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빠의 맛집들

여행 : 2015. 9. 15. 04:45

예전에 미국에 살때엔 한국에 한번 간다하면 몇달 전부터 리스트를 작성하곤했다. 이번에 한국 가면  먹어야 알차게  먹고 오는 것인가...이런 리스트였는데...왠지 요즘은 그런것도 많이 시들해져서 이번엔 정말로 크게 먹고싶다 하는 것이 별로 없었다. 예전의  허기짐은 그냥 외로움이 투영된 것이었던거였나 ㅎㅎㅎ


부산은  특별히 음식이 맛있는 그런 지방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에 오면 부모님이 딸에게 먹여주고싶으신 그런걸 먹게되어 좋긴 정말 좋다. 파파는 이런게 약간 어색했는지 밤낮으로 맛있는것을 해주시고 데려가 먹여주시는데 대해 부담을 갖기도 하고  많이 드리고 와야하는거 아니냐며 걱정도 하곤했는데 원래 사위가 처가집에 오면 없던 닭도 잡는것이라시는 부모님. 하긴  자주 오지도 않으니 단기코스로 이렇게 먹다가 가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그리하여 아침먹으며 점심땐  먹을까를 고민하고 점심먹으면서는 저녁때  먹을까를 고민하고 먹고 그렇게 알찬 시간을 보내다가 왔다.


부산 하면 아무래도 돼지국밥이기에  근처에 있는 신창국밥집에 갔었고...여기는 수육백반이라는걸 먹어야하는데 순대가 정말 일품이다 ㅠㅡㅠ 그런데 파파를 보시더니 아주머니들 순대를 줘야되나 말아야되나 내장을 줘야되나 말아야되나 한참 고민하셨는데 ㅎㅎㅎ 파파는  둘다  먹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영남 해장국도 사다가 먹고...영남 해장국은 선지국밥이다. 같은 이름으로 영남 식육식당이 엄청 좋다고 맨날 말만하고 한번도 가보지는 못함.


수영구청 근처 청송 양곱창이라는 곳에서 곱창구이도 먹고 ㅎㅎㅎ (진짜 맛있었음 ㅠㅡㅠ)



집근처 수산시장에서 회도 떠다가 먹고...

치킨도 시켜먹고 ㅎㅎㅎ

할매떡볶이집에서 떡볶이랑 순대도 사다먹고  건너편 족발집에서 족발도 사다 먹고...



예전에 프랜차이즈하셨다가 잘 안되셨는데 이번에 또 하시는듯 ㅎㅎㅎ 할매집의 떡볶이 비결은 해물을 잔뜩 넣은 국물에 있는거라 프랜차이즈에서 그 맛이 안날텐데 말이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거지만 이젠 떡볶이 같은 분식이 별로 맛이 없는 그런 나이가 된것 같다 ㅠㅡㅠ 부산에 올때마다 할매떡볶이와 다리집에서 항상 먹곤하는데 요즘은 왠지 별로 감흥이 덜하다. 할매가 조금 변한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할매집은 최고였는데...


하여간 이렇게 딸이 오랜만에 오면 아빠는 온갖 맛집을  총출동 시키시는데 아빠의 맛집은 몇가지 특징이 있다. 일단은 맛이 최고인것은 확실하지만 집에서 가깝고 (걸어서   있는 거리이거나 차를 타도 20 이상이 안걸리는곳)  절대로 기다리지 않는 그런 곳들이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줄서서 기다렸다가 먹어야하는 그런 집은 맛집이 아닌 것이다. ㅎㅎㅎ


생각해보면 맛집이라는 것이 한두군데 있는 것도 아니고 매우 상대적인 것이라 이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라는 것은 있을  없는 것인데 아무리 맛있어도 너무 멀리 있거나 너무 사람이 많아서 한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면 갈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다. 아빠의 맛집은 그런 아빠의 철학이 담겨있는  같아서  좋았다. 그런데 왠지 파파도 그와 비슷한것 같아  재미난것 같다. 고르고 골라 결혼한 사람이 결국엔 아빠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이 ㅎㅎㅎ


하여간 리스트는 길고 길었지만 시간이 없어 몇군데 못가고 다음을 기약했다.  


Posted by Dusty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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