입어 걸어서 집에 오는 도중 다른 양조장 세군데를  들러 밤을 불태웠다. ㅎㅎㅎ 말이 불태운것이지 우리도 이제 늙었는지 자정정도가 되니 너무 피곤해서 집에 돌아와야했다.


사실  혼자였다면 아마 절대 이런 파티에 가지 않았을텐데 왠지 파파랑은 이런데도 서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게되는  같아 좋다. 일단 가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말이다. 파파는 내가 이런 파티에도  따라다녀서 좋은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름 쿨한 아내가 되려고 노력중이다. 남편이랑 양조장 자전거 투어도 잘도 하는 아내라니...ㅎㅎㅎ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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