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으신것 같다. 아니라고들 해도 그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바라시는 것들이 자식들이 고생 없이  살으라고 그러시는 것이라는건 알겠다. 처음엔 내자식 고생하지 않고 그저 남들 사는 만큼만 살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 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삶을 사는 것은  얼마나 심적으로 힘든 일인가. 그러니 어렸을땐 공부해라, 청소년기엔 좋은 대학 가라, 청년기엔 대기업 가라,  뒤엔 제때 결혼해라, 등등이 있는  아닌가. 이게  내가 악착같이  몫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손해보고 노후가 보장되지 않으며 나중에 후회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소위 복지국가라고 불리는 노르웨이에 살다보니 이런게  궁금하더라. 빈부의 격차가 크지 않은 사회 그리고  안정적이거나 돈을 많이   있는 직업을 택하지 않아도 노후가 보장되는 그런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이 뭘까. 왜냐하면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고 공부를 못해서 단순노동자나 바텐더 되어도 노후를 걱정하며 푼돈 아끼며 살아야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하는 것은 노르웨이가 복지국가이기는 하나 공산주의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노동자와 의사와 같은 고급 기술자의 삶의 질이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당연히 노르웨이에도 고소득 직종이 있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돈을 적게 버는 직업도 존재한다. 하지만 빈부의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크지 않다는 것이 논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사회의 0.1% 부의 99% 가지고 있는 그런 국가와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동료들에게 당신의 부모님이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나 혹은 당신이 당신의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항상 물어본다. 그런데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비슷한  같다. 결국엔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은 자식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행복에 도달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동료들을 위주로 이런 질문을 했으니 특정 집단에게만 질문을 한것이기는 하지만 다들 이런  질문을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더라. 그냥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동료중 한명은 자기 부모님은 한번도 자기에게 이걸 해라 혹은  길을 갔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신적이 없는데  한번 자기 어머니가 크리스마스때 와인을 한두잔 하시고 기분이 매우 좋으신 상태에서 하신 말씀이 내가 너희에게 바라는   한가지가 있는데 너희들이 언젠가는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살았으면 좋겠다.’였다고 한다.  다른 한분은 자기가 자기 자식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면 살면서  자기 재능이 뭔지를 발견하라는 것과  재능을 낭비하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분 말씀으로는 자기 딸이 대학교 1학년   당시 사귀던 매우 돈많은 남자와 결혼을 해서 학업을 포기하고 가정주부로 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 딸의 결정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런 결정은 딸의 결정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딸에게 너에게도 재능이 있는데 그걸 찾기 위해 학교만은 계속 다니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고 한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자기가 딸을  키웠으니 딸이 성인이 되었다면 자기가  키운대로 좋은 결정을 하며 살아가기만을 바래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굉장히 감동적이더라.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파파는 자기도 한번도 부모님으로부터 공부해라 커서 뭐가 되라 이런 말을 들은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현상은 단지 스칸디나비아에만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다만 독일 역시 스칸디나비아 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복지가   나라이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 걱정을 많이 하며 살아야 하는 그런 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자식이 태어났을  부모가 가장 바라는 것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아니던가. 그런데  아이가 돌이 되는 순간  아이가 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점점 커진다.  예가 바로 돌잡이 아닌가.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의미를 닮은 떡이나 실보다 요즘 부모들은 내심 돈이나 청진기 같은것을 잡기를 바라지 않던가. 부모님들이 바라시는 것들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어느정도 안정적인 직장이 있어야 불행하지 않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행복하게 살길을 찾아봐라 보다는 불행하게 살지만 마라 바램이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우리의 아들 딸들이 무엇 무엇이 된다고 했을  네가 진정 행복할  있는 일을 찾았구나 하며 기뻐해줄  있는 부모들이 많은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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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오슬로에서 한 학기 교환학생을 했었는데, 그 때 친구한테 "미래에 대해 걱정 안해?"라고 물으니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No, because I'm norwegian".. 물론 그들도 앞날에 대한 막연한 걱정, 선택의 어려움 같은 건 있겠지만, 한국의 제 친구들처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큰) 불안은 별로 느끼지 않더라구요. 그 말이 참 인상 깊어서 5년 이상 흐른 지금까지도 잊혀지질 않네요. 블로그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덴마크에서 온 한 친구가 '우리나라엔 가난한 사람은 없어'라고 하는 것이 정말 인상깊게 남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 미래가 걱정 없어 라던지 우리나라엔 가난한 사람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다고 믿을 수 있는걸까요. 정말 궁금해요.

    • 덴마크에 가난한 사람이 없다고만 하면 좀 과장이지만 그만큼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평등한 건 맞죠. 덴마크 사람들은 스스로 그걸 자랑스러워하지요. 제가 보기에도 정말 자랑스러워할만합니다. 그리고 부러워요. 동시에 책임감도 느낍니다. 우리도 그런 국가를 만들어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